화장품 발라도 처벌…대마초 널린 태국, 자칫 범법자 된다

‘[web발신] 태국 내 대마 구입‧섭취‧귀국 소지 시 국내법상 처벌 유의 및 대마 그림, Cannabis 등 표기 확인 필요’
지난달 26일 태국에 도착했다. 외교부 안전문자를 받았을 때만 해도 현실감이 없었다. 일요일 오후 8시 방콕 최대 번화가 카오산로드에 들어서자 확 달라진 공기가 느껴졌다. 300m 길이의 카오산로드는 늘 그렇듯 다양한 노점과 호객꾼, 여행자로 붐볐다. 골목의 활기는 여전했으나, 곳곳에 보이는 대마 판매점은 이전의 카오산로드에선 못 보던 광경이었다.
으슥한 뒷골목으로 들어갈 필요도 없었다. 지난해 6월 대마가 합법화 된 뒤로 대마초 판매점이 보란 듯 중심가로 쏟아져나온 듯했다. 특유의 대마초 잎 문양을 간판을 내건 가게는 술집 옆에도, 마사지샵 옆에도 있었다. 10여 개 대마초 판매점이 모인 전문 상가도 있었다. ‘대마초’라고 한글로 쓴 간판을 내건 가게도 보였다. 대마초를 파는 가게 대부분이 쇼윈도 형식이어서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였다. 대마초 가게 안팎의 벤치는 대부분 외국인 관광객의 차지였다. 피우는 것이 대마초인지는 정확히 보이지 않았지만, 낯설고 매캐한 향이 코를 스쳤다.

지난달 태국 방콕 카오산로드에서 목격한 대마 합법화의 단면이다. 대마 오남용으로 인한 부작용보다 대마초 산업 육성을 통해 얻는 경제적 이득이 높다고 판단한 태국 정부는 지난 6월 대마를 마약류에서 제외했다. 이후 태국에선 합법적인 대마의 판매와 재배가 가능해졌다.
대마초가 일상화된 거리의 모습이 우리에게는 낯설지만, 먼 나라 이야기만도 아니다. 태국은 매년 150만명 이상의 한국인이 찾는 인기 여행지이어서다. 올해도 10월까지 한국인 132만명이 방문했다. 태국관광청 관계자는 “한국인이 태국에서 대마초를 흡입하거나 소지한 혐의로 적발된 사례는 아직 없다”며 “대신 문의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태국을 찾는 이상 대마초에 노출될 가능성은 피할 수 없다. 그렇다면, 마약에 관한 기본 지식을 미리 알아두는 게 안전하겠다. 여행자의 시선에서 태국과 대마초에 대한 궁금증을 Q&A로 정리했다.
합법국가에서는 피워도 되나? 먹는 건?


대마초는 500가지가 넘는 성분을 함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환각작용을 불러일으키는 테트라히드로칸나비놀(THC)과 주로 의료용으로 사용하는 칸나비디올(CBD)이 대표적이다. 마약에 대한 처벌이 엄격한 한국은 THC는 물론 CBD도 허용하지 않고 있다.

대마 화장품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대마초 판매점과 식당 어떻게 구분하나

모두 대마를 가리키는 용어들이다. 워낙 다양한 명칭과 은어가 쓰이기 때문에 용어로만 판단하면 헷갈릴 수 있다. 가장 손쉬운 구별법은 대마초 잎 모양의 로고를 확인하는 것이다. 대마초 판매점을 비롯해 대마초 관련 술집과 식당, 편의점의 대마 관련 제품 모두 어김없이 대마초 잎 모양의 로고를 내걸고 있다.
많은 여행자가 식당이나 노점에서 임의로 대마를 넣어서 파는 건 아닌지 걱정한다. “태국 식당에 갈 때 '대마 빼달라'는 태국말을 외워 가야 하는 거냐”는 식인데, 그럴 필요까지는 없다. 대마를 다루는 식당이 많지도 않거니와 관련 식당도 메뉴판에 ‘cannabis’ 같은 용어나 로고를 달고 있어 헷갈릴 가능성이 많지 않다. 태국의 한 현지인은 “대마가 싼 게 아니어서 몰래 음식에 넣어서 판다는 건 성립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래도 모르는 사람이 건네는 음식이나 음료는 받아먹지 않는 게 좋겠다.
대마초 가게가 그렇게 많아?

특히 방콕의 카오산로드, 빳따야의 워킹스트리트처럼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유흥 거리에 대마초 판매점이 밀집해 있다. 대마와 최대한 접촉을 피하고 싶다면 카오산로드와 워킹스트리트는 방문지에 넣지 않는 게 좋다. 반대로 유적지나 도시 외곽의 관광지는 대마 접촉 위험이 별로 없는 편이다. 참고로 태국 정부는 왕궁‧학교‧백화점 같은 공공장소에서 대마초를 피우는 행위를 금하고 있다. 현지인도 어기면 2만5000바트(약 92만원)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
태국에선 남녀노소 다 대마를 피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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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접 흡연만으로 적발이 될까?
대마초 판매점과 흡연자들이 밀집해 있는 카오산로드, 워킹스트리트 같은 거리를 거닐면 본의 아니게 대마초 연기에 노출될 수 있다. 간접 흡연만으로 문제가 될까.
“길가에서 이뤄지는 간접 흡연 만으로는 적발되지 않는다. 하지만 밀폐된 공간에서 장시간 간접 흡연했다면 문제가 될 수도 있다.”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김현정 차장의 설명이다. 참고로 “간접 흡연하다가 몸에 밴 것 같아요”는 대마초 흡연자가 적발된 뒤 하는 단골 멘트 1순위란다.
여행만 다녀와도 마약 검사를 받는다던데?
지난달 22일 한국 정부는 태국 같은 마약 우범국에서 입국하는 여행자를 상대로 마약 소지 여부를 검사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관세청은 내년부터 이른바 ‘밀리미터파 신변검색기’를 항공기 출입구에 해당하는 탑승교에 설치할 계획이다. 항공기를 빠져나와 탑승교를 지날 때 자동으로 전신을 스캔해 이상 물질 유무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신변검색기의 정확한 설치 시점이나, 마약 우범국 리스트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태국=글·사진 백종현 기자 baek.jo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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