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탐욕의 결과” 타버린 땅, 동물 사체만 덩그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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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혁명 훨씬 이전부터 호모 사피엔스는 모든 생물을 아울러 가장 많은 동물과 식물을 멸종으로 몰아넣은 기록을 보유하고 있었다." (유발 하라리의 저서 '사피엔스' 중에서)인류는 오랫동안 최상위 포식자로 군림하고 있다.
국제동물보호단체인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은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으면 2050년쯤 호주에서 코알라가 멸종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케냐에선 잇단 가뭄으로 동물들이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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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혁명 훨씬 이전부터 호모 사피엔스는 모든 생물을 아울러 가장 많은 동물과 식물을 멸종으로 몰아넣은 기록을 보유하고 있었다.” (유발 하라리의 저서 ‘사피엔스’ 중에서)
인류는 오랫동안 최상위 포식자로 군림하고 있다. 탐욕스러운 이 종은 지금도 자그마한 편의를 위해 기꺼이 지구 환경을 파괴한다.
북극에서 가장 가까운 마을인 노르웨이 스발바르 롱위에아르뷔엔 인근에는 멸종위기종인 북극곰, 순록, 북극여우 등이 서식하고 있다. 길고 긴 비행 끝에 지난달 3일 인구 1800여 명의 롱위에아르뷔엔에 도착하자 처음 맞아준 건 순록이었다. 스발바르 순록은 주민들 노력으로 꾸준히 개체 수를 늘리고 있다. 외지인 눈에도 쉽게 띌 정도다. 반면 알래스카를 비롯해 캐나다, 러시아에서 상황은 180도 다르다.
지구 온난화로 극지방에 눈 대신 비가 내리면 땅 위에 얼음이 덮이고 순록은 먹이를 구할 수 없게 된다. 눈을 헤집고 그 밑에 서식하는 이끼류를 먹어야 하는데 얼음 밑에서 이끼는 썩는다. 썩지 않더라도 순록은 얼음을 깰 능력이 없다.
순록에 닥친 위기는 숫자로 드러난다. 알래스카 남서부 물차트나 순록은 1990년대 중반 개체 수 20만 마리로 정점을 찍은 이후 감소세로 돌아서 2019년에는 1만3000마리까지 줄었다. 주 정부는 순록 개체 수 보호를 위해 지난해 천적인 불곰 94마리, 흑곰 5마리, 늑대 5마리 등을 사살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환경단체들은 ‘천적 사살’을 미봉책이라고 혹평한다. 이들은 기후 변화에 따른 서식지 파괴, 먹이 부족을 해결하라고 촉구한다.
호주의 대표동물 코알라도 멸종의 벼랑 끝에 몰렸다. 코알라 보호단체인 ‘호주 코알라 재단(AKF)’은 2018년 약 8만 마리였던 코알라 개체 수가 가뭄과 산불, 서식지(유칼립투스 숲) 감소로 2021년 약 5만8000마리로 급감했다고 밝혔다. 2019년 9월에 발생해 6개월간 지속한 대형 산불로 코알라 6만 마리가 다치고 8000마리가 죽기도 했다.
국제동물보호단체인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은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으면 2050년쯤 호주에서 코알라가 멸종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호주 정부는 퀸즐랜드, 뉴사우스웨일스 등 동부 연안 3개 지역에서 코알라를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아프리카에서도 위기는 몸집을 불리고 있다. 케냐에선 잇단 가뭄으로 동물들이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다. 강수량이 급격하게 줄면서 초목은 말라버렸고, 물과 먹이를 찾아 헤매는 동물들은 쇠약해지고 있다. 특히 코끼리, 기린, 얼룩말 같은 초식동물은 기아와 탈수로 집단 폐사하고 있다. 케냐 당국과 환경보호 단체들은 사태 해결을 위해 임시로 물을 제공하지만, 긴급 조치만으로는 광대한 지역에 퍼져 있는 동물들을 구하는 데 한계가 있다.
가뭄은 저수지까지 말리면서 가축과 인간을 위협하는 중이다. 케냐 날라파투이(Nalapatui)에 위치한 저수지는 목동들이 염소들에 물을 주는 중요한 곳이다. 하지만 언제 물이 떨어질지 불안한 지경이라고 한다. 케냐 로드와(Lodwar)에서 만난 주민 튀람은 “가뭄으로 동물이 다 죽으면 다음은 우리 차례”라고 말했다.
스발바르(노르웨이)·브리즈번(호주)·투르카나(케냐)=글·사진 특별취재팀(서영희·이병주·김지훈·이한형·최현규·권현구·윤웅)
서영희 사진부장 finalcut02@kmib.co.kr
김지훈 기자 dak@kmib.co.kr
이한형 기자 goodlh2@kmib.co.kr
권현구 기자 stowe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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