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운명의 11월… ‘당사자 기억’ ‘주관적 인식’이 쟁점

‘선거법 위반’ ‘위증교사’ 두 사건
당시 상황 등 주요 쟁점으로 떠올라
재판부가 어떤 판단 내릴지 관심

사진=연합뉴스

11월에 열흘 간격으로 열리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은 당사자의 ‘기억’이나 상황에 대한 ‘주관적 인식’을 재판부가 어떻게 판단할지가 주요 쟁점이다. 유무죄뿐만 아니라 양형 및 판결 확정 시점에 따라 이 대표의 정치생명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재판장 김동현)는 전날 위증교사 혐의 재판 절차를 종결하고 오는 11월 25일 선고를 위한 막바지 검토에 돌입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4부(재판장 한성진)는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선고기일을 같은 달 15일로 잡았다.

두 사건 모두 ‘기억’이라는 주관적 영역이 쟁점이다. 위증교사 사건 쟁점은 위증 혐의를 받는 고(故) 김병량 전 성남시장의 수행비서 김진성씨가 ‘자신의 기억에 반하는 진술’을 했는지다. 판례에 따르면 사실을 말하게 했더라도 당사자 기억에 없는 진술을 요구했다면 위증교사 혐의가 성립할 수 있다.

김씨는 2019년 이 대표 재판에서 ‘이 대표를 검사 사칭 주범으로 몰기 위해 김 전 시장과 KBS 측 협의가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검찰은 ‘기억이 없다’는 김씨에게 이 대표가 상황을 주입시켰다고 본다. 반면 이 대표 측은 허위진술이 아니며 김씨가 자신의 기억대로 증언한 것이라고 반박한다. 김씨는 위증을 인정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이 이 대표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도 “위증교사는 소명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한 점도 이 대표에게 불리한 대목이다. 검찰은 당시 위증이 이 대표의 2020년 무죄 확정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일각에선 실형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수도권의 한 부장판사는 “당시 법원에서 이 대표 발언이 허위가 아닌 의견 표명이라고 판단해 무죄가 나왔지 김씨의 위증 때문에 무죄가 나온 건 아닌 것 같다”며 “이 점을 양형에 고려해 벌금형이 내려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선거법 재판에서도 이 대표 기억과 주관적 인식이 쟁점이다. 이 대표는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성남시장 재직 당시 몰랐다’ ‘백현동 사업 관련 국토부 협박이 있었다’ 등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 대표가 김 전 처장과 골프·낚시 등을 함께해 기억 못할 리 없다고 본다. 반면 이 대표는 “당시 그를 인지하지 못했다”고 항변한다. 법조계에선 “과거 시점의 인식을 입증하긴 쉽지 않다”는 의견과 “사진 등 증거가 있는 만큼 이 대표가 객관적으로 반박해야 한다”는 견해로 갈린다.

위증교사 재판의 경우 금고형 이상(집행유예 포함), 선거법 재판에선 벌금 100만원 이상 확정시 이 대표는 다음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 결국 시간이 변수다. 1심 재판에만 위증교사 사건은 1년, 공직선거법 재판은 2년이 넘게 걸렸다. 상대적으로 위증교사 재판이 빨리 진행될 것이란 전망도 있지만 대선 전까지 판결이 확정될지는 불투명하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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