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다각화 전략 결실…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CEO 라운지]

문지민 매경이코노미 기자(moon.jimin@mk.co.kr) 2026. 5. 5.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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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환원 남다르네

KB금융지주가 한 단계 진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 1분기 역대급 실적을 거두면서다. 금리 상승기 은행 이자이익에 기대는 방식이 아닌, 자본 시장 호황을 발판 삼아 비이자이익을 키우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단순한 실적 개선을 넘어 수익 구조를 다각화한 결과라는 점에서 취임 후 지속적으로 비이자이익 확대를 강조한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65)의 리더십이 돋보인다.

1961년생/ 전주고/ 서울대 국사학과/ 서강대 MBA/ 2014년 전략기획부장 상무/ 2015년 재무기획부·IR부·HR부 총괄 부사장/ 2016년 KB손해보험 대표이사/ 2021년 KB금융지주 보험부문장, 글로벌부문장, 보험부문·글로벌부문·CHO·CPRO 관할 부회장/ 2022년 디지털부문장, IT부문장 부회장/ 2023년 개인고객부문장, WM·연금부문장, SME부문장 부회장/ 2023년 KB금융지주 회장(현) (일러스트 : 강유나)
비은행 이익 43%까지 확대

생산적 금융 실행력 돋보여

KB금융지주는 올 1분기 당기순이익 1조892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수치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4%까지 높아지며 자본 효율성 또한 개선됐다. 은행 이자이익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가운데, KB증권과 KB자산운용 수수료 수익이 급증하며 그룹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다. 올 1분기 순수수료이익은 1조3593억원으로 1년 전보다 46% 늘었다.

특히 비은행 부문 순이익 기여도가 43%까지 확대된 점이 눈길을 끈다. 3년 전보다 10%포인트가량 확대된 수치다. 증시 호황에 힘입어 KB증권은 거래대금 증가와 운용 수익 개선이 맞물리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3% 증가했다. 같은 기간 KB자산운용 역시 펀드 자산 증가로 수수료 수익이 늘며 순이익이 112% 확대됐다.

이는 양 회장이 강조한 수익 다각화 전략의 결실이다. 양 회장은 지난 2023년 취임 후 줄곧 KB금융을 은행 중심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 증권·보험·자산운용 등 모든 계열사가 균형 있게 성장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펼쳤다. 특히 영업 방식 자체를 바꾸는 데 초점을 맞췄다. 단순 대출 중심에서 벗어나 자문·투자·자산관리(WM) 중심으로 무게 추를 이동시켰다.

양 회장의 실행력도 돋보인다. 생산적 금융 영역에서 한 발 먼저 움직였다. 단순한 선언이나 방향 제시에 그치지 않고, 실제 투자와 프로젝트를 실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집단에너지 사업이다. 총사업비 3조3000억원 규모로, KB국민은행이 산업은행과 함께 금융주선을 맡았다. 신안우이 해상풍력 발전사업 역시 3조4000억원 규모 대형 프로젝트다. KB금융은 국민성장펀드를 통해 7500억원을 투입하며 핵심 투자자로 참여했다.

여기에 인공지능(AI)·반도체·로보틱스 등 미래 산업에 투자하는 1600억원 규모 딥테크 스케일업 펀드도 조성했다. 1조원 규모 KB국민성장인프라펀드는 이미 상당 부분이 반도체 클러스터 등 구체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구조다.

양 회장은 주식 시장에서도 좋은 평가를 얻었다. 금융권 내에서 크게 앞선 주주환원 정책 덕분이다. KB금융은 이번 1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발행주식의 약 4%에 해당하는 자사주 1426만주를 전량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상법 개정으로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예정돼 있지만, 1년 6개월 유예기간이 있음에도 즉시 실행에 나선 점이 특징이다. 금융권 최대 규모라는 상징성까지 더해져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쏟아진다.

여기에 주당 1143원의 분기 배당과 6000억원 규모 추가 자사주 매입·소각도 병행한다. KB금융 관계자는 “KB금융은 주주환원 규모를 제한하지 않고 시장 상황에 맞춰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주환원 강화는 주요 지표 개선으로 이어졌다. KB금융은 양 회장 취임 당시 시가총액 21조원 수준에서 최근 60조원을 돌파하는 등 3배가량 몸집을 키웠다. 또한 국내 은행계 금융지주 최초로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를 넘겼다. 총주주환원율도 2023년 38%에서 지난해 52%까지 상승했다. 올해 주주환원 규모는 총 2조8200억원에 달한다. KB금융을 은행 업종 최선호주로 꼽은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올해 KB금융 총주주환원율은 55%를 웃돌 전망”이라며 “증권 등 자본 시장 관련 비은행 계열사 경쟁력이 부각되고 있어 당분간 주가 프리미엄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딩뱅크 탈환 과제

AI·소비자보호 속도

과제도 남아 있다. 핵심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의 리딩뱅크 탈환이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KB국민은행 1분기 순이익은 1조1010억원으로 신한은행(1조1571억원)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 2023년 주가연계증권(ELS) 사태에 따른 과징금과 과태료에 대비해 충당금을 타사 대비 많이 쌓은 영향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KB국민카드와 KB라이프 등 일부 비은행 계열사 또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 회장 역시 그룹 경쟁력 제고에 박차를 가한다. 특정 계열사에 국한되지 않고, AI와 디지털을 핵심으로 새로운 성장 기반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금융 패러다임 변화에 맞춘 생성형 AI 기반 디지털 혁신에 주력한다. 디지털 플랫폼과 데이터 전 영역을 아우르는 컨트롤타워를 세우고 전 계열사가 자유롭게 생성형 AI 모델을 업무와 금융 상품에 적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특히 에이전틱 AI 도입을 통해 금융 상담·자산관리 영역에서 자동화와 개인화 수준을 동시에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단순 비용 절감을 넘어 새로운 수익 모델 창출로 이어지는 청사진을 그린다.

무엇보다 양 회장이 강조하는 건 소비자보호다. 금융 경쟁력은 결국 신뢰에서 비롯된다는 게 양 회장의 신념이다. 그동안 금융권 소비자보호는 투자상품 판매 과정의 설명의무나 불완전판매 방지에 상대적으로 초점이 맞춰졌다. 그러나 대출이 주거·생계·사업 등 소비자에게 미치는 파급력을 감안하면 대출 부문에서도 소비자보호를 강화해야 한다고 양 회장은 강조한다.

KB금융은 소비자 권익을 최우선 가치로 내걸고, 강화된 소비자보호 체계를 수립했다. 주요 계열사 이사회 내 소비자보호위원회를 신설하고, 소비자보호 품질지수(CPQI)를 만들었다. CPQI는 상품판매 쏠림이나 민원 급증 등 이상징후 발생 시 즉각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도입된 데이터 중심의 측정 가능한 소비자보호 관리 지표다. 금융상품 기획부터 판매, 사후관리까지 모든 단계에 걸쳐 관리 지표를 설정하고, 지표별 설정한 기준을 벗어나는 경우 조기경보 체계를 가동한다. 올 상반기까지 벤치마크와 허용한도 기준을 재점검하고 추가 관리 지표를 새롭게 도출해 CPQI 관리체계를 더욱 정교화할 계획이다.

양 회장은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금융의 경쟁력은 결국 신뢰에서 나온다”며 “소비자보호는 물론, 내부통제와 사회적 가치 등 책임경영 원칙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환과 확장 전략을 통해 고객과 시장 기대에 부합하는 성과를 지속적으로 창출하겠다”고 덧붙였다.

문지민 기자 moon.jimi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58호(2026.05.06~05.1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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