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약 사러 나왔다가…경찰 꿈꾸던 ‘순천 살인’ 피해자

박은주 2024. 9. 29.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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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순천 도심 한복판에서 10대 여학생이 일면식도 없는 남성에게 살해당해 시민들의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피해 학생이 아버지의 약을 대신 사러 나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순천시는 29일 피해자 A양(18)이 피습을 당한 자리에 시민들이 추모할 수 있도록 분향소를 설치했다.

전날부터 이 곳을 찾아 꽃다발과 과자, 쪽지 등을 놓으며 추모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자 이를 지원하기 위한 공간을 마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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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도심 한복판에서 30대 남성이 10대 여학생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모습이 담긴 CCTV. 오른쪽은 시민들이 피해자를 추모하며 사건 현장에 두고 간 꽃다발. 채널A 보도화면 캡처


전남 순천 도심 한복판에서 10대 여학생이 일면식도 없는 남성에게 살해당해 시민들의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피해 학생이 아버지의 약을 대신 사러 나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순천시는 29일 피해자 A양(18)이 피습을 당한 자리에 시민들이 추모할 수 있도록 분향소를 설치했다. 전날부터 이 곳을 찾아 꽃다발과 과자, 쪽지 등을 놓으며 추모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자 이를 지원하기 위한 공간을 마련한 것이다.

시민들은 시내 한 복판에서 벌어진 참사와 A양의 사연에 안타까움과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A양은 최근 검정고시에 합격한 뒤 대학 입시를 준비 중이었다고 한다. 경찰 공무원을 목표로 하는 ‘꿈 많은 소녀’였던 그는 사건 당일 몸이 불편한 아버지를 대신해 약을 사러 집을 나섰다. 약을 산 뒤 잠시 친구를 만났다가 집으로 돌아가던 중 뒤따라오던 가해자 B씨(30)에게 흉기 피습을 당했다. B씨와는 일면식도 없던 사이였다.

B씨는 요식업 종사자로, 범행에 앞서 자신의 가게에서 소주 4병을 마셨다. 이후 흉기를 들고나와 길을 가던 B양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범행 뒤 맨발로 달아나던 B씨는 또다시 술집에 들러 술을 마신 것으로 조사됐다. 술집을 나온 B씨는 만취 상태로 거리를 배회하다 행인과 시비가 붙었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실제 진단 및 치료 여부 등을 명확히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B씨가 28일 오전 광주지법 순천지원에서 열린 구속전 피의자 심문을 받고 법원을 나서며 심경을 말하고 있다. 뉴시스


법원은 전날 살인 혐의를 받는 B씨에 대해 “주거 부정 및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B씨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면서 “(사건 당시) 소주 네 병을 마셔서 기억이 나질 않는다”면서도 “증거는 다 나왔기 때문에 (범행을) 부인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피해자와 아는 사이냐는 질문에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B씨는 지난 26일 오전 0시44분쯤 순천시 조례동 길거리에서 A양을 여러 차례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묻지마 범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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