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CGV 유상증자] 흥행 성공했지만…짓누른 재무부담 벗어날까 [넘버스]

조회수 2023. 9. 14. 17:2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CJ CGV의 주주배정 유상증자가 흥행에 성공했다. 구주주 청약에서 실권주가 발생했지만, 실권주를 대상으로 진행한 일반공모 청약이 흥행하며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문제는 회사가 당초 유상증자를 통해 모집하려던 자금 규모가 1500억원 이상 줄어들었단 점이다. 유상증자 발표 이후 주가가 하락하며 발행가액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신종자본증권부터 올해 만기되는 회사채까지 유상증자 대금만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추가 자금조달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CJ CGV의 자금조달을 둘러싼 향후 전개가 어떻게 펼쳐질지 관심이 쏠린다.

청약 흥행했지만…목표치 하회하는 조달 금액 ‘옥의 티’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J CGV는 지난 11~12일 구주주 실권주를 대상으로 진행한 일반공모 청약에서 3조3310억원의 주문이 몰렸다. 최종 경쟁률은 75.75대 1이다. 실권주는 기존 주주가 신주 인수 권리를 포기하고 주식대금을 납부하지 않은 주식을 말한다.

회사는 앞서 진행한 구주주 청약에서 89.4%의 청약률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최대주주인 CJ와 우리사주조합을 제외한 일반 주주의 초과청약률이 14%를 달성했다.

이로써 CJ CGV는 유상증자에 실패했을 경우 일어날 수 있는 각종 우려를 털 수 있게 됐다. 잔액 인수자가 존재하는 유상증자이지만, 실권주 수수료 발생으로 비용 부담이 생길 수 있는 만큼 주주들의 청약률이 높아야 했다. 더군다나 유상증자의 목적이 빚을 갚기 위한 것이어서 주가 하락에 대한 압박도 컸다.

다만 유상증자 대금이 당초 조달 목표치를 하회한다는 점은 ‘옥의 티’다. CJ CGV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확충하려던 자금은 총 5700억원이었으나, 실제론 4153억원에 그쳤다. 약 27% 감소한 것이다.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한 이후 주가가 급락하며 주당 발행가액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유상증자 결정 당시 예정 발행가액은 7630원이었지만, 1차 발행가액 5890원, 2차 발행가액 5560원 순으로 내려갔다. 확정 발행가액은 1차와 2차 중 낮은 가액으로 한다. 이에 최종 확정 발행가액은 5560원이다.

내년 3월까지 만기 차입금 5247억원…자금 사용 계획 어떻게 되나

CJ CGV의 자금 사용 목적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당초 57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3800억원을 채무상환자금으로 사용하고 나머지 1900억원은 시설자금 1000억원과 운영자금 900억원으로 나눠 집행할 계획이었다. 채무상환자금의 경우 오는 12월 만기되는 2000억원어치 공모 회사채와 총 1800억원어치 신종자본증권(공모 1600억원·사모 200억원)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에 CJ CGV는 기존 시설자금과 운영자금 계획은 그대로 두고 채무상환에 활용하는 자금을 3800억원에서 2253억원으로 줄였다. 첫 계획에서 줄어든 1500억원만큼을 덜 갚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회사가 단기에 갚아야 할 돈이 이 보다 두 배 이상 많다는 점이다. 내년 3월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유동성 차입금은 △단기차입금 3383억원 △유동성사채 1770억원 △유동성장기차입금 94억원 등 총 5247억원이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3600억원을 갚을 계획이었지만 차질이 생겼다. 상반기 연결 기준 2853억원의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를 전부 채무상환에 투입하기도 어려운 노릇이다.

일부 소액주주들 사이에서는 CJ CGV가 에쿼티(Equity) 방식의 추가 자금조달이 있을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초 이번 유상증자의 목적이 재무건전성 개선이었던 만큼 다시 자금조달을 하더라도 채권이 아닌 주식 발행을 택할 것이란 분석이다.

CJ CGV는 회사채 차환을 통해 만기를 연장하거나 보유 중인 현금을 동원하는 방법 등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는 자금수혈을 통해 다시 활력을 되찾는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추진한 것이고, 진행 과정에서 조달 규모가 축소되는 것도 염두에 뒀던 부분이다"라며 "채무상환은 회사채 차환을 통해 만기를 연장하는 것과 자체 현금을 투입하는 것 등 여러가지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