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균기자가 만난 사람] ‘황제의 귀환’ 장유빈 “대상 찍고 PGA투어 도전”
부상으로 인한 성적 부진으로 올 KPGA로 유턴
베트남에서 스승 김홍식과 강도 높은 전훈 마쳐

“LIV골프에서 보낸 지난 1년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진출을 위한 중요한 밑거름으로 삼을 겁니다.”
지난해 시즌 LIV골프로 이적해 활동하다 올해 친정인 한국프로골프(KPGA)투어로 돌아온 장유빈의 생각이다. 장유빈은 KPGA투어 입장에서 보면 영락없이 예수님이 누가복음에서 비유한 ‘돌아온 탕아’다.
2024년에 제네시스 대상, 제네시스 상금왕(11억2904만7083원), 덕춘상(최저타수상), MIP(Most Improved Player), 톱10 피니시상, 장타상 등 6관왕에 오른 귀하신 몸으로 LIV골프로 무대를 옮겼다가 몸과 마음이 지칠대로 지친 상태로 1년 만에 돌아왔기 때문이다.
장유빈이 없던 지난해 KPGA투어는 그가 맹활약을 펼쳤던 2024년과는 확연히 차이가 났다. KPGA투어의 르네상스를 책임질 최고 흥행 카드가 사라지자 팬들의 관심은 싸늘해졌다. 팬들이 떠난 투어에 기업들의 후원도 당연히 이전 같지 않았다.
그래서일까. 침체 국면인 KPGA투어의 부흥을 바라는 팬들은 그의 복귀 소식에 환호를 보냈다. 또 투어에서 동고동락했던 많은 선후배 동료들도 ‘황제’의 귀환에 반색하는 분위기다.
장유빈도 그런 분위기를 의식한듯 국민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렇게 복귀 인사를 드리는 게 민망하고 죄송할 따름”이라며 “다소 어색하지만 KPGA투어에 복귀할 수 있어 감사하다. 변함없는 응원을 보내주는 팬 여러분을 생각하며 열심히 시즌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복귀 소감을 밝혔다.
장유빈의 KPGA투어 복귀는 엄밀히 말하면 타의반 자의반이다. 지난해 LIV골프에서 강등권 성적이어서 퇴출 대상이었다. 잔류를 위해서는 퀄리파잉 성격인 LIV골프 프로모션 대회에서 후일을 도모했어야 했다.
하지만 그 길을 택하지 않았다. 그에게 “다시 LIV골프로 돌아갈 생각은 없느냐”고 물었다. 답은 명쾌했다.
그는 “만약 LIV골프에서 계속 활동할 생각이었다면 프로모션 대회에 출전했을 것”이라며 “그럴 생각이 전혀 없다. 이제 목표는 PGA투어 진출이다. 그것을 이루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쏟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렇다고 LIV골프에서 보낸 한 해가 상처투성이였던 것만은 아니다. 덕분에 골프를 바라보는 시야가 더 넓어졌다. 세계적인 선수들과의 경쟁을 통해 많은 걸 배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장유빈은 “브라이슨 디섐보와 동반 경기를 해본 적이 없어 비거리 비교는 할 수 없었다”며 “하지만 장타 부문 ‘톱10’에 이름을 올렸을 정도로 멀리 치는 것만큼은 그들에게 결코 뒤지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다만 쇼트 게임은 차이가 많이 났다. 모든 선수들이 나와는 차원이 다른 신들린 쇼트 게임을 했다”며 “또 하나 인상 깊었던 것은 침착한 경기 운영과 위기관리 능력이었다. 특히 캐머런 스미스의 대처가 돋보였다”고 돌아봤다.
그는 LIV골프에서의 실패 원인을 시즌 초반 줄어든 비거리로 꼽았다. 생각보다 볼 스피드가 나오지 않았다. PGA투어와 달리 전 세계를 돌아다녀야 하는 투어 특성상 시차 적응에 애를 먹은데다 왼손 엄지 인대 파열 부상 여파 때문이었다. 연습량이 부족한 것도 한 원인이었다.

장유빈은 지난 1월부터 2월 중순까지 베트남에서 스승 김홍식 프로와 강도 높은 전지훈련을 했다. 가장 주안점을 둔 부분은 경기 감각을 빨리 끌어올리는 것이었다. 물론 비거리 회복도 주요 과제였다.
그는 “현재 80% 정도는 회복된 것 같다”라며 “4월 시즌 개막까지 100% 회복을 위해 마무리 훈련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KPGA투어는 4월 16~19일 나흘간 강원도 춘천시 라비에벨 골프앤리조트에서 열리는 개막전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을 시작으로 20개 대회 일정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장유빈은 올 시즌 KPGA투어와 아시안투어 인터내셔널 시리즈를 병행해 활동할 예정이다. LIV골프가 자금줄인 아시안투어 인터내셔널 시리즈 출전은 세계랭킹을 끌어올리기 위한 우회 루트다.
그렇다면 장유빈이 꿈꾸는 올 시즌 목표는 뭘까. 그는 “제네시스 대상 수상”이라고 주저 없이 말했다. 그는 2024년 21개 대회에 출전해 우승 2회, 준우승 5회 등 ‘톱10’에 11차례나 오르며 대상의 영예를 안은 바 있다.
만약 올 시즌 이 이상의 성적을 낸다면 대상은 말할 것도 없고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KPGA투어 한 시즌 최다 상금 기록도 갈아 치울 수 있다. 그는 2024년에 KPGA투어 사상 최초로 한 시즌 상금 10억원을 돌파했다.
장유빈은 “2024년의 컨디션을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전훈 마무리 단계 즈음엔 기량이 어느 정도 돌아왔다고 느꼈다”며 “앞으로 나아갈 방향도 잘 잡히고 있다. 더 이상 팬들께 실망을 드리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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