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접대 족쇄' 벗은 이준석 "다시 오라고? 그건 2차 가해"

김민정 2024. 9. 1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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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지난달 16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유튜버의 의혹 제기로 시작한 ‘성 접대 의혹’ 족쇄에서 2년 반 만에 풀려난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의 향후 행보에 정치권 관심이 쏠린다.

서울중앙지검 형사 1부는 7일 이 의원의 무고 혐의에 대해 불기소처분했다. 이 의원이 ‘성 접대 의혹’을 제기한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 측을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한 게 법적으로 문제없다는 결론이었다. 결정서에는 해당 의혹의 실체가 없다는 내용도 상세히 담겼다. 이로써 이 의원은 2021년 12월 가세연의 의혹 제기로 시작된 '성 접대 논란'에서 3년 만에 벗어났다.

해당 의혹은 오랫동안 이 의원을 괴롭혔다. 국민의힘 초대 당 대표였던 그는 2022년 7월 당 중앙윤리위원회에서 당원권 6개월 정지를 받았다. 2022년 3·9 대선에 이어 6·1 지방선거 압승을 이끈 지 한 달여 만이었다. 비대위의 징계 결정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내고, 그 와중에 비대위원장이 바뀌는 등의 우여곡절 끝에 추가 징계까지 받은 이 의원은 결국 2023년 12월 국민의힘을 떠나 개혁신당을 창당했다.

오랫동안 자신을 옭아맨 족쇄에서 풀려난 이 의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애초에 문제가 아니니까 신경도 쓰지 않았다”며 “당연한 결과”라고 반응했다. 이 의원은 배후로 윤석열 대통령을 지목했다. “단순히 하나의 형사적인 다툼으로 볼 게 아니라, 대선·지선 이후 대통령이 당 대표를 몰아내려고 했던 것”(채널A 유튜브 방송)이라는 논리였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지난 2022년 9월 28일 당시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헌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사건 심문을 마친 뒤 청사를 나서며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뉴스1


이 의원이 사법리스크를 벗자마자 여당 일각에선 “다시 이준석을 데려와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국민의힘 한 중진의원은 “보수·중도를 다 결집하고도 대선에서 0.7%포인트 차로 겨우 이겼는데, 정권을 잡은 뒤로 계속 더 떨어져 나가고 있는 것 아니냐”며 “이 의원과 언젠가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이 대표이던 때보다 당 지지율이 정체된 것을 결합 근거로 거론하는 이들도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지난 2월 2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한동훈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이 의원의 복당을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이 의원 개인이 나간 걸 지지층 연합이 깨진 원인으로 볼 수 없다”며 “중도·수도권·청년층으로 확장하는 것은 이와 별개 문제”라고 말했다. 이 의원도 중앙일보에 “ ‘복당’이라는 표현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 창당해서 나왔는데 무슨 복당이냐”라며 “‘이준석과 언제 다시 합쳐야지’라고 말하는 건 일종의 ‘2차 가해’”라고 말했다.

최근 이 의원의 행보는 윤석열 정부 저격수에 가깝다. 이 의원은 7일 경기 성남시 의사회 학술대회에서 “이번 의대 정원 증원을 포함한 모든 국정 과제를 봤을 때 윤 대통령은 진격할 수 있는 최대 한계선에 도달했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 원인을 놓고는 “임기 초만 하더라도 김건희 여사 문제만 해결되면 윤 대통령을 다시 믿고 지켜봐 줄 사람들이 좀 있었지만, 지금은 윤 대통령을 싫어하는 사람 대부분이 윤 대통령에게서 이유를 찾고 있다”(5일 CBS라디오 인터뷰)고 비판했다.

집권 여당의 첫 대표에서 윤석열 정부 저격수로 처지가 바뀐 이 의원의 첫 성적표는 10월 재보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개혁신당은 기초단체장 네 곳 전부에 후보를 내는 대신 일부 지역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한다. 당선하느냐, 석패하느냐, 완패하느냐에 따라 향후 이 의원 행보의 동력이 바뀔 거란 전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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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기자 kim.minjeong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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