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에 인종차별' 수비수, 10경기 출전 정지 철퇴!…FIFA가 직접 나섰다 [오피셜]

김정현 기자 2024. 10. 8.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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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지난 여름 황희찬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한 이탈리아 수비수가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처벌을 받았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8일(한국시간) 황희찬에게 인종차별을 했던 이탈리아 수비수 마르코 쿠르토에게 FIFA가 1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황희찬에게 친선 경기에서 인종차별을 한 쿠르토가 FIFA로부터 1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고 절반인 5경기는 집행 유예 2년이 선고됐다"라며 "현재 이탈리아 2부리그 체세나에 임대 중인 코모 소속 수비수 쿠르토는 지난 7월 마르베야에서 열린 친선 경기에서 황희찬을 인종차별한 것이 확인됐다"라고 전했다. 

FIFA는 대변인을 통해 "쿠르토가 차별적인 행동에 대한 책임을 확인했고 1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라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해당 징계의 절반은 2년의 보호 관찰 기간으로 중단되며 선수는 사회봉사를 이수해야 하며 FIFA가 승인한 기관에서 훈련과 교육을 이수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해당 징게가 확정되자, 울버햄프턴 축구단 디렉터인 맷 와일드는 매체를 통해 "우리는 FIFA가 쿠르토를 프리시즌 친선 경기 도중 발생한 인종차별 사고에 대해 징계한 것에 환영한다. 선수에게 징계를 내린 것은 인종차별과 어떠한 차별적 행위도 축구나 사회에서 용납될 수 없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결과는 심각한 행동은 의미 있는 결과를 낳는다는 FIFA의 헌신을 보여준다. 그리고 우리는 사회봉사와 교육이 동반된 스포츠적 징계를 사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이런 조치는 우리 모두가 좋아하는 축구에서 차별적 행동을 근절하기 위해 처벌과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라며 FIFA의 징계에 만족해했다. 

나아가 와일드는 "우리는 또 잉글랜드축구협회(FA)에게 이번 절차에서 계속 지원을 해줘서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축구 행정 기관과의 협업은 이런 유형의 사건이 효과적으로 처리되고 선수, 스태프, 서포터가 모두 차별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라며 FA에도 감사함을 전했다. 

황희찬은 7월 16일 스페인 마르베야에서 진행된 코모 1,907(이탈리아)과의 연습경기 도중 인종차별 발언을 들었다. 

코모는 2024-2025시즌 세리에A(이탈리아) 승격팀으로 과거 첼시와 바르셀로나 등에서 뛰었던 세계적인 테크니션 세스크 파브레가스가 사실상 감독을 맡고 있으며 자금도 넉넉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는 구단이다. 

구단은 "후반전 중반, 황희찬이 해당 사건을 알렸고 동료들의 분노가 터져 나왔다. 다니엘 포덴세가 상대팀에게 분노했다. 사건이 벌어지자 즉시 오닐 감독은 황희찬과 대화를 나눴고 그에게 경기를 마칠 기회를 줬다. 하지만 황희찬은 계속 경기를 뛰었고 90분 풀타임을 소화했다"라고 전했다. 

오닐 감독은 구단을 통해 "차니(황희찬의 애칭)가 정말 실망스러운 인종차별 발언을 들었다. 난 차니와 이에 대해 대화했고 그가 팀이 경기를 그만할지, 혹은 황희찬만 경기를 그만할지 확인했다. 그는 팀과 함께하고 동료들이 필요한 일을 하길 바랐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런 일이 벌어져 정말 실망스럽고 우리는 이에 대해 이야기해야 하며 경기에 영향을 준 사건이다. 이상적이지 않고 주변에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며 인종차별을 비판했다. 

당시 BBC는 "황희찬이 코모 선수로부터 인종차별 발언의 대상이 되다"라는 제목으로 소식을 전했다.

BBC도 "오닐 감독이 황희찬에게 경기를 포기하는 걸 원하는 지 여부를 물었지만, 황희찬이 이를 거부했고 울버햄튼은 1-0으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라고 보도했다. 

황희찬은 2년 전 프리시즌 중 SC파렌세 팬들로부터 인종차별 구호를 들었고 이에 구단이 아주 실망했다며 대응했던 바 있다. 

울버햄튼의 마르베야 전지훈련에 따라간 영국 지역지 익스프레스 앤드 스타의 리암 킨 기자 역시 해당 사건에 대해 전하면서 "울버햄튼이 1-0으로 앞서던 후반 23분, 포덴세가 수비수에게 펀치를 하자 양 선수들이 몰려들었고 포덴세는 퇴장을 당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황희찬이 코모 선수로부터 인종차별을 당했고 울버햄튼 선수들이 매우 분노하면서 사건이 발생했다. 양 팀 선수들과 코치진이 몇 분간 대화를 나눴고 오닐 감독은 황희찬에게 경기를 계속할지 여부를 물었다. 이전에도 인종차별 피해자였던 황희찬은 프리시즌 경기를 계속 뛰길 원했다"라고 전했다. 

오닐 감독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도 "여러분도 같이 보셔서 알겠지만, 황희찬은 인종차별로 분명히 속상해하고 동료들도 그렇다. 동료들이 황희찬을 다독이고 지지하려는 목소리를 들었을 것"이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다만 유럽축구연맹(UEFA)은 이번 사건이 자신들이 주관하는 대회가 아닌 경기에서 벌어졌기 때문에 조처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울버햄프턴은 UEFA와 국제축구연맹(FIFA)이 조사에 나서주기를 바라고 있지만, UEFA는 우리와의 인터뷰에서 해당 친선전이 자신들의 소관에 속하지 않는다고 밝혔다"라고 전했다.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UEFA는 "축구에서 인종차별과 차별 및 편협한 사고를 없애기 위한 싸움은 우리의 주요 우선순위다. 차별적인 행위는 UEFA 대회에서 용납되지 않는다. UEFA는 축구계에서 모든 형태의 차별을 사라지게 하기 위해 싸움을 이어갈 것이다"라면서도 "징계 기관은 UEFA 주관 대회에서 발생한 사건에 대해서만 조처를 할 수 있다"라며 선을 그었다.

여기에 코모 1907은 황당한 성명을 냈다.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는 듯한 태도였다.

코모 1907은 공식 성명을 통해 "우리는 인종차별을 용납하지 않고, 모든 인종차별을 강력하게 비난한다"며 "문제의 수비수가 어떤 말을 했는지 알아내기 위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자신이 동료 수비수에게 '그를 무시해, 그는 그가 재키 찬이라고 생각해'라고 말했다"라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구단은 이어 "우리 선수와 긴 대화를 나눈 결과, 우리는 이번 일이 황희찬의 이름과 그의 동료들이 황희찬을 '차니(Channy)'로 부른 것과 관계가 있었다고 확신한다"라고 덧붙였다.

황희찬의 애칭인 '차니'가 중국의 유명 배우 재키 찬(성룡)의 이름과 유사해 황희찬을 재키 찬으로 지칭했다는 게 코모 1907 구단 측의 설명이다.

변명거리가 될 수는 있으나, 한국의 축구선수가 아시아인이라는 이유로 아시아를 대표하는 배우의 이름으로 부른 것이 인종차별이 아니라고 하기에는 힘들어 보였다. 

심지어 코모 1907은 끝으로 "우리는 일부 울버햄프턴 선수들의 반응으로 인해 이 사건이 지나치게 과장된 점에 대해 실망했다"라며 주먹질을 한 포덴세를 저격하는 듯한 내용을 담았다.

결국 FIFA가 직접 이번 사건에 대해 징계를 내리면서 인종차별은 처벌받게 됐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연합뉴스, 울버햄프턴, 코모, 스카이스포츠, BBC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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