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상법 개정하면 뭐하나… 빚 상환용, 길 터준 국민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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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 상법 시행 직후부터 주주가치 제고 취지를 무색하게 만드는 대기업의 대응이 나와 자본시장의 비판이 거세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고강도의 대규모 자구책에도 불구하고 신용등급 하락 위험이 커지면서 재무건전성 강화, 혁신 기술 투자를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유상증자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며 "유상증자 추진 배경과 효과, 주주환원정책 등에 대해 폭넓게 주주와 소통하기 위해 일반, 기관 투자자 간담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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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지주는 자사주 5% 소각 결정

개정 상법 시행 직후부터 주주가치 제고 취지를 무색하게 만드는 대기업의 대응이 나와 자본시장의 비판이 거세다. 한화솔루션은 최근 2조4000억원 수준의 기습 유상증자를 발표해 시장에 충격을 줬다. 지주사 가운데 자사주 보유 비중이 가장 높은 롯데지주는 예외 조항을 활용해 자사주를 고작 5%만 소각하는 데 그쳤다. 법 의도가 무색하게 빈틈을 공략하는 방식을 활용했다. 개정 상법의 효과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지난 26일 이사회를 통해 2조3976억원 규모(7200만주)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약 1조5000억원은 기존 채무 상환에, 약 9000억원은 시설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예상치 못한 대규모 유증 발표에 주가는 폭락으로 응답했다. 26일 하루에만 18.32% 급락한 한화솔루션 주가는 27일도 3.13% 하락하며 최근 2거래일 동안 20% 넘게 폭락했다.

유증 발표에 주식시장이 싸늘하게 반응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유증으로 발행 주식 수가 늘어나면 기존 주주 지분 가치가 희석된다. 조달 자금을 신사업 투자에 나선다면 주가가 오르기도 하지만 한화솔루션은 대부분 빚을 갚는 데 쓴다고 했다. 주주가치 훼손 논란이 불가피한 대목이다. 소액주주는 즉각 반발했다.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에는 이날 오후 2시 30분 현재 소액주주 2250명이 결집해 170만6383주(0.99%)가 모여있다. 이들은 금융감독원과 청와대에 탄원서 제출을 준비 중이다. 금감원은 한화솔루션 유증을 중점심사 대상으로 선정했다.
추가 유증도 예상된다. 한화솔루션은 유증 이틀 전인 지난 24일 주주총회에서 발행예정 주식 수를 3억주에서 5억주로 늘리는 정관변경안을 통과시켰다. 이번 유증은 정관 변경 전에도 가능했다. 증자 전 발행주식 약 1억7189만주에서 신주 7200만주를 더해도 약 2억4389만주여서 기존 한도 3억주를 넘지 않아서다. 한도를 5억주로 늘린 만큼 유증을 통한 추가 자금조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안주원 DS증권 연구원은 한화솔루션에 대해 ‘매도’ 의견을 내면서 “1조5000억원의 자금 상환으로 차입금을 의미있게 축소할 수 없다. 남아 있는 차입금을 줄이려면 또 다른 방식의 자금조달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번 주식 총수 확대 안건에 찬성한 국민연금도 도마 위에 올랐다. 국민연금은 한화솔루션 지분 약 5.8%를 보유한 2대 주주다. 국민연금은 주주 권한을 강화한 개정 상법에 따라 소수 주주 권익과 기업가치 훼손이 우려되는 안건에 반대해왔다. 하지만 이번엔 제동을 걸지 않았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고강도의 대규모 자구책에도 불구하고 신용등급 하락 위험이 커지면서 재무건전성 강화, 혁신 기술 투자를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유상증자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며 “유상증자 추진 배경과 효과, 주주환원정책 등에 대해 폭넓게 주주와 소통하기 위해 일반, 기관 투자자 간담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당분간 추가 유증 계획은 없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롯데지주는 지난 24일 주총을 통해 보유 자사주 27.5%에서 5%만 소각하기로 했다. 예외 조항을 적극 활용한 사례다. 개정 상법은 기존에 보유한 자사주라면 1년 6개월 이내에 모두 의무 소각하게 돼 있으나 경영상 목적으로 자사주를 보유할 경우 예외로 인정된다. 소극적인 자사주 소각 계획으로 롯데지주 주가는 횡보하고 있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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