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크 록 거장의 여정은 현재진행형

염동교 2025. 12. 16.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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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김포 월든삼거리에서 열린 이정선 콘서트

[염동교 기자]

 이정선 공연
ⓒ 염동교
이정선(李正善). 상대적으로 조명을 덜 받았을 뿐 한국 대중음악사의 태산(泰山)과도 같은 존재다. 한영애, 이주호와 함께했던 포크 그룹 해바라기에서 서정적 숨결의 어쿠스틱 포크를 들려주었고, 검열의 시대와 맞물려 수차례 발매가 번복된 1975년 첫 독집 <이정선>부터 독자적인 솔로 디스코그래피를 추구했다. 저서 "이정선의 기타교실"이 하나의 경전(經典)으로 받아들여질 만큼 기타 교습에도 발자취를 남겼다.

김포 구래역 부근 LP바 월든삼거리에서 2025년 12월 14일에 열린 공연은 이은미, 들국화의 세션기타리스트로 활동했던 베테랑 기타리스트 장재환과 더불어 두 대의 어쿠스틱 기타로 구성되었다. '그녀가 처음 울던 날'의 소박하나 아름다운 선율은 가사와 맞물려 눈물을 자아냈고, 혼자가 된 나의 모습이 후에 봄여름가을겨울이 리메이크던 '외로운 사람'의 고독감과 공명했다.

"< 고무신 >(1975)에서 기타를 쳐준 것에 대한 고마움으로 한대수가 선물한 하모니카가 G키로 되어 있어 한동안 그 키로 시작하는 곡만 만들었다"라고 털어놓은 그는 이내 또다른 거목 김현식과 "많은 밤을 함께 지샜다"라며 추억을 공유했다. 어두운 무대 너머 왠지 김현식의 그림자가 머무는 듯했던 '한국사람'의 하모니카가 유독 구슬펐다.
 이정선 공연
ⓒ 염동교
몽환적인 노랫말과 기타선율이 뜻 모를 환상계를 펼쳐내는 '섬소년'은 공연의 백미였다. 답습과 구습의 포크에서 벗어나 프로그레시브한 정서를 펼쳐 보였다.

하나의 이야기 극처럼 곡별 뒷이야기가 흥미로웠다. 기실 항구보다 조금 소담한 포구를 연상했다는 '항구의 밤'과 설악산 오르던 중 한계령에서 단풍이 붉게 부서지는 정경에서 영감을 얻었으며 본디 레게를 의도했다는 '섬소년', 여러 번 노랫말을 수정했다는 '외로운 사람'은 개인의 사연임과 동시에 가요계 사료(史料)였다.

이달윤 월든삼거리 사장은 "내년에 일렉트릭 기타를 중심으로 한 밴드 편성으로 다시금 이정선 공연을 기획하고 싶다"라고 소망을 밝혔다. 이날 어쿠스틱 기타 듀엣으로 연주한, 엄인호와 동행했던 신촌블루스의 음반에도 수록된 '건널 수 없는 강'의 일렉트릭 블루스, 2015년 5월경 "EBS 스페이스 공감"에서 연주 집단 고색창연이 들려줬던 '외로운 사람'의 재즈풍 편곡 등 가요사 거인의 이채로운 음악색을 다른 질감으로 만날 수 있단 생각에 벌써 마음이 들떠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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