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긴장감 끌어올리는 北…내부 결속 때문?

오수진 2024. 10. 15.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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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완전사격 준비태세" 작전예비지시 하달에
통일부 "北, 그간 내부 결집 위해 외부 위기 활용"
전문가들 "내부 불만 해소용 전쟁 가능성 열어 놔야"
북한이 9일부터 남한과 연결된 도로·철길을 단절하고 방어 구조물을 구축한다고 밝힌 가운데 10일 경기 파주시 오두산전망대에서 북한 황해도 개풍군 마을 일대가 보이고 있다. ⓒ뉴시스

북한이 '완전사격 준비태세'를 지시하는 등 한반도 긴장 수위를 대폭 끌어올리고 있다. 한국 무인기가 평양에 침투했단 이유로 이에 대응하겠다며 군사적 긴장감 조장에 나서고 있지만, 실상은 이를 명분 삼아 내부 불만을 외부로 돌리려는 의도가 담겨 있단 진단이 나온다.

군 당국은 14일 북한군이 국경선 부근 포병부대에 완전 사격 준비태세를 갖추도록 작전예비지시를 하달한 것과 관련해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필요한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날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우리 군은 북한군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실제 도발 가능성에 대한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며 "이 모든 사태의 원인은 북한의 오물·쓰레기 풍선 도발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북한 대외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북한군 총참모부가 지난 12일 국경선 부근 포병연합부대와 중요화력임무가 부과된 부대들에 완전사격 준비태세를 갖추라고 작전예비지시를 하달했다고 보도했다.

작전예비지시에는 "전시정원편제대로 완전무장된 8개의 포병여단을 13일 20시까지 사격대기태세로 전환하고, 각종 작전보장사업을 완료"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북한은 남측 무인기가 평양 상공을 여러 차례 침투했단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 무인기가 무인기가 지난 3일, 9일, 10일 평양에 침투해 대북 전단을 살포했단 것이다.

우리 군과 통일부는 확인해줄 수 없단 공식 입장을 취하고 있으며, 특히 통일부는 북한의 주장에 일일이 반응하고 사실 관계를 확인하는 것은 적절치 못한 대응인 것으로 판단했다.

북한의 현재와 같은 행태에 대해서는 북한에게 취약한 체제 내부를 결집하고 주민을 통제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그간 북한이 지속적으로 취약한 체제 내부를 결집하고 주민 통제를 위해 외부의 위기와 긴장을 조성하고 과장하며 활용해 왔단 점에서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14일 정례브리핑에서 이 같은 내용을 언급하며 "이번 갑작스럽고 유난스러운 무인기 소동도 유사한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어 "도발을 위한 명분 축적이라든지 우리 사회 내부의 불안감과 혼란을 조성하려는 목적 등이 있을 수도 있다고 본다"면서도 " 다만 북한의 의도가 무엇이든지 위협과 도발로 원하는 것을 결코 얻을 수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각에서도 북한이 내부 결속을 위해 '무인기 침투'를 명분으로 삼고 있단 해석을 내놓고 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지금의 한반도에서 전쟁 위험이 높은 것으로 판단하는 핵심 근거들이 바로 완벽한 외교 실패와 오판, 그리고 상대방에 대한 극도의 자극"이라면서도 내부 불만 해소용 전쟁 가능성도 열어 놓고 봐야할 것으로 짚었다.

임 교수는 "독재자나 취약한 정부가 국민의 불만을 외부로 돌리기 위해 전쟁을 도발을 벌이기도 한다"며 "이 두 가지 원인 모두가 작동할 수 있는 환경이 점진적으로 조성되고 있는 불길한 느낌"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북한의 무인기 침투 주장과 관련해서는 "자작극이든, 남한 민간단체가 보낸 무인기이든 중요한 것은 북한이 극도로 예민해져 있고, 윤석열 정부에 대한 적개심이 최고조에 이른 상태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또 단편적으로는 북한이 기싸움 차원에서 자신감을 표출하기 위한 의도가 담겨있단 해석도 있다. 북한은 국방성 대변인 명의 담화를 통해 "괴래대통령실의 국가안보실장이라는 자는 이번 사건을 심각히 반성하고 무력충돌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노력할 대신 그 경고를 무시하는 것이 최고의 정답이라는 망발을 줴쳐댔다"며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에 대해 크게 반발했다.

신 안보실장은 전날 "북한이 흔들리고 있는 내부 통제를 (위해) 다시 긴장을 고조시킨 것"이라며 "북한이 자살을 결심하지 않을 것 같으면 전쟁을 일으키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경고를 무시하고 또다시 무인기 침투를 한다면 선전포고로 간주하고 강력한 군사적 대응을 예고했다"며 "군시적 대응예고도 재발방지를 위한 경고성 메세지에 방점을 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즉흥적인 반발 및 몰아치기식 담화, 행동예고의 시위는 체제훼손 존엄모독을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는 북한체제의 특성에 기인한다"며 "담화전·여론전에도 결코 밀리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내포됐다. 최후통첩, 경고, 재발방지 담보 등 운운은 심화확산을 바라지 않는다는 간접메세지"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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