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맏사위, 이번엔 '사기 혐의' 피소…"동창 돈 2억 안 갚아"

윤관 대표는 고(故) 윤태수 대영알프스리조트 회장의 차남으로 미국 유학시절 LG가 맏딸인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를 만나 결혼했다. 중앙포토

병역 회피 의혹과 탈세 논란에 휘말린 LG 일가의 맏사위 윤관 블루런벤처스 대표가 이번엔 사기 혐의로 피소됐다. 초등학교 동창에게서 2억원을 빌린 뒤 갚지 않았다는 게 고소장 내용이다.

윤 대표를 사기 혐의로 고소한 건 삼부토건 창업주의 손자 조창연씨다. 둘은 서울 경기초등학교 동창 사이다. 조씨는 '2016년 삼부토건이 소유하고 있던 르네상스 호텔 부지를 매각하는 과정에 윤 대표가 투자한 회사가 인수자로 선정됐고, 윤 대표에게 5만원짜리 4000장으로 2억원을 빌려준 뒤 돌려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씨는 윤 대표를 상대로 지난해 11월 대여금 반환 청구 소송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원고가 주장하는 증거만으로는 피고에게 2억 원을 대여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윤 대표 손을 들어줬다. 구체적인 판결 근거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조씨는 1심에 불복해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민사와 별개로 최근 조씨가 윤 대표를 고소하면서 이 사건은 형사 절차도 밟게 됐다. 경찰 관계자는 "관련자들을 순차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 대표는 고(故) 구본무 LG그룹 선대 회장의 맏사위다. 지난 16일 국회 국정감사에선 그가 100억원대 종합소득세를 내지 않으려고 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강남세무서가 종합소득세 123억원을 청구한 것에 대해 윤 대표는 종합소득세 부과 처분 취소 청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소득세법 제1조 2항은 국내에 주소를 두거나 183일 이상의 거소를 둬야 거주자로 본다. 이에 따라 1년 동안 183일 이상 국내에 거주하면 국내에서 번 수입에 대해 종합소득세를 내야 한다. 윤 대표는 한국에 있던 기간이 그보다 짧다면서 비거주자 신분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강남세무서는 "일시적 출국에 해당하는 출장 기간까지 더하면 윤관 대표의 국내 체류는 183일을 훨씬 넘는다"며 "의도적으로 체류 일수를 183일 밑으로 관리했다"고 밝혔다.

지난 11일엔 과거 병역 면탈 의혹도 받았다.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재벌가 사위가 미성년자일 때 과테말라 국적을 취득했다고 했는데 알고 보니 위조된 국적"이라며 "병무청에서 안 게 아니고 국세청에서 다른 세금 포탈 문제로 조사하다 보니 이 사실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김종철 병무청장은 "현재 윤 대표의 위조 국적 여부를 법무부에서 확인하고 있다"고 답했다.

윤 대표는 과테말라 국적으로 미국 시민권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철웅 기자 kim.chulwo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