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 이상’ 걸고 불법 도박한 초등학생, 올해만 45명

판돈 500만원 이상을 걸고 불법 도박을 하다 적발된 만 14세 미만 촉법소년이 올해만 45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1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8월 도박으로 입건된 범죄 소년은 총 328명이다. 이 중 촉법소년은 45명이다. 2020년까지는 통계에 잡히지도 않았지만 최근 급증했다.

도박 범죄 소년은 형사 입건 기준에 따라 집계되는데 판돈이 50만원 미만이면 훈방 처분을, 500만원 이상인 경우 형사 입건된다. 입건된 도박 범죄 소년은 판돈을 500만원 이상 걸었거나 재범인 경우, 도박판을 주도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도박에 고도 중독된 범죄 소년도 급증하는 추세다. 2015년까지만 해도 27명이었던 만 19세 이하 도박 중독 환자 수는 올해 181명으로 증가했다. 심지어 올해는 만 10세 도박 중독 환자도 발생했다.

청소년들은 웹툰과 웹 소설 공유 사이트에 걸린 광고 배너를 보고 불법 도박에 빠져드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불법 도박에 손을 댄 친구로부터 권유를 받아 발을 들이는 사례도 있다. 유튜브 동영상과 댓글을 통해 불법 도박을 접하기도 한다.

문제는 현행 법규가 이런 불법 도박 사이트를 제대로 차단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불법 도박 사이트는 몇 시간 안에 뚝딱 만들어낼 수 있는 반면 이를 폐쇄하려면 통상 3개월가량 걸리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한다.

강 의원은 “정부가 청소년이 손쉽게 불법 도박 사이트에 접근할 수 있도록 방치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