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틸까 팔까… “변동성 크지만 상승 추세 꺾이지 않아”
전문가 “조정장… 손절매는 지양”
코스피 급락 후 급반등 패턴 반복
레버리지 상품으로 현재 과열 상태
삼전·SK하이닉스 2분기 실적 관건

‘버틸까 팔까.’ 예상치 못한 증시 폭락에 개인 투자자가 대응 방법을 놓고 고민이 깊다. 반도체 기업 중심의 이익 성장세가 훼손된 것은 아니지만, 좀처럼 원·달러 환율이 진정되지 않고 금리 인상 우려와 스페이스X 상장 등 시장을 둘러싼 불안 요인이 동시에 늘어서다. 시장 전문가들은 코스피 상승 추세가 변한 것은 아니어서 매도 실익이 없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손실을 보고 팔기보다는 견디거나 추가 매수로 대응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의 의견을 종합하면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번 조정장에서 손절매로 대응하지 않기를 권했다. 상승 추세가 아직 꺾이지 않았다는 이유다. 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높은 변동성 불가피하나 아직 하락 추세의 전환은 아니라고 판단한다”며 “그동안 높은 밸류에이션 부담을 안고 있던 시장이 조정 명분을 찾고 있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경기침체로 인한 조정이 아니라 외환 불안과 금리 상승, 반도체 차익실현 욕구가 동시에 발현돼 가파르게 하락했다는 분석이다.
주가 급락에 투매로 동참해선 안 된다는 게 전문가의 공통된 조언이다. 원 달러 환율이 1560원대를 재차 돌파하는 게 아니라면 분할 매수로 접근하라는 진단이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낙폭이 큰 종목을 모두 사는 것이 아니라, 7월 실적 가시성이 높은 반도체 메모리 대표주와 인공지능(AI) 인프라 병목 기업을 선별해야 한다”며 “코스닥의 경우 환율이 안정된 이후에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내 증시는 급락 후 재차 급반등하는 패턴이 반복됐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 여파가 반영된 3월 4일 코스피는 하루에만 12.06% 폭락해 이날처럼 ‘서킷브레이커’(매매거래 일시 중단) 발동됐다. 그러나 다음날 9.63% 상승하면서 하락분을 상당 부분 만회했다. 코스피는 3월 9일에도 국제 유가 급등 우려가 불거지면서 장중 8.75%까지 밀린 다음 날 5.35% 상승으로 마감했다. 당시보다 매크로 환경은 어두워졌지만, 추세가 달라지지 않는 만큼 급등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다만 당장 내일 급반등이 나올지는 불투명하다. 브로드컴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시장에서 AI 수익에 대한 의구심을 갖는 시각이 늘어나서다. 양형모 DS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미 이란 전쟁 등 이벤트는 변동성만 만들어 단기 조정 후 ‘V’자 반등이 나타났다”며 “하지만 이번에는 매크로와 펀더멘털 우려가 겹친 복합 국면이라 즉각적으로 반등을 할지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2~3개월 횡보하는 기간 조정이 지속할 것으로 보고, 긴 호흡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지수가 3배 이상 큰 조정 없이 가파르게 올라온 데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까지 상장되면서 증시가 단기간 과열돼 있었고 이를 해소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그 이후 본격 상승으로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다. 주식을 직접 매수하는 ‘바이사이드’(Buy side)에서도 현 시장을 비관적으로 보고 있지 않다. 정상진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전무)는 “여전히 코스피는 글로벌 최저 수준의 밸류에이션이다. 자산 인플레이션 장세가 지속한다고 보면 금리를 급격하게 올리지 않는 이상 증시에 지속적인 악재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승으로 분위기가 전환되는 분기점은 반도체 기업 2분기 실적 발표가 될 전망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 이상으로 나오거나, 전망이 좋다면 이를 기점으로 증시가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추세 하락의 빌미를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1~2주 동안 극심한 변동성이 예상된다. 하지만 매도 실익은 없다고 판단된다”라며 “오히려 변동성을 활용해 매집하거나 버티기 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이달 말 2분기 실적 발표 시즌에 돌입하면서 코스피 밸류에이션이 재평가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도체와 자동차, 2차전지, 전력기기 등 AI 밸류체인 관련주와 실적호전주 중심으로 상승 추세가 재개될 것으로 분석된다.
이광수 김준희 기자 g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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