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철, 포르투갈전 앞두고 과몰입 해설 “대표팀 컨디션 120%까지 끌어야”
구자철 KBS 해설위원이 ‘비겨도 되는 팀’ 에콰도르와 ‘이겨야만 하는 팀’ 세네갈의 16강 진출을 건 ‘단두대 매치’에서 ‘과몰입 해설’을 선보인 가운데, 한국 대표팀에 조언을 건넸다.
구자철 위원과 이광용 캐스터는 29일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A조 에콰도르 대 세네갈의 경기를 생중계했다. 두 팀 중 에콰도르는 비기기만 해도 16강 진출이 확정되지만, 세네갈은 반드시 이겨야만 16강에 진출하는 상황이었다.
전날 가나전 석패로 벼랑 끝에 몰린 한국 대표팀의 눈물을 지켜본 구자철 위원은 에콰도르와 세네갈의 상황이 바뀔 때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고 절실하게 외쳤다. 그러면서도 구자철 위원이 “너무나 재미있는 경기여서 추가시간이 10분쯤 주어졌으면 좋겠다”고 평한 이날의 명승부는 결국 세네갈의 2대1 승리로 끝났다. 1대1 상황에서 후반 25분 터진 세네갈의 결승골은 경기 전 구자철 위원이 ‘키플레이어’로 지목한 세네갈의 칼리두 쿨리발리가 성공시켰다.
구자철 위원은 전반전부터 승리를 목적으로 적극적인 공격을 펼치는 세네갈을 지켜보며 “우리가 3차전에서 포르투갈과 만나는데 포르투갈이 먼저 한 골을 넣으면 우리는 쫓아가면서 어려운 경기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 경기 이후 어느 한 팀은 떠나야 한다는 점에서 우리 대표팀을 미리 보는 것 같다”며 몰입했다. 득점 없이 흘러가던 전반전은 세네갈이 전반 44분 이스마일라 사르의 페널티킥으로 1대0을 만들며 끝났다.
세네갈 응원단의 분위기가 고조되자, 구자철 위원은 “세네갈의 칼군무가인상 깊다. 칼군무는 역시 방탄소년단이다”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하지만 세네갈이 1대0으로 앞서가는 상황에서도 에콰도르가 소극적인 플레이를 펼치자 그는 “열리면 때려야 한다. 주저 없이 때려야 한다. 빌드업은 골을 넣기 위한 과정”이라고 따끔하게 짚는 한편 “급할수록 여유를 가지라는 말이 있는데, 에콰도르에 딱 필요한 말이다”고도 말했다. 마치 이 말을 들은 듯, 후반 22분 에콰도르의 모이세스 카이세도가 동점골을 넣으며 접전에 불을 당겼다.
그러나 16강 진출권이 에콰도르에 넘어간 상황은 겨우 3분밖에 지속되지 못했다. 세네갈의 칼리두 쿨리발리가 후반 25분 기막힌 추가골을 터뜨렸다. 구자철 위원은 “이런 게 흐름인데 경기를 하면 할수록 세네갈이 뭉치는 모습을 더 보여주고 있다”며 “지금은 간절한 사람이 이긴다”고 절실함이 승리를 부른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고 현재 한국이 처한 상황을 떠올리듯 응원을 전했다.
결국 에콰도르가 조별리그 1승1무1패를 기록하고도 16강 진출에 실패하자 “잘하고도 탈락한다면 그것만큼 괴로운 일이 없다”며 눈물을 흘리는 에콰도르 선수들에게 다시 한번 공감했다.
이날 경기에서 구자철 위원은 전날 한국 대표팀 후배들을 만났을 때를 돌아보며 “국민도 아쉽겠지만 가장 아쉬운 건 선수들이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포르투갈전에 100% 컨디션으로 출전할 수 있냐고 한다면 그건 아니다. 정신적인 면이 너무 중요해졌다. 4일마다 완벽한 회복은 쉽지 않지만 컨디션의 120%를 끌어내야 한다”고 힘든 상황에서도 정신력이 필수인 대표팀을 향한 조언을 건네기도 했다.
구자철 해설위원, 한준희 해설위원, 이광용 캐스터는 12월 2일 한국이 반드시 이겨야 할 H조 조별리그 3차전 포르투갈과의 경기를 중계할 예정이다.
김다은 기자 dagold@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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