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앞둔 벤투 감독의 선택, '새 얼굴' 대신 '상황별 대처' 점검

조효종 기자 2022. 9. 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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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영, 파울루 벤투 감독, 김영민 코치(왼쪽부터, 이상 한국 남자축구 국가대표팀).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 조효종 기자= 파울루 벤투 한국 남자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9월 A매치 2연전에서 새 얼굴을 점검하기보다는 실전처럼 경기 상황에 대응하기에 집중했다.


27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국가대표 친선경기를 가진 한국이 카메룬을 1-0으로 꺾었다. 전반 35분 손흥민이 결승골을 터뜨렸다. 지난 23일 코스타리카와 2-2 무승부를 거둔 한국은 1승 1무로 9월 A매치 기간을 마무리했다.


이번 소집 기간은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 앞서 마지막으로 '완전체' 전력을 점검할 수 있는 시기였다. 대회가 유럽 주요 리그 시즌 중에 열려 이전 대회들과 달리 개막 전 긴 시간 소집 훈련을 진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유럽파는 개막 일주일 전에야 합류할 수 있어 11월 계획 중인 국내 출정식에 참가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새 얼굴들의 활약상을 확인해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특히 관심을 모은 선수는 이강인이었다. 한국 축구 최고의 재능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이강인은 올 시즌 스페인 라리가 마요르카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리그 도움 공동 1위(3도움)을 달리는 중이다. 소속팀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1년 6개월 만에 대표팀에 승선하면서 A매치 출전에 대한 기대감도 컸다. 하지만 이강인은 최종적으로 경기 출전 없이 9월 소집을 마쳤다. 카메룬전 막판 관중들이 이강인의 이름을 연호했으나 끝내 출전은 없었다.


경기에 나서지 못한 선수가 이강인만은 아니었다. 원래 출전 기회가 고루 분배되지 않는 골키퍼 포지션의 송범근, 김동준 외에도 올 시즌 K리그1 최고의 '영 플레이어'로 떠오른 양현준 역시 A매치 데뷔 기회를 잡지 못했다. 2022년 A매치에 데뷔한 조영욱과 조유민, 베테랑 풀백 김태환도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새 얼굴 점검'에 걸맞은 선수는 코스타리카전 선발 출장한 윤종규뿐이었다.


벤투 감독은 그 대신 주축 선수단을 중심으로 팀을 가다듬는데 집중했다. 우선 코스타리카전과 카메룬전에서 전략을 다르게 가져갔다. 코스타리카와의 경기에서는 4-1-3-2 포메이션으로 볼 수 있을 정도로 공격에 집중했다. 중원에 배치된 황인범과 양쪽 풀백 김진수, 윤종규가 높이 전진했다. 카메룬전에서는 조금 더 공수 균형에 신경 썼다. 손준호로 파트너가 바뀐 황인범이 이전 경기보다 낮은 위치에서 뛰며 수비형 미드필더 2명 체제를 구축했다. 전방에도 왕성한 활동량으로 1차 저지선 역할을 할 수 있는 정우영(프라이부르크), 이재성이 배치됐다.


교체 카드도 실전처럼 활용했다. 주로 같은 포지션에서 비슷한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로 바꾸는 방식의 교체를 진행했다. 이때 들어가는 선수는 이미 팀 시스템을 잘 이해하고 있어 활약상이 예측 가능한 범위에 있는 선수였다. 코스타리카전에서 김진수, 김영권 대신 홍철, 권경원이 투입되고, 카메룬전에서 이재성 대신 권창훈이 들어간 교체 등이 이에 해당한다. 경기 당시 상황에 맞춰 필요한 선수를 투입하기도 했다. 카메룬전에서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이 빠지고 황의조가 교체된 것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벤투 감독의 의도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잘 드러났다. 벤투 감독은 이강인을 출전시키지 않은 이유를 묻자 "경기 중에 팀이 어떤 걸 필요로 하는지 분석했다", "팀에 필요한 게 무엇인지 생각했는데, 2경기에서 이강인을 투입하기 좋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다"며 '경기 중' 필요에 따라 교체를 실시했다고 이야기했다.


황의조 부상 전후 교체 의도에 대한 질문이 나왔을 때도 "상대 압박 때문에 다이렉트 플레이를 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황의조는 다이렉트 플레이를 할 때 강점이 있는 선수다. 공 소유 능력도 있어 공격 전환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라 판단해 투입을 결정했다. 황의조가 부상당한 이후에는 백승호를 투입해 다시 미드필더 두 명으로 플레이하기로 했다. 경기 운영 능력이 뛰어난 황인범을 전진 배치하고, 상대의 다이렉트 플레이를 막기 위해 정우영(알사드)를 낮은 위치로 옮겼다"고 교체 카드 활용 시 고민했던 바를 상세히 설명했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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