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급등, 오늘은 급락…“추세추종 매매 열기 식고 있다”

8% 폭락했다가 하루 만에 8% 급등했던 코스피가 10일에는 4.52% 내린 7730.82에 마감했다. 전날 미국 증시가 내린 데다, 미국·이란의 무력 충돌 우려가 재부상한 여파다. 장중 코스피200 선물가격이 5% 넘게 떨어지면서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효력 정지)도 발동됐다. 4거래일 연속 사이드카가 발동되고 있는 극심한 롤러코스터 장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날도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8073억원을 순매도하며 23거래일 연속 '팔자'를 이어갔다. 이 기간 외국인의 누적 순매도 규모는 74조원에 달한다.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전날 91.23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데 이어 이날도 장중 89.17까지 치솟았다. 증권가에서는 지난달 27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상장된 이후 코스피 변동성이 확대됐다고 보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는 6.06% 내린 30만2500원, SK하이닉스는 7.54% 하락한 204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1주일간 삼성전자ㆍSK하이닉스의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KODEXㆍTIGER)는 32~36% 하락하며 해당 종목보다 더 큰 손실을 기록했다. 레버리지 ETF는 일일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구조라서다. 특히 하락·반등이 반복되는 장세에서는 기초자산의 가격이 원래 수준을 회복하더라도 투자자의 손익은 마이너스가 날 수 있다. 이른바 ‘음의 복리효과’다.
블룸버그는 이날 한국 증시의 하락 베팅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직전 거래일(9일) 기준으로 코스피200의 손실 방지용 풋옵션(하락 예상) 거래량은, 상승을 점치는 콜옵션 대비 약 2.5배에 육박했다. 5년 만에 최고치다. 지표가 2.5배를 돌파했던 2007년 7월에는 다음 달 코스피200 지수가 17% 가까이 내렸다. 2021년 1월에 이 수치를 넘어섰을 때도 이후 3주간 5% 이상 미끄러졌다.
자산운용사 인디커스 캐피탈의 아룬 싱할 최고경영자(CEO)는 “현재의 풋콜 비율은 한국 증시가 관여했던 글로벌 모멘텀 트레이드(추세 추종형 매매)의 열기가 식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신호”라고 분석했다.
이날 외환시장 정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2.1원 오른(원화가치 하락) 1524.2원에 마감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무섭게 치솟던 환율 상승세가 한풀 꺾였지만, 시장의 자연스러운 수급은 아니었고 방향이 바뀌었다고 단언할 수 없다”며 “스페이스X의 뉴욕 증시 상장(12일)과 케빈 워시 Fed 신임 의장의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17일ㆍFOMC) 등 중요 변수가 줄줄이 대기 중”이라고 짚었다.
박유미·이희권 기자 park.yu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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