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정숙 인도 순방'에 미심쩍은 프레스룸 설치…3400만원 흔적도 없어져

김민석 2024. 10. 7.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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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현진, 국회 문체위 국정감사에서 질의
사상 초유의 '영부인 순방 프레스룸' 예산
예비비 아닌 '정상외교용' 본예산 끌어써
"김정숙, 대통령처럼 구색 갖춰 인도 간 것"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 배우자 김정숙 여사가 지난 2018년 11월 인도를 단독 방문했을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정상외교용' 본예산 3400만원이 프레스센터 설치 명목으로 집행된 것으로 밝혀졌다. 영부인 순방을 위한 프레스룸 예산이 집행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해당 프레스룸에서 진행된 브리핑이나 기자회견 사진 등 관련 자료는 남아있는 것이 없는 것으로도 확인됐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7일 국회 문체위의 문체부에 대한 국정감사 과정에서 질의한 바에 따르면, 문체부는 김정숙 여사가 단독으로 인도를 방문했을 당시인 지난 2018년 11월 러크나우와 델리 현지에 '2018 한-인도 문화협력 프레스센터 설치·운영'한다는 명목으로 3400만원 규모의 본예산을 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순방 프레스센터는 국가정상의 해외순방시 동행취재하는 국내외 언론의 취재·보도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현지에 설치·운영된다. 역대 영부인 순방 일정을 위해 프레스센터가 설치된 건 김 여사의 사례가 유일하다.

프레스센터의 임차비는 문체부와 청와대가 일정 부분을 나눠 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문체부는 우선 본예산 3400만원을 집행한 뒤 문체부 산하 주인도한국문화원을 통해 청와대 춘추관으로부터 지난 2018년 11월 13일 1만1270달러(약 1500만원) 규모의 프레스센터 운용예산을 수령했다.

2018년 인도 방문은 국가정상인 대통령의 해외순방이 아니었음에도 문체부의 '국가정상용' 예산이 배정되고 지급까지 된 사유에 대해 문체부는 "문체부는 직제에 따라 정상외교 순방행사시 프레스센터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며 "2018년 해외문화홍보원 당시에도 직제시행규칙에 따라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고 답했다.

문체부가 언급한 '직제 시행규칙'은 문체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시행규칙(문화체육관광부령 제335호)을 의미한다. 해당 규칙의 제35조(해외문화홍보원) 제7항에는 '외신협력과장은 다음 사항을 분장한다'고 돼있는데, 그 아래 8호를 보면 '정상외교 및 국빈방한 행사 홍보 지원'이 명시돼 있다.

다만 당시 정부대표단 특별수행원 자격이던 김 여사는 물론이고, 단장이던 도종한 전 장관도 '국가정상'이 아니라는 점에서 '정상외교용' 본예산 집행이 적절한지는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배현진 의원실에서 외교부에 '정상외교의 범위가 무엇이냐'고 질의한 결과 외교부는 "우리나라로 한정하면 대통령"이라고 답변했다.

문제는 김 여사의 방인(訪印)을 위해 당시 문체부가 예비비를 편성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프레스센터 설치에는 '본예산'이 사용됐다는 점이다. 문체부는 2018년 김 여사의 인도 단독 순방을 위해 4억원의 출장 예비비를 기획재정부에 신청했고, 하루 만에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이후 해당 예비비는 신청 사흘 만에 예산이 배정됐다.

국민의힘은 김 여사가 2018년 11월 당시 인도 정부의 초청이 없음에도 스스로 초청을 요청해 타지마할을 방문했다며 사실상 여행 목적으로 예비비 4억원을 불법 사용한 것이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서울중앙지검이 김 여사의 인도 타지마할 '외유성 출장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예비비만을 사용해 인도에 다녀왔다는 김 여사와 더불어민주당의 주장과 달리 김 여사가 홀로 방인한 상황에서 프레스센터 마련에만 3400만원에 달하는 문체부 본예산(일반수용비)이 투입됐단 증거가 나오면서 김 여사와 관련해 혈세가 부적절하게 사용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된다.

'역대 영부인 참석 일정을 위해 프레스센터를 설치한 사례'(위)와 지난 2018년 11월 김 여사의 '러크나우, 델리' 방문 당시 프레스센터에 소요된 문체부 예산 내역 ⓒ문화체육관광부

정상외교가 아님에도 '정상외교용' 본예산을 투입해 프레스센터를 마련했지만, 해당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이나 기자회견이 이뤄지고 있는 사진 등 관련 자료는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현진 의원은 "영부인은 정상이 아니다. (2018년 방인 당시) 단장은 도종환 전 장관"이라면서도 "(그럼에도 김 여사는) 대통령처럼 모든 구색을 갖춰서 인도에 갔다. 심지어 프레스센터를 설치는 했다고 하는데 사용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도대체 문체부 예산 3400만원은 어디로 간 것인지를 문체부에서 추가 감사를 통해 확인해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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