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고 가려워 반신욕 했을 뿐이라고? 다리 절단 부르는 '이 병' [건강한 가족]

권선미 입력 2022. 11. 25. 21:08 수정 2022. 11. 26.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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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정맥류 바로 알기

하지정맥류는 다리에 혈액이 고이는 병이다. 정맥의 판막 기능이 떨어져 심장으로 거슬러 올라가지 못한 혈액이 다리에 계속 고이면서 다리가 붓고, 가렵고, 무겁고, 저리고 아픈 증상이 심해진다. 한 번 늘어난 정맥혈관은 늘어진 고무줄처럼 시간이 지나도 다시 예전 같은 탄력성을 회복하지 못한다. 다리에 울퉁불퉁한 혈관이 좀 튀어나왔을 뿐이라고 방치하다가 다리 궤양으로 절단할 수 있다. 하지정맥류 질환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알아본다.


X 종아리에 파랗게 정맥 혈관이 튀어나와야 하지정맥류다


대표적인 오해다. 혈관 돌출은 정맥의 판막 문제로 다리에 혈액이 몰리면서 다리의 정맥 혈압이 높아졌다는 것을 알려주는 증상일 뿐이다. 강동경희대병원 혈관외과 조성신 교수는 “모든 하지정맥류 환자가 혈관 돌출 증상을 겪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혈관이 부풀어도 정맥을 연결하는 관통정맥 판막에 문제가 생기면 혈관이 잘 부풀지 않는다. 또 피부 가까운 곳에 위치한 표재정맥이라도 판막 기능에만 문제가 있으면 혈관 돌출이 도드라져 보이지 않을 수 있다. 정맥혈관이 피부 밖으로 튀어나오지 않더라도 하지정맥류일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정맥류로 치료받는 사람 중 다리 혈관 돌출 증상을 경험한 사람은 절반도 채 되지 않는다는 조사도 있다.

O 의료용 압박스타킹만 신어도 증상이 완화된다


사실이다. 단, 자신의 다리 크기에 맞는 의료용 압박스타킹을 제대로 꾸준히 착용해야 한다. 의료용 압박스타킹은 신었을 때 손으로 잡아당겨지지 않으면서 다리가 꽉 조여지는 압박감이 느껴지는 것이 적당하다. 발목에서 허벅지로 올라갈수록 압박의 강도가 점진적으로 약해지는 디자인으로 다리 정맥혈관을 압박해 보행정맥압을 낮춰주는 역할을 한다. 종아리 근육의 펌프 기능을 대신해 정맥의 혈류 속도를 높여주면서 다리 정맥혈관의 혈액순환을 돕는다. 20~30㎜Hg가량의 압력을 가진 의료용 압박스타킹 착용을 생활화하면 하지정맥류 진행을 늦출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혈관외과 한영진 교수는 “가능하다면 아침에 일어나서부터 자기 전까지 의료용 압박스타킹을 신은 채로 지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특히 한 자세로 오래 앉거나 서 있을 땐 꼭 착용한다. 의료용 압박스타킹은 접히거나 구겨지면 특정 부위에 압력이 과도하게 작용해 주의한다.

O 레깅스·스키니진·롱부츠 등이 하지정맥류를 유발할 수 있다


복부·허벅지·종아리·발목까지 감싸는 옷·신발은 하지정맥류를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들 패션템은 다리가 얇아 보이는 착시 효과를 위해 복부·허벅지를 강하게 압박하면서 다리에서 심장으로 흐르는 하체의 혈액순환을 방해한다. 발목부터 종아리·허벅지까지 압박 강도를 단계적으로 낮춰 혈액을 아래에서 위로 올려주는 역할을 하는 의료용 압박스타킹의 압박 효과와는 완전히 반대로 작용한다. 민트병원 정맥류센터 김건우 센터장은 “혈액이 다리로 더 몰리면서 다리 피로감, 부종, 통증 등 하지정맥류 증상을 더 빨리, 심하게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O 하지정맥류로 다리를 절단할 수 있다


하지정맥류는 진행성 질환이다. 시간이 지난다고 저절로 낫지 않는다. 점점 증상이 심해질 뿐이다. 일반적으로 ^모래주머니를 찬 것처럼 다리가 무거울 때 ^저녁때마다 발·종아리 등 하체가 퉁퉁 부을 때 ^조금만 걸어도 종아리 피로감(둔중감)이 심할 때 ^다리가 저리고 쥐가 자주 생길 때 ^종아리도 예전보다 굵어질 때는 하지정맥류를 의심한다. 조성신 교수는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가벼워 방치했다가 위중한 상태로 악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인 물은 결국 썩듯이 정체된 혈액이 정맥혈관 안에서 염증을 일으킨다. 혈관 벽이 늘어나면서 출혈, 색소 침착, 중증 습진, 다리 궤양 등으로 진행하는 식이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다리를 절단해야 할 수도 있다. 생활습관 개선 등 보존적 치료로도 일상이 불편하면 질병 진행을 막기 위해 늘어난 정맥혈관을 없애는 적극적 치료를 고려한다.

X 하지정맥류는 오래 서서 일하는 직업만 조심하면 된다


아니다. 오래 서 있는 것만큼이나 오래 앉아 있는 것도 하지정맥류 위험 요소다. 하지정맥류는 다리 부위에 압력이 많이 받을 때 발생한다. 운전기사 등 종일 같은 자세로 앉아서 일하면 다리 정맥이 지속해서 압력을 받으면서 혈관 벽이 약해지면서 늘어난다. 서 있든, 앉아 있든 한 자세로 오래 있으면 다리 혈액순환이 나빠진다는 의미다. 아주대병원 흉부외과 김도정 교수는 “습관적으로 다리를 꼬고 앉아서 일하면 하지정맥류에 더 취약하다”고 말했다. 부분적으로 다리 정맥혈관이 눌리면서 혈관 내 압력이 높아지면서 다리 혈액순환이 불량해진다. 여건상 피하기 어렵다면 일정 시간마다 걸어 다니면서 다리에 혈액이 쏠리지 않도록 한다. 집에서 쉴 때는 누워서 다리를 심장보다 15㎝ 정도 높게 올려주면 다리 부종을 줄이는 데 좋다.

X 반신욕·족욕으로 발 피로를 풀어주면 증상이 완화된다


오히려 하지정맥류 증상이 심해질 수 있어 피해야 한다. 하지정맥류가 있으면 늘어난 정맥혈관으로 혈액이 집중돼 발이 따뜻하다. 그런데 반신욕·족욕 등으로 열을 추가로 가하면 열에 약한 다리의 정맥혈관이 더 늘어난다. 심장으로 올라기지 못하는 혈액의 양이 더 증가하면서 정맥혈관이 더욱 늘어진다. 김도정 교수는 “반신욕·족욕으로 발·다리 통증 같은 하지정맥류 증상 악화에 가속도가 붙을 수 있다”고 말했다. 비슷한 이유로 장시간 사우나·찜질 등을 즐기는 것도 자제해야 한다. 일상에서 하지정맥류 증상을 완화하려면 종아리 근육을 사용해 다리 정맥혈관에 몰린 혈액을 올려주는 효과가 있는 까치발 들기 스트레칭이 좋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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