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뛰어난 의료지식 고국 베트남에 전할 것”

조회 252025. 1. 10.
광주 KS병원 수술실 간호사 베트남 출신 김태희씨
10년 전 베트남 약대 다니다 한국행…통역 알바로 학비 벌어
한국인과 결혼 후 광주 정착 “따뜻하고 성실한 간호사 되겠다”
김태희씨.

“베트남 사람이지만 한국에서 간호사로 일하며 큰 사명감을 느낍니다. 제 작은 힘을 보태 환자들이 더 빨리 회복할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광주 KS병원 수술실 간호사 김태희(30·웬티김티)씨는 10년 전 베트남 약학대학을 다니다가 약사 자격증 취득을 포기하고 한국에 왔다. 한국에서 간호사로 일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많이 아팠던 아버지를 보며 어렸을 때부터 의료인이 돼 남을 돕고 싶었던 그는 세계적 의료 수준인 한국에서 간호사 면허증을 따고 싶었다.

간호사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2015년 무작정 한국으로 온 김 씨는 유튜브 강의와 외국인센터를 이용하며 한국어를 배웠다. 토익 영어시험과 한국어 시험 등을 준비해 경기도 의정부 신한대학교 간호학과에 입학했다.

김 씨는 비싼 등록금과 간호학 관련 서적을 구입하기 위해 하루에 4시간씩 수면을 취하고 시청, 병원,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언어통역사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학업을 이어나갔다.

“대학교 입학도 쉽지 않았는데, 간호사 국가고시 준비가 제일 힘들었어요. 3학년 때부터 독한 마음을 먹고 시험 준비를 했어요. 서울에서 혼자 살면서 외로움도 느끼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많았지만, 언젠가 제 꿈에 도달할 거라는 믿음으로 꾸준히 노력했습니다.”

한국에서의 삶에 만족해 2017년 한국 시민권을 얻고 정착하기로 마음 먹은 그는 2021년 첫 시험 도전만에 인천 나사렛국제병원에서 간호사로 첫 발을 뗐다. 이후 한국인과 결혼해 4살 된 딸을 둔 그는 지난해 2월 남편을 따라 광주로 이사 왔다. 광주에는 가족들과 친척 언니도 있어 안정감을 느꼈다.

간호학 학위를 취득한 후 수술실에서 일하기로 결심한 김 씨는 “수술한 환자들이 위급한 상황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 매우 행복하다”며 “응급환자를 위해 무엇인가를 해 줄 수 있어 보람있다”고 말했다.

원하는 직장에서 하고 싶은 일을 시작했지만, 긴박한 상황에서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는 등 병원에서 적응하는 건 쉽지 않았다. 하지만 베트남어, 영어,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김 씨는 외국인 환자들이 내원했을 때 소통하며 빠른 진찰을 도왔다. 지금은 가족같은 동료들과 함께 의지하며 힘든 점도 이겨나가고 있다.

“한국에서 50대까지 간호사 일을 하면서 공부도 많이 하고 경력도 쌓을 거예요. 베트남에 가게 되면 대학 교수가 돼 제가 배웠던 한국의 발전된 의료 지식을 가르치고 간호사를 양성하고 싶습니다. 해외 유학을 오는 베트남 사람들이 더 많아져서 한국과 베트남의 간호산업이 더욱 발전하면 좋겠어요.”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한국에 왔지만, 좋아하는 직업과 행복한 가정을 얻었다는 김 씨는 병원 동료들처럼 깊은 의학 지식과 따뜻함을 지닌 성실하고 좋은 간호사가 되고 싶다고 했다.
/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

#광주 #전남 #광주일보 #베트남 #간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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