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결 뒤 요동치는 삼성 노조 판도… 세 불린 DX 노조 “연봉체결 미뤄라”
초기업노조, 과반노조 지위 위협

삼성전자 노사가 올해 임금협약을 타결하며 총파업 위기를 넘겼지만 부문간, 사업부간 보상 격차에 따른 내홍이 가라앉지 않으면서 기존 3개 노조 판도가 출렁이고 있다. 성과급 배분에서 소외된 완제품(DX) 중심의 제3노조인 삼성전자노동조합동행(동행노조)은 조합원 수를 1만9000명대로 늘리며 본격적인 세 과시에 나선 반면 사측과의 협상을 주도한 반도체(DS) 기반 초기업노조는 조합원 연쇄 이탈로 과반노조 지위를 위협받는 상황에 놓였다.
동행노조는 오는 10일부터 ‘동행 유니온 캠페인’ 활동을 시작한다고 31일 밝혔다. 노조 측은 “회사가 먼저 신뢰를 깼다. 이런 상황에서 애사심을 기대한다는 건 대단히 잘못된 것”이라며 “강력하고도 합법적인 조합 활동의 서막을 열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캠페인 방식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메신저 메시지를 활용한 항의, 공동 집결 기자회견 등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행노조는 앞서 전영현 대표이사 부회장, 노태문 대표이사 사장을 수신인으로 ‘연봉계약 체결 절차 유예 요청 건’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냈다. 동행노조가 제기한 노사 잠정합의안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 판단이 내려지기 전까지 연봉계약 체결 절차를 멈춰달라는 내용이다. 이들은 “향후 예정된 연봉계약 체결 절차 역시 법적 불확실성에서 자유롭지 않으며 강행 시 법적·경영적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고 사측을 압박했다. 동행노조는 초기업노조가 주도하는 공동교섭단에 참여했다가 노사 잠정합의 전 탈퇴했으며, 조합원 찬반 투표 과정에서 배제됐다.
동행노조는 5월 초까지만 해도 조합원 수가 2000명대에 머물렀지만 철저히 반도체 부문 중심으로 만들어진 성과급 잠정합의안에 대한 불만이 폭발하면서 이날 기준 1만9496명으로 8배가량 늘었다. 2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과 합하면 DX 기반 조합원 수가 4만명까지 불어난 것이다. 전삼노와 동행노조는 오는 4일 DX 부문 피플팀장 부사장과 면담을 갖고 보상 격차에 대한 대책을 요구할 방침이다.
DS 기반의 초기업노조는 DX 소속 조합원들의 이탈 행렬로 7만6000명까지 늘었던 조합원 수가 현재 6만6000명대로 떨어졌다. 과반노조를 유지하려면 전체 임직원의 절반 수준인 6만4500명 안팎의 규모를 유지해야 하는데 그 선을 위협받고 있다. 업계에선 DX 중심 이탈이 이어져 과반 지위를 상실할 수 있다는 전망과 함께 이미 노사가 합의문에 서명했고 DS 부문 입장에선 가시적 성과를 냈다는 점에서 과반 유지는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동시에 나온다.
권지혜 이주은 기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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