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 회동 앞두고 엇갈린 기대... "전망 밝지 않다"

곽우신 2024. 10. 21.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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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안에서 갈라진 목소리... "국민 눈높이 맞게" vs. "대통령 인정 안 하는 건가"

[곽우신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의 면담이 예정된 당일, 당내 엇갈린 기대가 공개적으로 터져 나왔다. 김건희 여사와 관련해 '공개 활동중단·인적 쇄신·진상 규명'으로 압축되는 이른바 '3대 요구안'을 두고 당내 명확한 온도차가 재확인된 셈이다. 언론 인터뷰에 나서는 당내 인사들은 물론이고, 당 지도부 안에서도 엇박자가 나며 불협화음이 계속되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지지하는 것이 부끄럽지 않게 하겠다"

한동훈 대표는 이날 모두발언에서 회동에 대해서는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대신 "명태균씨라는 분이 계속 일종의 살라미식으로 하나둘씩 던져놓고 있다"라며 "그래서 마치 보수 정당이 그 사람의 말에 휘둘리는 것처럼 오해하실 수도 있을 것 같다"라고 언급했다.

한 대표는 "제가 분명히 말씀드린다. 지금의 국민의힘은 그런 정치 브로커의 말에 휘둘리지 않고 현혹되지 않는다"라며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것이 부끄럽지 않게 하겠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나 김건희 여사를 직접 호명하지는 않았지만, 명태균씨 관련 의혹은 결국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으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한 셈이다.

대표적인 '친한계'로 분류되는 장동혁 국민의힘 수석최고위원은 "오늘 제 발언은 생략하겠다"라며 "대신 오늘 대통령과 우리 한동훈 대표의 면담에서 의미 있는 성과가 있었다는 기사로 채워지기를 기대하겠다"라고 말했다. '성과'를 강조한다는 것은 즉 한 대표의 요구를 윤 대통령이 어느 정도 수용해야 한다는 맥락으로 풀이된다.

역시나 대표적인 '친한계' 스피커로 꼽히는 김종혁 최고위원도 "민주당이 이런 폭거를 아무렇지도 않게 자행할 수 있는 것은 김건희 여사를 앞세우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의 이런 반민주 폭거에 우리 당과 지지자들이 당당하게 맞설 수 있도록 김여사 논란에 대해서 근본적인 대책이 나와주기를 간곡히 바란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친윤 "건설적인 대화 기대" "3김 특검 받아내라"

'친윤계'로 꼽히는 인요한 최고위원은 "허심탄회한, 건설적인 좋은 대화를 저도 역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장동혁 수석 최고위원의 발언을 이어 받아서 한 언급이었지만, 요구를 관철해서 얻어낼 '성과'가 아니라 '건설적이고 좋은' 대화여야 한다는 데서 미묘하게 뉘앙스가 다르다.

김민전 최고위원은 "한 대표께서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시면 김건희 특검을 받아들이는 대신 '김정숙 그리고 김혜경 여사에 대한 특검을 하자'라고 하는 제안을 해주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과거 자신이 주창했던 '3김 특검'을 다시 꺼내든 것이다. 김건희 여사뿐만 아니라 문재인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정숙 여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 여사까지, 세 명의 여사를 모두 특별검찰 대상에 포함하자는 구상이다.

김 최고위원은 "오늘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의 대화가 있다. 여야가 모두 주목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든다"라며 "특히 야당 의원들의 여러 가지 주문이 쏟아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모두 발언을 4부를 복사해 가라'라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서 '김건희가 죽어야 한동훈이 산다. 김건희가 살면 한동훈이 죽는다'라고 하는 이해할 수 없는 발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발언이 쏟아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 등을 포함해 야권에서 연일 한 대표에게 '강공'을 요구하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이어 김정숙 여사의 '타지마할 순방' 관련 의혹과 김혜경 여사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재차 거론하며 불을 붙였다.

한편,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이날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늘 면담 후 한동훈 대표가 직접 브리핑에 나설 것인지 기자들이 묻자 "아직 정해진 바는 없다"라고 말을 아꼈다. 브리핑 시점에 대해서도 "아직 모르겠다. 언제 끝날지도 잘 모르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김민전 최고위원이 소위 '3김 특검'을 재차 꺼내든 것에 대해서는 "사전 논의는 없었던 상황"이라며 "김민전 최고위원의 개인적인 의견으로 말씀하신 것으로 이해한다"라고 거리를 뒀다.

"대통령께서 못 받으실 것 아냐" vs. "결론 내리기 어렵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용산 대통령실에서 아무래도 오늘 면담을 끝으로, 예를 들면 가령 제2부속실 설치 정도의 의견만 나눈다면 저는 당연히 국민들께서 실망하실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지금 대표께서 말씀하시는 내용들이 단순히 대표만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보수언론의 매체들도 사설이나 이런 것을 보면 여러 차례 요구한 바고, 당내의 많은 의원들의 생각들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한동훈 대표에게 힘을 실어줬다. 한 대표의 요구를 "대통령께서도 못 받으실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도 말했다.

그는 "국민들 눈높이에 맞는 결과물이 당연히 도출이 돼야 된다"라면서, 김건희 여사가 직접 "의혹에 대한 진실을 말씀하시는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반면 김재원 최고위원은 KBS 라디오 '전격시사'와 한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해결할 수 있고 실제로 그런 방식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면 지금쯤 벌써 면담하기 훨씬 전에 여러 가지 방법의 조치가 있었겠다"라며 "그런데 아직 명태균 사태는 계속 진행 중이고, 또 야당의 공세는 계속 진행 중이고, 특검법은 이제 나올 것이고, 이런 상황에서 어떤 조치를 쉽게 결론을 내리기 좀 어려울 가능성도 많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회담의 성과에 대해 "전망이 크게 밝지 않다"라며 한동훈 대표가 어떤 요구를 할지 사실상 공개된 상황에서 대통령실이 숙고할 시간이 부족했다는 취지로 이야기했다.

당초 한동훈 대표는 윤 대통령과의 독대를 원했으나, 정진석 비서실장이 배석하는 것으로 변경됐다. '2:1' 회담 모양새가 취해지자, 한 대표 측에서는 당 대표 비서실장을 대동해 '2:2' 회담으로 수정 제안에 나섰으나 결국 이뤄지지 못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 과정을 지적하며 "대통령을 국가원수 내지 우리 당이 배출한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 아닌가"라고 직격했다.

"이것은 야당 대표도 통상 그렇게 잘 하지 않는 것 같은데 저는 그 얘기를 듣고 약간 좀 의아하게 생각했다"라며 "적어도 국가원수 내지 대통령으로서의 지위를 인정한다면 당연히 그렇게 해야 되고 대통령실은 당연히 그렇게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라고 용산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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