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체불 형량, 횡령범죄 수준 상향 검토…“구조적 문제 뿌리 뽑겠다”

김성웅 2025. 9. 2. 15:02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노동부, 임금체불 근절 대책 발표
임금체불액, 지난해 최초 2조원 돌파
올해도 역대 최고액 가능성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1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에서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정부가 임금체불 범죄의 법정형을 횡령 등 재산 범죄형량 수준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사업주가 임금체불을 ‘막대한 경영상 비용’으로 인식하게끔 유도해, 체불범죄의 구조적 요인을 뿌리 뽑겠다는 목적이다.

고용노동부는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범정부 임금체불 근절 추진 TF’를 개최하고 이같이 밝혔다. 노동부는 임금체불 근절을 위한 목표와 이를 달성하기 위한 종합적 방안을 논의하고 ‘임금체불 근절 대책’을 발표했다.

임금체불액은 지난해 처음 2조원을 돌파했다. 올해도 경기둔화와 함께 산업구조적 요인, 현장의 무책임한 인식이 더해져 상반기 체불액은 전년에 비해 5.5% 늘어는 1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노동부는 범정부 대책을 통해 정부 임기 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임금체불의 실질적 감축을 달성하는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노동부 관계자는 “임금체불이 발생하기 쉬운 산업구조 요인을 개선할 것”이라며 “사업주가 체불행위를 통해 얻는 이득을 상회하는 막대한 경영상 비용이자 도덕적 지탄을 받는 행위로 인식할 수 있도록 정책수단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1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에서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솜방망이 처벌 지적…체불범죄 형량 대폭 상향

그동안 임금체불 범죄는 적발돼도 벌금이 체불액의 30% 미만에 그치는 경우가 다수였다. 이에 사업주는 임금을 체불해도 큰 불이익이 없다고 느껴 다시 체불을 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어 제재의 실효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돼 왔다.

노동부는 사업주가 임금체불을 ‘막대한 경영상 비용’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체불범죄의 법정형을 재산 범죄형량 수준으로 상향할 방침이다. 이 조치가 시행되면 임금체불 범죄 형량은 기존 최대 ‘3년 이하 징역’에서 ‘5년 이하 징역’으로 늘어난다.

노동부는 관련 기관과 협의해 실효적 구형·양형기준을 설정해 나갈 계획이다.

노동부는 임금체불 사업주의 명단공개 대상을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 명단공개 대상은 ‘3년 이내 2회 유죄’였지만 앞으로 ‘1회 유죄’도 명단이 공개된다.

명단공개에도 불구하고 다시 체불을 하는 사업주에 대해서는 ▲반의사불절 적용 제외 ▲과징금 부과 ▲징벌적 손해배상 ▲출국금지 등을 병행하는 방안도 구체화할 예정이다.

고액 임금체불 등 악의적 체불은 체불행위가 1회라도 체불임금을 청산하기 전까지는 정책자금 융자, 공공 보조·지원사업 참여 등 공공재정 투입을 제한한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1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에서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임금체불 예방감독 확대…자발적 준법 유도 ‘당근책’도

노동부는 임금체불 특화 예방감독을 늘리고, 관계부처·지방자치단체 등과 합동 점검을 시행해 단속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먼저, 숨어있는 체불의 선제적 청산을 위해 하반기 근로감독을 기존 1만5000개소에서 2만7000개소로 대폭 늘린다.

노동부는 올해 체불청산율 달성을 87%로 정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추석 전 체불 집중청산 지도기간을 운영해 사업주 융자 및 대지급금의 지급범위를 확대할 것”이라며 “체불 사업주가 정부 지원에 숨어 책임을 회피하는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변제금 회수율 제고를 위해 회수전담센터 설치 및 국세와 같은 강제징수 절차 도입을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상습체불사업주 근절법’이라 불리는 개정 ‘근로기준법’이 오는 10월 23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노동부는 신용제재 등 경제적 제재를 강화하는 새로운 제도가 효능감 있게 시행될 수 있도록 하고 법 시행 후 제재 사례 등을 널리 알려 체불행위에 대한 경각심을 제고할 계획이다.

사업주의 자발적 준법 노력이 이어질 수 있도록 당근책도 마련됐다.

노동부는 다양한 업종이나 규모별 협회 등이 모범 사업중을 발굴해 포상하는 등 체불근절 동기를 유도할 방침이다. 또 채용플랫폼 등과 협업해 구직자가 체불 등 노동법 위반 사실이 없는 사업장을 선별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내용도 추진 중이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임금체불은 노동자와 그 가족의 생계를 위협하는 임금절도이자 심각한 범죄”라며 “노동존중사회로 가는 첫걸음이자 기초노동질서 확립을 위한 초석이 임금체불을 근절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이번 대책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체불 데이터 관리체계를 선진화해 TF에서 지속적으로 대책 성과를 점검할 것”이라며 “필요시 반의사불벌죄 개선 등을 포함한 더욱 강력한 방안을 마련해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