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미라 옆 의문의 흰색 물질…20년 만에 밝혀낸 정체 깜짝
중국 과학자들이 신장위구르자치구 사막에서 미라와 함께 묻힌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치즈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2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과학원, 베이징대 제3병원 등 연구진은 신장 남부 타림 분지의 샤오허 묘지에서 미라 목 주변에 흩어져있는 약 3500년 전 청동기 시대 유제품 샘플을 발견했다. 이 샘플에선 염소와 발효 미생물의 디옥시리보핵산(DNA)이 나왔으며 관련 내용은 지난 25일 국제 학술지 '셀'에 실렸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샤오허 사람들이 스텝(steppe: 풀만 무성한 평원) 문화에서 동물 사육을 적극적으로 도입했고, 관련 발효 유제품인 케피르(kefir) 치즈가 샤오허 문화의 중요한 부분이 된 이후 동아시아 내륙으로 퍼져나간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이어 자신들이 분석한 유제품 샘플 3개을 분석한 결과 케피르 치즈로 확인됐다며 "반추동물 우유, 유산균, 효모균에서 나오는 단백질이 풍부하게 들어있었다"고 했다. 케피르 치즈는 염소, 양, 소의 젖을 발효시켜 만든 유제품이다.
연구진은 또 케피르 치즈 생산 과정에서 유당 성분이 많이 감소해 유전적으로 유당불내증이 있는 샤오허족이 유제품을 섭취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케피르 치즈를 만든 것은 원유의 유통기한을 연장할 뿐 아니라 유당으로 인한 위장 장애를 완화하는 조치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이번 발견의 의의에 대해 '케피르 문화'가 청동기 시대부터 신장 지역에 존재해왔다는 가설을 뒷받침해 발효 우유 음료가 오로지 현재의 러시아인 북코카서스 지역에서만 기원했다는 오랜 믿음에 도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20년 전 고고학자들이 샤오허 미라 머리와 목 주변에 묻어있는 의문의 흰색 물질을 발견했을 때 일종의 발효 유제품일 수 있다는 추측이 나왔지만 정확히 무엇인지는 밝혀내지 못했다면서 고대 DNA 분석의 발전 덕에 이번에 그 의문을 풀었다고 했다.
연구진은 "유제품을 조사함으로써 우리는 고대 인류의 생활과 그들의 세상과의 교류에 대한 더 명확한 그림을 얻었다"고 말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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