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탁 치니 억’ 박처원 등 고문 경찰 5명 서훈 취소 검토

조민아 2026. 4. 9.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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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1980년대 서울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고문 수사를 주도한 박처원 전 치안감을 비롯한 전직 경찰관 5명의 서훈 취소 여부를 검토 중이다.

박 전 치안감과 윤재호 전 총경, 김수현·백남은 전 경정, '고문 기술자' 이근안 전 경감이 받은 서훈 및 표창은 총 42건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청은 이들이 받은 서훈 조치 계획에 대해 "정부포상 수여 일시 및 공적 내용 등을 바탕으로 세부 자료를 확보해 취소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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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안까지 5명 서훈·표창 모두 42건
전수조사에 진화위 자료도 검토
1999년 이근안 전 경감에게 도피를 지시한 박처원 전 치안감이 서울 옥수동의 아파트 베란다에 나온 모습이 카메라에 잡힌 모습. 국민일보DB, YTN 화면 촬영

경찰이 1980년대 서울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고문 수사를 주도한 박처원 전 치안감을 비롯한 전직 경찰관 5명의 서훈 취소 여부를 검토 중이다. 박 전 치안감과 윤재호 전 총경, 김수현·백남은 전 경정, ‘고문 기술자’ 이근안 전 경감이 받은 서훈 및 표창은 총 42건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현재까지 취소된 서훈은 이근안이 받은 훈장 단 1건에 불과하다.

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이들 5명의 훈·포장 및 표창 내역에 따르면 박처원은 홍조근정훈장 등 7건의 훈·포장을 받았다. 그는 남영동 대공분실 총책임자로,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당시 “(조사관이)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궤변을 남겼다.

당시 대공수사1과장이었던 윤재호는 녹조근정훈장 등 훈장 2개를 받았다. 김수현(2건), 백남은(2건), 이근안(1건)도 각각 훈·포장을 받았는데, 이 가운데 이근안의 옥조근정훈장만 2006년 3월 취소됐다. 대통령·국무총리·내무부·국방부장관 표창의 경우 박처원이 8건, 이근안 6건, 윤재호가 5건, 백남은 5건, 김수현 4건이 남아있다. 이 중 상당수는 ‘간첩 검거’ 공적에 따른 것이었다.

경찰청은 이들이 받은 서훈 조치 계획에 대해 “정부포상 수여 일시 및 공적 내용 등을 바탕으로 세부 자료를 확보해 취소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청은 지난달부터 경찰관에게 수여된 훈·포장과 표창 등 7만여 건을 전수조사하고 있다. 현재 조사는 대상자 선별과 서훈 취소 입증에 필요한 자료를 확보하는 단계다.

경찰은 과거 서훈 관련 자료가 없을 경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화위) 등의 기록을 폭넓게 검토하는 방침도 세운 것으로 파악됐다. 이 의원실이 제출받은 ‘정부포상 전수조사 상세 계획안’에 따르면 경찰은 자료 망실 시 대안으로 내부 재심 무죄 사건 자료, 범죄·징계 내역 뿐 아니라 진화위 등 타 기관 자료도 다각적으로 검토하여 점검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경찰은 과거 고문 사건 등에 개입해 재판을 받은 경찰 관계자를 진화위 등 조사 보고서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과거 독재정권 하에서 고문 수사나 국가폭력 피해자의 재심 무죄 판결 관련 자료나 진화위가 보관 중인 자료를 조사에 참고하겠다는 것이다.

서훈 취소 대상자는 상훈법에 따라 기준을 세웠다. 상훈법 제8조에 따르면 서훈 공적이 거짓으로 밝혀진 경우, 국가안전에 관한 죄를 범한 사람으로서 형을 받았거나 적대 지역으로 도피한 경우, 사형·무기 또는 1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의 형을 선고받고 그 형이 확정된 경우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서훈을 취소할 수 있다. 경찰은 과거 간첩 사건 등에서 재심 결과 무죄가 난 사건일 경우 담당 경찰관의 공적을 거짓 공적으로 보고 취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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