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부터 군인, 노인까지! 세대를 아우른 ‘뽀빠이 아저씨’의 아름다운 퇴장

뽀빠이 아저씨로 기억해 주세요!

수십 년 동안 어린이들의 친구였고, 군 장병들의 형님이었으며, 노년층에게는 따뜻한 이웃이 되어주었던 방송인 이상용이 5월 9일 별세했다. 향년 81세. 한 시대를 풍미한 '국민 MC'의 갑작스러운 별세 소식은 세대를 막론하고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리고 있다.

KBS <모이자 노래하자>

이상용은 1975년 KBS 어린이 프로그램 <모이자 노래하자>의 MC로 활동하며 유명세를 얻기 시작했다. 이 프로그램은 어린이 참가자들이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고 이야기를 나누는 형식의 프로그램으로 여기서 그는 특유의 유쾌하고 명랑한 말투, 건강미를 자랑하며 어린이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미국 만화 캐릭터 ‘뽀빠이’에서 따온 ‘뽀빠이 아저씨’라는 애칭은 방송 내내 그를 대표하는 이미지로 자리잡았고, 그는 이후에도 줄곧 이 별명으로 불리며 활동했다.

MBC <우정의 무대>

ROTC 장교 출신으로 전방에서 제대로 군 생활을 한 그는 이번엔 장병들의 든든한 응원군이 된다. 1989년부터 전국 각지 군부대를 직접 방문해 군 장병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만들어 간 MBC 병영 프로그램 <우정의 무대>는 이상용을 ‘장병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MC’로 각인되게 했다. “뒤에 계신 분이 어머니 맞습니까?” “네! 제 어머니가 확실합니다!”라는 말만 들어도 눈물을 쏟았다는 말들이 넘쳐나며 <우정의 무대>는 오래도록 시청자들에게 위로와 감동을 주는 프로그램이었다.

MBC <아름다운 인생>

공금횡령이라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잠시 방송을 떠났던 이상용은 MBC <아름다운 인생>(1999)로 다시 시청자들과 소통한다. 노인과 실버 세대를 위한 이 프로그램을 통해 그는 사회에서 종종 소외되기 쉬운 노년층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함께 나이 들어가는 사회’에 대해 따뜻한 시선을 전했다. 이 프로그램은 ‘나이 들수록 더 빛나는 인생’이라는 메시지를 중심에 두고, 다양한 삶의 지혜를 나누는 장으로 자리 잡았다. 그는 진행자로서 단순히 사연을 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 또한 ‘노년을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 진정성 있게 참여했다. 직접 노래를 부르고 때로는 춤을 추며 프로그램을 이끌었다. 이 같은 방식은 그만이 할 수 있었던 공감의 언어였다.

MBC <우정의 무대>

그의 방송은 언제나 진심이 있었다. 2000년대 초반, 방송계의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며 ‘연예 오락 중심’으로 흐를 때도 그는 사람 냄새 나는 방송을 고수했다. 어린이의 친구, 군인의 동반자, 노인의 이웃으로서 살아온 그의 삶은 사람을 향한 존중과 공감의 철학으로 빛났다. 이제 그는 무대 뒤로 퇴장했지만, 그의 유쾌한 목소리, 진심 어린 진행, 그리고 따뜻한 눈빛은 여전히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선명하다.

나우무비 에디터 김무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