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용산서장·용산소방서장 조사 뒤 귀가… 1차 소환 마무리(종합)
희생자, 유족들에 재차 고개 숙여
최성범 서장 13시간 만 조사 끝나
[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총경)이 11시간 넘게 조사를 받은 뒤 귀가했다.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은 13시간여 만에 청사를 나와 돌아갔다.
이태원 참사를 수사하는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21일 오전 9시부터 이 전 서장을 불러 조사했다. 이 전 서장에 대한 소환은 참사 발생 24일, 특수본이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입건한 지 16일 만 처음이었다. 조사는 자정께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으나, 예상보다 이른 시간인 오후 8시20분께 종료됐다.
이 전 서장은 조사 뒤 취재진에 "성실히 사실대로 조사에 응했다"고 했다. 그는 국민에게 할 말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정말 고인과 유족분들에게 끝까지 평생토록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고 했다. 이 전 서장은 앞서 특수본에 출석하면서도 "경찰서장으로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며 "평생 죄인의 심정으로 살겠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이 전 서장은 핼러윈 기간 인파사고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는데도 사전 조치를 하지 않고 참사가 발생한 지 50분 뒤에야 현장에 도착해 늑장 대응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수본은 이 전 서장을 상대로 사고 현장에 뒤늦게 도착하고 경찰 지휘부에 보고를 지연한 경위가 무엇인지, 핼러윈 사전 대비는 어떻게 했는지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본은 이 전 서장이 참사 발생 직후 현장에 도착했다는 내용으로 상황보고서를 조작했다는 의혹, 용산서의 기동대 배치 요청을 둘러싼 사실관계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전 서장은 국회에서 "핼러윈 대비 안전대책차원에서 서울청에 기동대 투입을 요청했지만 인력 부족을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한 바 있다.
최 서장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조사를 받기 시작해 13시간여 만인 오후 11시를 넘겨 청사를 나섰다. 그는 사고 발생 뒤 대응 2단계 발령을 제때 하지 않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서울소방재난본부장이 대신 발령했고, 구조 활동에 몰두하느라 직접 하진 못했다"고 답했다. 또 당일 안전 근무조로서 지정된 근무 장소에 머물지 않은 의혹과 관련해선 "이태원 119 안전센터 차고지 밖에서 근무했다"며 "해밀톤 호텔 앞에서 고정 근무를 한다고 해도 사고 지점인 골목길 상황을 사전에 인식할 순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최 서장은 참사 직전 경찰의 공동대응 요청에도 출동하지 않고 사고 직후에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아 인명피해를 키운 혐의(업무상 과실치사상)를 받고 있다. 특수본은 이날 조사에서 최 서장이 경찰 공동대응 요청에 응하지 않는 등 현장 상황을 적절하게 판단하지 못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참사 당일 대응 조처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수본은 최 서장을 상대로 수십 명이 심정지 상태로 심폐소생술(CPR)을 받고 있는데도 신속하게 대응 2단계를 발령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용산소방서가 핼러윈을 앞두고 작성한 '2022년 핼러윈 데이 소방안전대책' 문건을 토대로 사고 당일 안전 근무조가 근무 장소를 준수했는지도 확인했다고 한다.
이날 이 전 서장과 최 서장의 소환은 특수본이 수사 초기 입건한 피의자 6명에 대한 1차 조사의 마침표 성격이었다. 특수본은 지난 14일 증거인멸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용산서 전 정보과장(경정)을, 19일에는 업무상 과실치사상, 직무유기 등 혐의를 각각 받는 박희영 용산구청장과 류미진 전 서울청 인사교육과장(총경)을 불러 조사했다. 수사를 받다가 지난 11일 숨진 정모 전 용산서 정보계장에 대해서는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하기로 했다.
특수본은 입건한 주요 피의자들을 이번 주 다시 불러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이 전 서장도 이날 조사가 비교적 일찍 끝남에 따라 이주 재소환될 가능성이 있다. 특수본은 주요 피의자들의 진술을 분석해 구속영장 신청 등 신병처리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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