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
[김삼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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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숙명여자대학교에서 '친일인명사전 발간 보고대회'가 열릴 예정이었지만 숙명아트센터가 측의 안전 문제로 대관 계약을 일방 취소하자 참석자들이 백범 김구 선생 묘소로 장소가 변경하여 묘소로 이동하고 있다. |
| ⓒ 유성호 |
이승만 정권에서 반민특위가 해체되고 그 후 군사정권은 친일세력이거나 그 후손들이 많이 참여해서인지, 제대로 청산하지 못하던 중 노무현 정부에 이르러 '친일진상규명특별법'이 제정되고,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구성되었다.
친일파 당사자들은 이미 대부분 사망했기 때문에 그들의 친일행위에 대해서 기록으로 남길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를 위해 일찍부터 나선 것이 민족문제연구소이다. 연구소는 친일파에 의해 와해된 반민특위 정신을 계승하고, 친일문제연구에 평생을 바친 임종국 선생의 유지를 잇고자 1991년에 설립되었다.
연구소는 출범 이래 친일파 관련 문헌자료 수집을 시작했고, 1991년 말 학자·전문가 등 150여 명으로 편찬위원회를 구성하였으며, 각 분야별 전문가 180여 명이 집필위원으로 선정되었다.
편찬위원회는 객관성과 공정성을 갖추기 위해 노력했다. 먼저 일제강점기의 공문서·신문·잡지 등 3천여 종의 문헌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했다. 이를 토대로 약 250만 건의 인물 정보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고 5천여 명의 친일혐의자 모집단을 추출하여 20여 개의 전문분과회의에서 심의를 거쳤으며 자문위원회의 최종 자문을 받아 선정했다.
사전발간 비용은 민족문제연구소 5천여 회원과 3만여 명의 시민들이 보낸 7억 원이 넘는 성금으로 충당했다. 수록대상자의 선정은 주관적 평가나 판단을 피하고 자료에 기초한 객관적 사실만을 서술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서술 범위는 전 시기의 경력과 행적을 포함하되 (민족운동경력, 해방이후 경력·행적 포함), 일제강점기 친일경력과 행적을 중심으로 하였다.
이같은 원칙으로 일제강점기 친일파 4300여 명의 행적을 기록한 3천 쪽 분량의 <친일인명사전> 3권이 2009년 11월 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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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제 시절 식민지배에 협력한 인사들의 행적을 담은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 발간 국민보고대회'가 열린 8일 오후 서울 효창동 백범 김구 선생 묘소에서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 윤경로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장, 김병상 민족문제연구소 이사장(사진 왼쪽부터)이 백범 김구 선생 묘소에 '친일인명사전'을 헌정하고 있다. |
| ⓒ 유성호 |
발간사
'고백과 성찰'을 위한 기록 '친일인명사전'
돌이켜 보면 해방공간과 정부수립 직후 친일 행위자들의 역사적 죄과에 대해 책임을 묻지 못하게 되면서, 이들이 반성하고 자숙하기보다 오히려 권력의 최고 상층부로 도약하는 어처구니없는 결과를 빚고 말았습니다. 이로 인해 국가의 정통성은 심각하게 훼손되고, 최소한의 가치기준마저 무너지게 되었던 것입니다.
상식과 배치되는 퇴행적 현실은, 정의는 칼을 쥔 자의 것이며 역사는 언제나 권력자의 편이라는 자조적인 역사인식을 일반대중에게까지 확산시켰으며, 그 결과 우리사회는 잘못을 잘못으로 인식할 자정능력조차 상실하고 도덕적 불감증이 만연하는 실정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일본군 장교가 되고 총독부 관리를 지낸 것이 무슨 문제냐고 강변하고 오히려 자랑으로 삼는 비뚤어진 역사인식이 확대 재생산되고 있음이 부정하기 힘든 현실입니다.
<친일인명사전>은 이 같은 자조적인 역사인식과 역사 허무주의에 경종을 울리고 더욱 성숙하고 올곧은 역사의식과 가치관을 정립하는데 기여하고자 합니다. <친일인명사전>의 편찬 목적은 수록된 개개인에게 역사적 책임을 묻고 비난의 화살을 돌리려는 것이 아니라 과거 사실에 대한 정리와 역사화를 통해 우리 사회의 가치기준을 바로 세우고, 나아가 후대에 타산지석과 반면고사로 삼을 수 있는 역사의 교훈을 남기기 위한 데 있다는 점을 거듭 말씀 드립니다.
목적의 정당성에 걸맞게 위원회는 객관성과 엄정성을 갖추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수록기준과 수족대상자 확정에도 최대한 신중을 기하였습니까. 장시간에 걸친 폭압적인 지배하에 놓인 개개인의 삶을 쉽게 재단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덧붙이는 글 | [광복80주년명문100선]은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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