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산 채로 불탔다"…이스라엘 '민간인 살상' 충격 영상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세를 재개하고 레바논 침공을 확대하면서 민간인 피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인간방패 전술을 쓰고 있다고 항변하지만 잔혹행위를 멈추라는 국제사회의 비판 목소리가 높다.
15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이 지난 14일 가자지구 중부 데이르 알발라의 알 아크사 순교자 병원 부지를 공습하는 과정에서 피란민 텐트촌에 화재가 발생했다. 병원 뒤 텐트에 거주하던 피란민 히바 라디는 폭발음에 깼다며 지금까지 목격하고 겪은 것 중 "최악을 봤다"고 말했다.
BBC가 확보한 영상에는 사람 몸에 불이 붙은 모습이 담겼다. 다른 영상에서는 폭발로 인해 불덩어리가 하늘로 솟구치자 불을 끄기 위해 달려가는 사람들의 장면도 포착됐다.
또 다른 피란민 움 야세르 압델 하미드 다헤르는 "너무 많은 사람이 불타는 것을 보니 우리도 그들처럼 불에 탈 것 같은 느낌마저 들기 시작했다"고 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사진작가 아티아 다리위시는 사람들이 불타는 것을 보면서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며 충격이었고 마음이 무너져 내렸다고 말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번 공습으로 최소 4명이 숨지고 40명 이상이 다쳤다고 집계했다. 국경없는의사회(MSF)는 이보다 많은 5명이 사망하고 65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병원 주차장의 하마스 지휘 본부를 겨냥한 작전을 수행하다가 2차 폭발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이와 관련해 BBC에 "이스라엘 공습 이후 피란민들이 산 채로 불타오르는 것으로 보이는 영상은 매우 충격적"이라며 "우리는 이스라엘 정부에 우리의 우려를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은 민간인 사상자를 막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할 책임을 갖고 있다"며 "하마스가 민간인을 방패로 사용하기 위해 병원 근처에서 일한다 해도 여기에서 일어난 일은 끔찍하다"고 말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성명을 통해 공습을 받은 곳은 가자지구 북부 주민들에게 이주지로 안내된 곳이었다며 "가자지구에는 실제로 사람들이 갈 수 있는 안전한 곳이 없다"고 꼬집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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