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4대강 사업' 자화자찬? 이걸 보고도 그 말 나오나
[정수근 기자]
▲ 녹색의 강으로 변한 낙동강. 22조라는 천문학적인 국민 혈세를 투입해 4대강 사업을 한 결과가 이 모양이다. |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
변종 운하사업 아닌 진짜 4대강 살리는 사업했다면?
물·하천 운동 활동가인 필자는 만약 이명박 전 대통령이 변종 운하사업인 4대강 사업이 아닌 진짜 4대강 살리기를 했더라면 얼마나 추앙받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해보게 된다. 그 결과 "보수가 정말 일은 잘 한다" 하는 소리를 들으면서 정치적 헤게모니까지 얻을 수 있었을 거 같은데 말이다. 강에 가보면 진짜로 강을 살리는 방법들이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수질을 맑게 하고 홍수 같은 재해에도 안전한 강과 하천을 만드는 방법들이 있다는 것이다.
우선 22조가 넘는 천문학적 국민 혈세를 강을 파고 보를 막는 데 쓸 것이 아니라 진짜로 시급히 필요한 오염의 현장에다 썼다면 4대강의 수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었을 것이다.
강의 수질을 망치는 주범은 크게 점오염원과 비점오염원으로 나눌 수 있다. 점오염원은 특정할 수 있는 오염원으로 하수처리장이나 폐수처리장 같은 곳에서 들어오는 오염원을 말한다. 그런데 이렇게 오염원이 들어오는 길이 정해져 있어 특정할 수 있는 오염원들도 관리가 제대로 안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 대구 성서공단의 합류식 하수관거에서 빗물과 함께 턱을 넘어 낙동강으로 오수가 그대로 흘러들어가는 현장이다. |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
▲ 성서공단의 하수가 낙동강으로 그대로 흘러들어가는 충격 영상 대구 성서공단의 하수가 합류식 하수관거에서 비가 오면 관로를 넘어 낙동강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는 충격 영상이다. ⓒ 낙동강 수근수근TV |
우수와 오수를 분리해서 관로를 만들어야 했는데 초기 비용이 많이 들어서 오래전에 지어진 대도시들은 우오수관이 합류식으로 되어 있는 곳이 많다. 대구도 마찬가지로 그 비율이 50%를 넘는다.
▲ 초기 우수가 강으로 유입돼 시커먼 오수가 그대로 흘러가고 있다. |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
즉 비가 내리면 각종 오염원의 칵테일인 그 초기 우수를 따로 모아서 저장해두었다가 그것을 하수처리장으로 보내 처리해서 하천으로 내보내면 된다. 이런 방법도 하수관 말단에 큰 저류지가 있어야 해서 비용이 많이 든다. 이런 데 천문학적인 혈세가 쓰여야 했던 것이다.
이렇게 점오염원과 비점오염원만 관리되면 4대강의 수질을 획기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시급하고도 중요한 곳에 예산을 쓰지 않고 멀쩡한 강바닥을 파고 강을 강을 막는 데다 천문학적인 혈세를 쏟아부은 것이다.
▲ 이철우 경북지사의 초청으로 경북도청 화공특강에서 강연하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 |
ⓒ 조정훈 |
화물수송도 유럽은 강이 여러 나라를 거쳐 흐르고, 운하의 역사가 길기 때문에 굳이 도로를 더 건설하기보다는 운하를 이용해 배로 화물을 수송한 것이지 우리처럼 좁은 국토에서 이미 고속도로가 잘 되어 있는데 굳이 운하를 만들어 놓아도 그것을 이용할 화주가 없다는 것이다.
이미 만들어 놓은 경인운하가 텅텅 비어 있다는 사실로도 이명박씨의 주장은 충분히 반박이 가능하다. 현실이 이러한데 아직까지 운하 타령이나 하면서 변종 운하사업인 4대강 사업을 자신의 가장 큰 치적 중 하나라 자화자찬하는 모습을 보니 정말 안타깝다.
홍수에도 강하고, 수질도 개선되는... 방법은 있었다
그 천문학적 비용으로 변종 운하사업을 할 것이 아니라 4대강에서도 지대가 낮아 홍수에 취약한 곳이 있는데 그곳들을 일괄 매입했다면 어땠을까. 그래서 강의 영역으로 즉 홍수터 같은 것으로 만들었으면 홍수로 큰물이 들어왔을 때 그 저류지에 물을 일정량 받아놓아 홍수 피해도 줄이고 저류지가 큰 습지 역할을 해 수질도 개선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 경남 남지의 칠서취수장 앞의 심각한 녹조. 이런 녹조물을 정수해서 수돗물을 만드니 수돗물에서 녹조 독이 나올 수밖에. 그에 따라서 영남인들은 먹는 물 불안까지 안고 살 수밖에 없다. |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
즉 낙동강 주변 영남인들은 수돗물 불안에 먹거리 불안, 설상가상 일상적으로 마시는 공기 불안까지 안고 있는데 이런 현실을 무시하고 이명박씨는 도대체 무슨 망발을 하고 있는지 모를 일이다. 보수가 일색인 영남의 정치지형 덕분에 큰 비난을 피해가고 있지만 이건 집단소송을 당해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일진데 그의 용기가 참으로 부러울 지경이다.
4대강 사업으로 죽어간 그 수많은 강의 생명들과 4대강 사업 결과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는 주민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그는 명심해야 한다. 자신이 행한 최악의 정책을 가장 잘한 사업으로 자화자찬하는 그런 망발은 더 이상 지양하시고 자숙하시길 충심으로 조언해본다. 집단소송으로 그 많은 재산을 날리지 않으려면 말이다.
덧붙이는 글 |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활동가로 4대강 공사가 시작될 당시인 2009년부터 낙동강을 다니면서 4대강 사업 현장을 기록하고 현재까지 4대강 사업으로 인한 심각한 폐해를 고발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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