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질문에 교사는 AI 쳐다봤다…교육청 '교사 비하영상' 논란

장구슬 2025. 11. 18.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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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교육청의 ‘하이러닝’ 홍보 영상에서 ‘하이러닝 AI’가 교사의 행동을 분석해 학생들에게 설명하는 장면. 사진 경기도교육청 유튜브 캡처

경기도교육청이 최근 공개한 인공지능(AI) 기반 교수학습 플랫폼 ‘하이러닝’ 홍보영상이 교사를 비하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도교육청은 영상을 비공개처리하고 사과했다.

도교육청은 지난 14일 유튜브 채널에 교사의 국어 과목 서·논술형 시험 채점을 돕는 AI 서·논술형 평가 시스템을 소개하는 홍보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는 ‘하이러닝 AI’라고 적힌 머리띠를 찬 여성이 오답에 대한 학생들의 이의 제기에 교사를 대신해 설명하는 장면이 담겼다.

영상에서 윤동주의 시를 다룬 시험 문제에 대해 학생이 “왜 틀렸느냐”며 질문하자 교사는 AI를 쳐다봤고 AI는 대신 답을 했다. 이어 교사는 “AI가 채점을 도와준 거니까 너희들 할 말 없지”라며 학생들의 이의를 제지했다.

AI가 교사의 행동을 분석해 설명하는 장면도 문제가 됐다. 교사가 학생들을 격려하자 AI는 “빈말입니다. 동공이 흔들리고 음성에 진심이 담겨있지 않았습니다”라고 해석했다.

또 쉬는 시간에 회의가 있으니 궁금한 점이 있다면 점심 이후 찾아오라는 교사의 말에 대해선 “거짓말입니다. 평소 이 시간에는 화장실을 이용하는 시간입니다”라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웃었다.
경기도교육청의 ‘하이러닝’ 홍보 영상에서 ‘하이러닝 AI’가 교사 대신 학생 질문에 답변하는 장면. 사진 경기도교육청 유튜브 캡처


“교사 AI 부속품 묘사” 교원단체 반발…도교육청, 영상 비공개·사과

교원 단체들은 해당 영상이 교사를 AI의 부속품처럼 묘사했으며 교육 활동을 희화화했다고 지적했다.

전국중등교사노동조합은 지난 16일 성명을 내고 “교사와 학생의 상호작용을 우스꽝스럽게 왜곡해 표현하고 교육활동을 폄훼했다”며 “AI 기술을 강조한다는 명분 아래 교사를 무능하거나 무책임한 존재로 그렸다”고 유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공식 사과 및 재발 방지 입장 발표 ▶향후 홍보·정책 콘텐트 기획·제작 시 교원단체 또는 현장 교사로 이루어진 자문단 참여 의무화 ▶교사 배제적·교권 훼손적 홍보 방식 즉각 중단 등의 조치를 요구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는 “교사를 AI의 부속품처럼 묘사하고 교사와 교육 본질을 왜곡했으며 경시하는 태도를 드러냈다”고 비판했고 경기교사노동조합은 “단순한 연출 과잉을 넘어 현장 교사를 모독한 인권 침해”라고 지적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도교육청은 문제 된 영상을 비공개 처리하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도교육청은 지난 17일 입장문을 내고 “영상의 본래 의도는 교사의 업무 부담을 덜고 교육 현장을 지원하기 위함을 알리기 위한 것이었다”며 “취지와 달리 오해를 불어온 장면이 있어 영상을 비공개 처리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영상으로 인해 상처받았을 교사들께 깊이 사과드리고 이번 사안을 무겁게 받아들여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장구슬 기자 jang.gu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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