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헥터 비자레알사장, “한국은 중요한 시장?”. 내수 포기한 지 오래됐다.

조회 2162025. 4. 17. 수정
헥터 비자레알 한국GM 대표이사 사장

[엠투데이 이상원기자] 트럼프 대통령의 자동차 관세 부과로 GM(제너럴모터스)의 한국 철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사업장 경영진들이 "한국 철수는 절대 없다"며 진화에 나서고 있다.

부평과 창원공장 생산량의 90% 이상을 미국으로 수출하는 구조여서 미국향 수출 차량에 25%의 관세가 부과되면 생산량을 대폭 줄이거나 다른 대체 수출지를 찾거나, 이도 저도 안되면 공장 문을 닫고 철수하는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행히 아직은 GM본사 경영진이 한국시장에 대한 대응 조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오락가락 정책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 없어 일단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한국사업장 경영진도 본사의 입장과는 무관하게 "철수는 절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헥터 비자레알 GM 한국사업장 사장은 지난 16일 '더 뉴 에스컬레이드' 공개 행사에서 "GM은 한국을 중요한 전략 시장으로 인식하고 있고, 한국 고객들과 신뢰와 공감대를 공고히 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신차를 도입하고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헥터 사장은 "GM은 최적화된 포트폴리오를 통해 지속가능한 수익성과 상위권 시장 점유율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시장이 쉐보레나 캐딜락에 중요한 시장이기 때문에 앞으로 더 강화해 나가겠다는 얘기다. 하지만 적어도 한국 내수시장에 대한 GM의 생각은 헥터 비자레알 사장의 말과는 완전히 다르다.

올 1분기( 1-3월) GM한국사업장의 내수시장 판매는 겨우 2,711대에 그쳤다. 전년 같은기간에 비해 44.5%가 줄어든 것으로, 이 기간 GM 한국사업장 전체 판매비중의 3.8%에 불과한 수치다. 이 기간 글로벌 판매는 3.5% 감소한 7만1,273대, 해외 수출은 0.6% 줄어든 6만8,562대였다.

차종별로는 미국 수출을 주도하는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2,073대, 트레일블레이저가 501대, 미국산 수입차인 트래버스가 42대, 타호 31대, 시에라 39대, 콜로라도 픽업이 24대였다. 쉐보레나 캐딜락 판매딜러들이 거의 생존할 수 없는 판매량이다.

GM 한국사업장의 한국 내수시장 점유율은 2023년 8.28%에 2024년 4.97%, 그리고 2025년 1분기 3.8%로 갈수록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내수시장 연간 판매량은 겨우 2만4,800여대에 불과했다.

수치로 보면 GM은 판매 비중이 10% 미만으로 떨어진 2023년부터 이미 한국시장은 포기한 것이다.

한국지엠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신고한 2024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14조3,771억 원, 영업이익은 1조3,572억 원,  순이익은 2조2,077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역대 최고 기록이다.

하지만 지난해 한국시장을 위한 마케팅, 판촉 비용 등은 전년보다 절반 가량 삭감했다. 올해 역시 지난해보다 50% 가까이 줄였다.

GM차가 팔리지 않는 한국시장에 굳이 비용을 투입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신차 투입도 구색 맞추기 불과하다. 한국 소비자들이 원하는 신차 개발은 아예 없고 모두 연비 나쁘고 가격이 비싼 미국산 대형차들만 들여오고 있다.

그나마 연간 2만여대씩 팔리는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 후속모델도 출시 여부가 결정되지 않고 있다.

한국지엠 노조가 임단협때마다 가장 중요한 요구사항으로 향후 생산 신차 배정을 내거는 이유도 이같은 내수시장에서의 불확실성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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