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 까눌레 맛집 알고 보니 서핑·캠핑 성지 ...‘프라이데이무브먼트’ [그래도 오프라인]
“오늘도 다 팔렸나요?”
저녁 무렵 성수동 베이커리 카페에 들어갔다 실망하고 나오는 이들이 자주 목격된다. 이집 인기 상품 까눌레 얘기다. 까눌레란 우유, 계란, 밀가루, 바날라, 럼, 버터, 설탕 등을 섞은 반죽을 구운 프랑스 보르도 지방 전통 과자를 뜻한다. 이곳에서는 하루 최대 1500개를 직접 만들어 파는데 오후 시간대면 이미 ‘완판’이라 빈손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간판도 예사롭지 않다. ‘프라이데이무브먼트’. ‘금요일 오후부터 뭔가 활동을 해야 하는 집? 여행, 낚시, 캠핑 가나?’ 싶다.

아웃도어 옷도 팔고 서핑보드도 팔고 헬리녹스, 그립스와니 같은 캠핑 용품도 진열돼 있다. 그런데 또 한편에는 베이커리 카페가 있으니 눈은 제품을 보고 있지만 코는 빵과 커피 쪽으로 벌름거리게 되는 희한한 공간이다.
이곳 주인장은 강수훈, 유현주 부부.

Q. 다양한 이력이 눈길을 끈다. 어쩌다(?) 이런 일을 하고 있게 됐나.
지방대 경영학과를 다니다가 해외연수를 다녀와 자퇴했다. 어릴 때부터 다양한 운동을 많이 해서 자연스레 레저, 스포츠에 친숙했다. 아내와 만난 것도 클라이밍을 배우다가였을 정도다.
다만 성인이 됐으니 본격 사회 생활을 해야 해서 친한 사람들과 렌털 스튜디오 사업을 시작했다. 이때 스튜디오 대여 고객으로 온 많은 사진작가들을 알게 됐다. 이들은 후반 작업이 필요했는데 컴퓨터, 디자인 쪽으로 개인적으로 재능이 좀 있어 편집일을 주로 해주고, 사진가들을 위해 일감도 따주고 하면서 공간 사업, 콘텐츠 사업에 눈을 떴다.
세상에 호기심이 많아 짬이 될 때마다 ‘투잡’을 뛰기도 했는데 아웃도어 편집숍 MD, 커피숍 체인 사업도 해봤다. 다만 경영에는 큰 재능이 없었나보다. 카페는 3개까지 매장을 오픈하고 나서는 더 이상 진척이 없어 폐업했다. 그냥 ‘좋아하고 잘 하는 걸 하자’고 해서 만든 곳이 프라이데이무브먼트(2015년)다. 다양한 관심사, 취미를 한데 모은 ‘덕업일치’ 공간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Q. 이름에 남다른 뜻이 담긴 거 같던데.
문을 열 때 이름에 대해 오랜 고민이 있었다. 그동안 해왔던 일을 곰곰이 돌이켜봤다. 백패킹, 서핑, 심지어 주중에는 축구도 한다. 다만 취미와 일은 다르다. 일을 시작하는 이유 자체가 ‘좋아하는 걸 해보자’라는 것이라면 이런 생각을 좀 개방적으로 담을 이름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금요일에는 무언가 여가를 위해 떠나는 상상을 하며 이름을 만들었다. 짓고 보니 확장성이 무궁무진해서 마음에 든다. 이러다 골프가 좋아지면 골프숍으로, 자전거가 좋아지면 자전거숍으로 바꿀 수 있으니. 단! 후회하는 때도 있다. 대출 서류를 작성할 땐 상호명이 너무 길다 보니(웃음).
Q. 어떤 이들은 이 공간을 까눌레 맛집으로 알고 있던데.
아내가 베이커리, 카페 이런 아이템을 좋아하고 직접 개발, 제조하는 데도 능하다. ‘당일 제조, 안 팔리면 폐기’ 약속을 지금껏 지킬 정도로 장인 정신도 발휘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하나둘 입소문이 나면서 까눌레만 낱개로 하루에 1500개 가까이 팔리고 있다. 까눌레를 사러 왔다가 자연스레 다른 제품도 사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확실히 시너지 효과가 난다. 이제 기업 행사나 답례품, 개인 선물로도 인기가 있다보니까 카페만 따로 떼내어 입점해달라는 요청이 오기까지 한다.

써보고 좋은 것만 갖다놓고 손님들께 추천하다 보니 그렇게 됐다. 주관적이기는 하지만 마니아들끼리는 다들 보는 눈이 비슷하니 추천하면 대부분 좋아해줬다. 그렇게 7년 넘게 하다 보니 편집숍에 대한 신뢰가 쌓이는 듯하다. 일본 정통 캠핑 브랜드 ‘그립스와니’ 마더텐트는 110만원이 넘는데 한국에 들여오는 족족 1분 만에 완판 행진이다. 대기 고객 수만 300명이 넘을 정도로 인기다. 그러다 보니 일본 본사도 국내 총판권을 줬다. 7년 전부터 일본에 가서 빌다시피 요청했는데 마니아층에게 잘 파니까 2021년부터 국내 독점 판매권을 갖추게 됐다.


물론 재고 관리가 관건이긴 하다. 하지만 장점이 더 많다. 카페와 편집숍을 함께 하니 일단 복합문화공간으로 인식, 많은 이들이 쉬러 왔다가 다른 제품을 구매하는 사례가 많다. 또 제품 사러 왔다가 빵을 사가기도 한다. 겨울처럼 외출이 적을 때는 매장 방문자 수는 줄어드는 대신 겨울용 제품 객단가가 높다 보니 전체 매출은 빠지지 않는 식이다.
Q. 인터뷰하는 연재물 이름이 ‘그래도 오프라인’이다. 오프라인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긴 한데 어떻게 진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나.
어려운 질문이다. 하지만 분명 오프라인 사업엔 잠재력이 있다. 지난해부터 전문가들과 손잡고 온라인 사업도 병행하고 있긴 하지만 고객들은 직접 방문해 실물을 보면 구매 확정 속도나 구매 금액이 더 크다. 온라인은 목적 구매인 경우가 많지만 오프라인은 쇼핑 그 자체가 주는 남다른 즐거움이 있기 때문이다.
Q. 앞으로 회사를 어떻게 키울 건가.
여타 스타트업처럼 투자 유치를 어떻게 하는지 또 사업을 확장했을 때 지금과 같은 무드로 진행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확실한 사실은 지금 너무 재미있으니 조금 더 해보고 싶은 것들을 해볼 생각이다. 단기적으로 베이커리 확장을 계획 중이다. 더불어 해외 브랜드 수입도 더 많이 진행하려 한다. 장기적으로는 ‘프라이데이무브먼트’ 자체 인지도가 올라가고 있기에 이 간판 자체를 브랜드로 키워보고 싶다. 그동안 즐기면서 배웠던 경험을 살려 캠핑 용품과 서핑 용품 그리고 의류들을 개발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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