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최악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미니밴 전환?..디펜더와 차별화
랜드로버 3열 SUV 디스커버리가 향후 미니밴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크기와 가격대가 비슷한 디펜더와의 차별화를 통해 판매 간섭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6월 재규어랜드로버(JLR)는 ‘하우스 오브 브랜드’ 조직으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가장 큰 변화는 브랜드 세분화다. 재규어랜드로버라는 하나의 브랜드 안에서 재규어, 레인지로버, 디스커버리, 디펜더까지 4개로 나뉜다.
랜드로버 브랜드가 사라지는 건 아니다. 랜드로버는 전체 나무의 뿌리 역할을 하고, 레인지로버, 디스커버리, 디펜더까지 총 세 개의 줄기가 각기 다른 DNA를 가지고 뻗어나가는 형태다.
재규어랜드로버는 2026년까지 브랜드 전체에 걸쳐 4종의 순수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레인지로버는 올해 말 공식 데뷔를 앞두고 자사의 첫 전기차 레인지로버 일렉트릭에 대한 정보를 조금씩 공개하며 기대감을 부풀렸다. 이미 4만2000대 이상의 예약을 확보했다.
레인지로버는 레인지로버 일렉트릭에 이어 소폭 크기를 줄인 레인지로버 스포츠 일렉트릭까지 선보일 예정이다.
재규어랜드로버에서 나오는 세 번째 전기차는 디스커버리다. 다만, 디스커버리 전기차 출시 전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바로 디스커버리와 디펜더의 판매 간섭이다. 디펜더는 지난해 11만367대를 판매했다.
출시 8년째인 디스커버리는 같은 기간 1만6750대에 그쳤다. 재규어랜드로버 전체 판매량 가운데 비중이 4%까지 떨어졌다. 한 때 가장 인기있던 차량이 판매가 가장 저조한 최악의 차량이 된 것이다. 사실상 디펜더가 디스커버리 수요를 가져가면서 6배 더 판매됐다.
디스커버리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는 명확하다. 재규어랜드로버에서 가장 노후화된 판매 라인업이라서다. 현행 디스커버리는 2017년 처음 시판돼 어느새 출시 8년차를 맞았다. 디스커버리를 고려하던 소비자는 출시된지 3년째로 비교적 신형인 데다가 크기와 가격대가 비슷한 디펜더로 자연스럽게 옮겨갔다.
디스커버리·디펜더 마크 카메론 브랜드 매니징 디렉터는 "디스커버리가 디펜더와 차별화되야 판매가 살아날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는 “이번 개편을 통해 디스커버리 브랜드는 ‘가족 모험’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디스커버리 고유의 의미를 재창조하기 위해서는 정말 독특한 영역에 자리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스커버리 전기차는 곧 출시될 레인지로버 일렉트릭의 기반이 되는 랜드로버 MLA-플렉스 플랫폼을 사용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레인지로버는 이미 “첫 전기차는 최고의 성능과 고급스러움을 갖춘 진정한 레인지로버가 될 것”이라고 공약한 바 있다. 디스커버리의 첫 번째 전기차에도 이런 기대를 할 수 있다.
서동민 에디터 dm.seo@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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