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수술 후 되레 다리 절단할 판…철심 고통 청년에 'K의료 기적'
교통사고 후 현지에서 받은 수술에서 철심이 제대로 고정되지 않아 걸을 때마다 철심에 무릎을 찔렸던 아프리카 청년이 한국에서 수술을 받고 고통에서 벗어났다.
서울아산병원은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극심한 통증에 시달려온 시에라리온 청년 존 콘테(28)를 한국으로 초청해 이달 초 재건 수술과 재활치료를 성공적으로 시행했다고 27일 밝혔다. 콘테는 보행 능력을 무사히 회복해 최근 퇴원했다. 치료 관련 모든 비용은 아산사회복지재단과 서울아산병원에서 전액 지원했다.

콘테는 2022년 12월 교통사고를 당해 왼쪽 허벅지 뼈(대퇴골)에 큰 골절상을 입었다. 곧바로 현지 병원에서 허벅지부터 무릎까지 철심을 심는 수술이 진행됐다. 하지만 수술 후 나사가 부러지면서 철심이 움직이게 됐고, 빠져나온 철심으로 인해 걸을 때마다 무릎 통증이 극심해졌다. 진통제를 복용해도 소용없었다. 왼쪽 다리는 점점 짧아져 걸음걸이 불균형과 함께 보행은 더욱 힘들어졌다.
지난 5월 최종 엑스레이 검사를 했더니 허벅지 뼈가 붙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현지 의사는 철심이 무릎뼈(슬개골)를 계속 자극하면 무릎을 구부릴 수 없고 최악의 경우 다리를 절단해야 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 상태로 그가 걸을 수 있는 기간은 최대 1년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하지만 현지엔 그의 다리를 재건할 수 있는 병원이 없다. 시에라리온은 수도 프리타운마저도 의료기관이 부족하고 기본적인 의료 장비도 갖추고 있지 않다. 주민들은 여전히 민간요법 등에 의존하는 일이 많다.
콘테의 사정도 여의치 않았다. 어렸을 때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와 두 여동생 그리고 조카까지 돌봐야 하는 상황에서 그의 소득은 교회에서 전도사로 일하며 받는 소정의 사례비와 후원금이 전부였다. 이런 사정을 잘 아는 한국인 선교사가 수술이 가능한 병원을 수소문했고 서울아산병원에 해외 불우환자 초청 진료를 요청하게 됐다.
서울아산병원은 콘테의 상태를 검토한 뒤 치료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지난달 4일 한국에 도착했고, 이후 에볼라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3주의 격리 기간을 거쳤다. 지난달 27일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해 검사를 진행했다.
콘테의 진단명은 대퇴골 불유합 및 변형, 그리고 내고정물 돌출이었다. 주치의인 김지완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박혀 있는 철심을 빼고 어긋난 뼈를 일자로 맞춘 다음 철심으로 재고정하기로 수술을 계획했다. 아직 붙지 않은 허벅지 뼈에는 뼈 이식과 함께 작은 철심을 박아 고정하기로 했다.
김 교수는 교통사고 당시 상처 입은 왼쪽 발목 부위에 피부 이식을 진행하기 위해 성형외과 권진근 교수에게 협진을 요청했다. 마침내 지난달 3일 정형외과와 성형외과의 협진으로 대퇴골 재건과 피부 이식 수술은 총 7시간 끝에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콘테는 순조로운 회복세를 보이며 2주간의 재활치료까지 무사히 마쳤다. 왼쪽 발목 부위에 이식한 피부도 안전하게 자리 잡았다.
김지완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오랜 시간 아픔을 견뎌야 했던 환자가 이제는 편안하게 걸을 수 있게 돼 기쁘다. 현지 의료 사정을 고려해 한국에서 최대한 재활치료를 받고 갈 수 있도록 했고, 다행히 환자가 잘 따라준 덕에 보행 능력을 빠르게 회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콘테는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을 만난 것은 기적이다. 잘 치료해 준 의료진에게 감사드린다. 이제 건강해진 다리로 고국에 돌아가 사회에 더욱 봉사하는 삶을 살아가겠다”고 퇴원 소감을 밝혔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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