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후도, 혜성이도, 성문이도 없는 2026년 키움

양형석 2026. 3. 18.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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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개막특집 10개구단 전력분석 ①] 4년 연속 최하위 위기 키움 히어로즈

[양형석 기자]

2023년 12년 만에 최하위로 떨어진 키움 히어로즈의 팬들은 "그래도 우리에겐 '바람의 손자'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있다"는 자부심이 있었다. 하지만 이정후는 2023년 겨울 6년1억1300만 달러의 거액을 받고 메이저리그로 진출했고 키움은 2024년 외국인 원투펀치 아리엘 후라도(삼성 라이온즈)와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디트로이트 타이거즈)가 23승을 합작했음에도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렇게 2년 연속 꼴찌에 머물렀음에도 키움 팬들은 리그 최강의 원투펀치와 함께 3년 연속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에 빛나는 국가대표 2루수 김혜성(LA 다저스)을 보유했다는 자부심을 지키고 있었다. 하지만 2024 시즌이 끝나고 외국인 원투펀치와의 재계약을 포기한 키움은 김혜성마저 메이저리그로 보내면서 작년 롯데 자이언츠(2001~2004년),한화 이글스(2020~2022년)에 이어 역대 3번째로 3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했다.

최악의 추락을 경험한 후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전력을 보강했던 다른 하위권 팀들과 달리 키움은 작년 시즌이 끝난 후에도 또 다시 간판타자 송성문(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을 메이저리그에 진출 시켰다. 이렇게 키움은 3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던 지난 3년보다 더 전력이 약해진 채로 올 시즌을 시작하게 됐다. 과연 설종진 감독 부임 후 첫 시즌을 맞게 된 히어로즈는 올해 최약체의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투수진] 선발 로테이션 꾸리기도 벅찬 마운드
 2026 시즌 키움 히어로즈 예상 라인업과 투수진
ⓒ 양형석
작년 에이스 안우진이 군복무를 마치지 않았음에도 외국인 투수 1명으로 시즌을 시작했던 키움은 외국인 타자들의 부진과 케니 로젠버그의 부상으로 시즌 계획이 크게 어긋나고 말았다. 키움은 시즌 중반 대만 프로야구에서 활약하던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의 C.C. 메르세데스를 급하게 데려왔지만 메르세데스 역시 8경기에서 3승3패 평균자책점4.47의 평범한 성적에 그치며 키움의 반등을 이끌지 못했다.

그렇게 키움은 작년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5점대 팀 평균자책점(5.39)을 기록했지만 또 한 명의 대체 외국인 투수였던 라울 알칸타라의 활약은 키움팬들에게 큰 위안이 됐다. 알칸타라는 작년 19경기에 등판해 121이닝을 던지며 8승4패3.27로 선전했고 총액 90만 달러에 재계약하면서 작년 12월 91만 달러에 계약한 새 외국인 투수 네이선 와일스와 함께 올 시즌 히어로즈의 선발진을 이끌 예정이다.

하영민은 안우진이 없었던 지난 2년 동안 56경기에서 303.2이닝을 던지면서 키움의 토종 에이스로 활약했다. 물론 최하위 팀의 토종 에이스라는 짐을 떠안으면서 작년 7승14패로 리그 최다패 투수가 됐지만 안우진의 초반 합류가 불투명한 만큼 올해도 하영민의 어깨는 대단히 무겁다. 작년 루키 시즌을 보낸 정현우와 17연패의 늪에 빠져 있는 3년 차 김윤하가 펼칠 5선발 경쟁 역시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처음 도입된 아시아쿼터에서 KIA 타이거즈를 제외한 9개 구단이 투수를 영입한 가운데 키움 역시 일본인 투수 카나쿠보 유토를 총액 13만 달러에 영입했다. 유토는 야쿠르트 스왈로스 시절 주로 불펜 투수로 활약했지만 올 시즌 키움의 선발진이 워낙 빈약한 만큼 KBO리그에서는 선발로 나설 확률이 높다. 유토의 선발 변신 성공 여부는 올 시즌 히어로즈의 성적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키움은 42경기에서 2승2패16세이브5홀드2.45로 새로운 마무리 투수로 자리 잡았던 주승우가 작년 8월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았다. 이에 키움은 작년 뒤늦게 마무리로 활약하며 7세이브를 기록한 조영건이 올 시즌 새로운 마무리로 나설 예정이다. 조영건이 풀타임 마무리 경력이 없는 만큼 군복무를 마친 김재웅과 베테랑 원종현, 전체 1순위 신인 박준현 등이 불펜에서 많은 힘을 보태야 한다.

[타선] '왕년의 스타' 안치홍-서건창 영입

작년 시즌을 앞두고 야시엘 푸이그와 루벤 카디네스를 영입한 키움은 외국인 선수가 3명으로 늘어난 2014년 이후 11년 만에 처음으로 외국인 타자 2명으로 시즌을 시작한 팀이 됐다. 하지만 김혜성의 공백을 외국인 타자의 파워로 메우려던 키움의 계획은 푸이그가 부진을 면치 못하다가 40경기 만에 퇴출되고 카디네스 역시 잦은 부상 속에 86경기에서 7홈런42타점에 그치면서 완전히 틀어지고 말았다.

결국 키움은 올 시즌을 앞두고 투수 알칸타라, 와일스와 계약하면서 외국인 타자 2명을 두는 '무모한 실험'을 철회했다. 카디네스와의 재계약을 포기한 키움은 작년 12월 빅리그 통산 37경기에 출전했던 트렌턴 브룩스와 총액 85만 달러에 영입했다. 공교롭게도 브룩스는 작년 송성문과 계약한 샌디에이고에서 활약했던 선수로 팬들은 올 시즌 브룩스가 송성문의 빈 자리를 채워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LG 트윈스에서 활약하다가 2023년7월 최원태(삼성)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은 이주형은 2024년 115경기, 작년 127경기에 출전하며 키움의 붙박이 외야수로 활약했다. 하지만 키움 외야의 중심이 될 것으로 기대를 받았던 이주형은 2024년 13홈런60타점을 기록했다가 작년 11홈런45타점으로 성적이 하락했다. 팀은 물론이고 본인의 커리어를 위해서라도 올 시즌 반드시 재도약이 필요하다.

202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1라운드6순위로 키움에 입단했다가 2024년6월 군에 입대했던 외야수 박찬혁은 작년 상무에서 타율 .332 8홈런49타점74득점으로 맹활약하면서 많은 성장을 이뤄냈다. 비록 한동희(롯데)와 이재원(LG), 류현인(kt 위즈) 등 상무 동기들의 활약이 워낙 좋아서 크게 돋보이진 않았지만 박찬혁이 외야 한 자리를 맡아준다면 키움 외야의 세대교체는 더욱 빨리 진행될 수 있다.

2차 드래프트로 영입한 최주환이 지난 2년 동안 25홈런158타점으로 좋은 활약을 해준 키움은 지난 겨울에도 2차 드래프트로 안치홍, 자유계약 선수로 서건창을 영입했다. 안치홍과 서건창은 전성기 시절 리그를 호령하던 2루수였지만 현재는 풀타임 2루 소화가 쉽지 않다. 따라서 안치홍과 서건창은 올 시즌 '캡틴' 임지열과 함께 1루수, 지명타자를 번갈아 맡으면서 간간이 2루수로 출전할 예정이다.

[주목할 선수] 3년 만에 컴백 준비하는 에이스

한국야구 대표팀은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조별리그부터 8강까지 5경기를 치르는 동안 선발 투수가 한 번도 5이닝을 넘기지 못했다. 물론 조별리그 65개, 8강 80개로 정해져 있던 투구 수 제한도 있었지만 8강전 선발 투수로 만38세의 류현진(한화)이 등판했을 만큼 믿음직한 에이스가 부족했다. 많은 야구팬들이 리그에서 가장 구위가 좋은 토종 선발 투수 안우진을 떠올렸던 이유다.

2022년 평균자책점(2.11)과 탈삼진(224개) 1위,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휩쓸었던 안우진은 팔꿈치 수술로 시즌을 완주하지 못했던 2023년에도 평균자책점 2위(2.39)에 올랐을 정도로 위력적인 구위를 자랑하는 투수다. 실제로 KBO리그 레전드 출신 현직 해설위원들이나 은퇴 선수들은 현존하는 리그 최고의 선발 투수로 안우진을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만큼 안우진의 존재감이 압도적이라는 뜻이다.

팔꿈치 수술 후 2023년12월 사회복무요원으로 군에 입대한 안우진은 작년 8월 훈련 도중 어깨 인대를 다치면서 다시 수술을 받았다. 투수에게 어깨 부상은 선수 생활에 치명적일 수 있지만 다행히 안우진의 경과는 나쁘지 않았고 빠르면 6월, 늦어도 전반기 막판에는 마운드 복귀가 가능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키움 구단과 팬들은 물론 야구팬들 전체에게도 안우진의 복귀는 매우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키움이 당장 올 시즌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팀이 아닌 만큼 안우진이 재활 과정을 무리하게 당겨 조기 복귀를 할 필요는 없다. 키움 구단 역시 안우진이 수술 전 구위를 회복할 때까지 충분히 몸 상태를 끌어 올린 후 최고의컨디션으로 '완전한 복귀'를 하길 바라고 있다. 리그를 호령하던 최고의 에이스 안우진은 2026년 고척 스카이돔 마운드에 올라 히어로즈 팬들의 가슴을 다시 뛰게 만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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