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대출 계속 쌓이자…코로나 때처럼 일단 덮고 가자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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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은행들이 내준 대출에서 불거진 부실이 한 해 동안에만 4조원 가까이 불어나면서 14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와중 금융사가 나서 연체 차주의 이자 부담을 줄여주도록 유도하는 법이 시행되면서, 정책적으로 이뤄져야 할 지원이 사실상 또 민간의 몫으로 돌려졌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그런데 지난해 9월 금융지원이 끝나자마자 해결되지 못한 연체가 드러나면서 억눌렸던 리스크가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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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체 이자 줄여주는 개인채무자보호법
또 민간 몫으로 넘겨진 지원 '볼멘소리'
"눈 가리고 아웅 정책 가능성" 우려도
국내 은행들이 내준 대출에서 불거진 부실이 한 해 동안에만 4조원 가까이 불어나면서 14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와중 금융사가 나서 연체 차주의 이자 부담을 줄여주도록 유도하는 법이 시행되면서, 정책적으로 이뤄져야 할 지원이 사실상 또 민간의 몫으로 돌려졌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 직후 수년 간 이어진 금융지원처럼, 리스크를 잠시 뒤로 미루는 미봉책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말 기준 국내 은행권의 고정이하여신 규모는 총 14조39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7%(3조8724억원) 증가했다.
고정이하여신이란 통상 원리금 상환이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을 의미한다. 금융사들은 자산을 건전성에 따라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다섯 단계로 나누는데 이중 고정과 회수의문, 추정손실에 해당하는 부분을 고정이하여신이라 부른다.
이처럼 부실채권이 불어나는 배경에는 고금리 장기화로 인한 경기 침체가 자리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긴축 기조가 길어지면서 경기가 악화되고 높은 대출금리로 빚을 갚지 못하는 차주들이 늘어난 것이다. 한은은 2022년 4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일곱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한 후 올해 8월까지 금리를 동결한 바 있다.
이런 와중 채무자가 금융사에 자체 채무조정을 요청할 수 있게 되는 법이 마련되면서 그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채무자가 안정적인 재무 상황을 지속할 수 있도록 보호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7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개인금융채권의 관리 및 개인금융채무자의 보호에 관한 법률(개인채무자보호법)'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해당 법 시행에 대해 내년 1월 16일까지 계도기간으로 설정했다.
하지만 실효성 논란은 여전하다.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방안으로 금융당국은 채무자가 채무조정 요청서류 보완에 3회 이상 따르지 않거나 채무조정의 합의가 해제된 후 3개월이 지나지 않은 경우 등에 해당하면 채무조정을 거절할 수 있게 했다. 또 학계 연구에 따라 금융사가 자체 채무조정할 때의 채권 회수율은 60% 수준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현재보다 채권 회수율이 높아질 거라고 전망했다.
정부가 사회적 비용을 금융사에 떠넘기는 형국이 코로나19 금융지원 사례와 비슷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장의 리스크를 숨기기 위한 '눈 가리고 아웅' 식의 대처라는 것이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 2020년부터 금융권에서는 정부 주도로 취약차주들을 위한 대출 만기연장과 상환유예 조치가 이뤄졌다. 그런데 지난해 9월 금융지원이 끝나자마자 해결되지 못한 연체가 드러나면서 억눌렸던 리스크가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 차원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각 금융사는 따를 수밖에 없고, 현 시점에서는 내부 직원들조차 아직 잘 와닿지 않는 상황이라 화상 강의, 홍보 포스트 등으로 알리고 있는 단계"라며 "장기적 회수율이나 고객들로부터의 반응 등 구체적인 결과는 앞으로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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