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그룹] '성격이 예민해서 걱정'인 사람들 보세요

유영숙 2026. 4. 28. 15:42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평] 최치현 지음 <무던해 보이지만 사실 예민한 사람입니다>에서 만난 위로

[유영숙 기자]

'나는 예민한 사람일까? 무던한 사람일까?'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 보았을 거다. 나도 평소에 까다롭거나 깔끔을 떨지 않아서 '무던한 사람'이라고 사람들이 생각하지만, 실상 '예민한 사람'이다. 모임에 갔다가 지인들 이야기에 상처받지만, 그냥 겉으로는 허허 웃으며 괜찮은 척한다.

하지만 집에 돌아와서는 상처받은 말이 계속 생각나서 잠들지 못하고 불면증에 밤을 지새우기도 한다. 가끔은 남편이 생각 없이 불쑥하는 말 때문에 며칠 동안 우울해 말수가 줄어든다. 나는 속상하거나 화가 나면 큰 소리로 화내기보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이런 내가 요즘 읽고 싶은 책을 만났다. <무던해 보이지만 사실 예민한 사람입니다>(2026년 3월 출간)는 책 제목을 보는 순간 읽고 싶어지고 궁금해졌다. 꼭 나를 위해 쓴 책 같았다.

이 책은 정신과 전문의인 최치현 작가님이 쓴 책이다. 저자는 <우리 아이 왜 그럴까>, <예민한 아이 잘 키우는 법> 등을 출간했고, 정신과 전문의로서 현재 심리, 행동, 정서 문제를 겪는 소아청소년과 부모를 만나고 있는 분이다.

저자 말에 의하면 요즘 '성격이 예민해서 걱정'이라며 찾아오는 분들이 점점 늘고 있다고 한다. 예전에는 정신과에 가는 것을 꺼려했으나 요즘 정신과 치료와 상담받는다는 사실을 부끄럽지 않게 터놓는 시대가 되었다. 정말 바람직한 일이다.

자신의 예민함을 먼저 이해하자
▲ 책 표지 누워 있기만 해도 생각이 끊이지 않아 쉽게 방전되는 사람들을 위한 심리학 (최치현 지음, 빅피시 출판)
ⓒ 빅피시
이 책은 4장으로 되어 있는데 1장에서는 자신의 예민함을 올바로 이해하는 시간을 가지고, 2장에서는 부정적으로 여겼던 내 모습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며 그 안에서 나만이 가진 특별함을 찾아보게 된다. 3장에서는 예민함을 다루는 구체적인 방법을 알아보고, 4장에서는 예민해지는 현상을 사회, 역사, 문화적 시각으로 설명해 준다.

책 앞머리에 '나의 예민 유형 및 대처 방식 체크리스트'가 수록되어 있어서 먼저 테스트해 보았다. 역시 나는 예민한 사람이었다. 체크리스트를 통해서 내가 예민해지는 상황과 그때의 대응 방식을 파악하니 나의 예민함이 이해되었다. 체크리스트를 통해 나는 외부 평가에도 예민하지만, 내부 기준에 더 예민한 사람으로 나왔다.

예민함을 느끼는 상황은 다양하지만, '예민함'을 말할 때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더 많은 자극을 받는다'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24쪽

인간관계, 작은 소리, 카페인, 작은 실수, 다른 사람의 말투나 표정, 낯선 일이나 환경, 부정적인 생각 등 '예민함'에는 사람마다 여러 가지 상황이 있다. 나는 어떤가. 예민함을 느끼는 여러 가지 상황 중에서 '다른 사람의 말투나 표정, 카페인, 작은 실수' 등에 자극을 많이 받는다.

특히 모임이나 가족에게 한 말이나 행동 때문에 '그때 내가 왜 그랬지? 이렇게 말했어야 하는데' 하며 그 생각이 떠날 때까지 반복적으로 생각하며 속상해한다. 괜히 우울해지고 내가 바보 같다는 생각에 몇 날 며칠을 후회하며 반성한다. 내가 완벽한 사람이 아님을 알면서도 나의 작은 실수에는 감정이 요동치고 너그럽지 못하고 예민하다.

저자는 예민함은 병이 아니라고 말한다. 대신 '어떤 상황과 자극에 관한 수신 기능이 발달했다'라고 표현한다. 이렇게 표현하니 예민한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좀 더 긍정적으로 바뀌게 된다.

아이 중에도 예민한 사람이 있다. 낯선 공간이나 사람에 예민한 아이, 천둥과 번개에 예민한 아이, 특정 동물이나 식물 등에 유난히 예민한 아이 등 두려움이나 불안을 크게 느끼는 아이가 있다. 대인관계에 예민한 아이는 학기 초마다 등교하는 것 자체를 어려워해서 등교를 거부하기도 한다.

우리 집에도 천둥과 번개를 무서워해서 늘 일기예보를 챙기는 손주가 있다. 천둥과 번개가 치면 손주가 걱정되어 나도 불안해진다. 집에서는 천둥 치면 헤드폰을 끼워주는데 혹시라도 학교에서 천둥 번개가 칠까 봐 걱정된다. 크면서 조금씩 예민함이 무뎌지긴 했지만, 아직도 천둥소리와 번개를 완전하게 이기진 못하고 있다.

예민한 아이들은 다른 사람의 표정이나 태도에 민감하기 때문에 부모나 어른의 한숨 짓는 모습, 다소 귀찮아하는 표정을 볼 때면 스스로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 33쪽

저자는 소아청소년기 때의 예민함의 대상은 발달 단계에 따라 자연스럽게 변한다고 말한다. 어릴 때 항상 예민했으니까 앞으로도 어쩔 수 없겠지 하는 무력감이 섞인 섣부른 '판단' 대신 어떤 수신 기능이 발달했는지 따뜻한 눈으로 어린 시절을 마주해 주라고 한다.

즉 예민한 아이를 기르는 부모가 은연중에 "우리 아이가 좀 예민해서요"라는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듣곤 하는데 이런 말이 아이에게 '예민함이란 잘못된 것이고, 고쳐야 할 성격이다'라는 부정적인 메시지로 전달된다고 말한다. 육아하는 부모나 조부모가 하지 말아야 할 말 같다.

생각이 많은 사람이 괴로운 이유는 생각 자체가 문제라기보다, 떠오른 생각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기 때문입니다.-83쪽

특히 2장에서는 예민한 사람을 관찰하여 예민 유형을 여덟 가지로 분류해 주었다. 사례를 들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었고, 예민함이 가진 두 얼굴, 즉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 모두의 특성을 살펴보았다. 예민함도 복합적인 특성과 다양성이 있기에 어느 한 부류에 묶을 수 없지만, 나와 가장 가까운 특성을 찾을 수 있었다.

나는 '생각이 너무 많은 사람' 유형이다. 작은 말이나 사소한 상황도 쉽게 잊지 못하고 오래 곱씹는 경향이 있다. 책을 읽으며 나의 '예민함'을 단점이 아닌 장점으로 바꿀 수 있게 되었고, 예민한 나를 좀 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불편함을 견디는 '맷집'을 기르자

우리의 목표는 예민함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그 예민함을 조절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되어야 합니다.(중략) 그렇게 조절력을 키우다 보면 예민함에서 오는 불편함을 견디는 '맷집'이 생깁니다. -137쪽

사람들이 가진 특성 자체는 바꾸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상처를 받더라도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내면의 힘을 길러야 한다'라고 말한다. 나만의 특성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강점을 온전히 보는 것이 필요하겠다. 나도 나의 예민함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부정적으로만 보았던 예민함의 특성에서 강점을 찾아 예민함을 다스리도록 노력해야겠다.

예민한 사람들은 다양한 자극에 불편함을 느끼지만, 가장 힘들어하는 상황은 대인관계에서 나타난다. 다른 사람이 하는 말투와 표정, 문자메시지 답장 등 일상생활에서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많은 사람이 그럴 거다.

저자는 3장에서 '예민함'을 다루는 구체적인 방법을 사례를 들어 알려준다. 대인관계에서 나타나는 불편함을 이기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나와 남은 서로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나와 타인을 분리해서 바라볼 필요가 있고, 상대방의 의도를 파악하려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사실에 집중해야 한다'라고 말한다.

그렇다. 상대방은 별 의미 없는 말을 하였는데 내가 오해하고 깊게 생각하며 속상해할 때가 많다. '예민함'도 결국 내가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바뀌어야 함을 책을 읽으며 알게 되었다.

예민한 사람은 부정적인 환경에서 더 큰 고통을 겪기도 하지만, 긍정적인 환경에서는 더 큰 성장을 이루어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긍정적인 환경은 주어진 것이 아닌, 나 자신이 선택하고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것입니다. 자신의 선택에 따라 다채롭고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길 바랍니다. -223쪽

저자는 '예민함'은 정신의학에서 말하는 질병이 아니지만, 너무 예민해서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생기거니 심리적 고통이 커진다면 전문가와의 상담이나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 책은 겉으로는 무던하게 잘 살아가는 것 같지만, 속으로는 예민한 성격 탓에 힘들어하는 분들을 위한 책이다. 책에서는 '예민함'의 구체적인 사례와 나만의 대응 방식, 예민함을 다루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내가 예민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거나 예민한 가족이 있는 분이라면 꼭 읽어보시라고 추천드린다.

또한 이 책은 젊은 층뿐만 아니라 나와 같은 시니어도 도움을 많이 받을 거다. 시니어 세대는 평생 '참는 게 미덕'이라고 생각하고, 가족을 위해 자신을 억누르고 '무던한 척' 살아왔다. 나 역시 그랬다. 이런 시니어 세대에게도 다정한 위로가 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이 책을 읽고 '예민함'을 단점이 아니라 장점으로 생각하고, '예민함'을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 group 》 시니어그룹 : https://omn.kr/group/senior_2024
60대 이상 시민기자들의 사는이야기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유영숙 시민기자의 개인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