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장애 대표적 증상과 흔한 오해들

정신의학신문 | 최준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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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공황장애라는 병에 대해 들어 보셨나요? 많은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들이 자신의 경험담을 밝히면서 많이 알려진 것 같습니다. 공황장애는 어떤 병이고 나도 혹시 공황장애는 아닐지 궁금해하실 분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1. 보통 사람들도 가끔 불안감을 느끼는 건 정상인 것 같은데요. 불안이 심해지면 공황장애라고 하는 건가요?

그렇게 볼 수도 있지만 공황장애에서의 불안은 질적으로 다른 카테고리에 포함됩니다. 공황의 사전적 의미는 '두려워서 어찌할 바를 모름'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어찌할 바를 모름'에 집중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불안이라는 감정은 적응적인 의미가 더 많이 내포되어 있는데 공황은 그렇지 않습니다. 공황 발작에서 불안은 정말 갑자기 시작돼서 단 몇 분만에 견디기 힘들 정도로 심해집니다. 심지어 별다른 이유없이 발생할 때도 있습니다.

불안은 불안할 만한 상황에 생기는 경우가 많은데 말이죠. 견디기 힘들 정도로 심각한 불안이라 경험해 보신 분들은 '곧 죽을 것 같았다.' 또는 '이러다 미쳐버릴 것 같은 공포감을 느꼈다.'고 표현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불안한 감정에 더해서 신체적인 증상까지 흔하게 동반되는데요. 가슴 통증, 가슴 두근거림, 호흡 곤란, 메스꺼움, 어지럼증이 잘 동반됩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내가 지금 심장마비나 뇌경색에 걸린 것은 아닌지 걱정하게 되고, 그로 인해 불안이 더 심해져서 대학병원 응급실로 찾아오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극도로 불안한 상태는 보통 20~30분 정도 지속되며, 한 시간을 넘기는 경우는 드뭅니다.

2. 저도 예전에 엘리베이터에 갇혔을 때 공황 발작과 비슷한 증상이 있었는데요. 그럼 저도 공황장애인가요?

앞서 설명 드린 공황 발작이 2번 이상 반복해서 나타날 때 공황장애라고 합니다. 거기에 더해서 언제 또 공황 발작이 생기지 않을까 계속해서 걱정하거나, '공황이 다시 나타나면 나는 완전히 미쳐 버리거나 큰일이 생길 것 같다.'고 불안해하거나, 공황이 발생했거나 발생할 것 같은 장소나 상황을 지속적으로 회피할 때 공황장애라고 진단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지속적으로 회피한다는 것에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3. 공황장애는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건가요? 어떤 원인으로 생기는 건지 알면 마음이 조금 놓일 것 같아요.

현재까지 연구된 바에 따르면, 공황장애의 원인은 크게 3가지 요인으로 분류됩니다. 유전적인 영향, 내가 경험하고 살아온 환경, 중요한 사건, 개인의 성격 등 심리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발생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가까운 가족이 공황장애를 진단받았다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공황장애가 발생할 위험이 높은 것이죠. 연구 결과, 기분 조절과 불안 반응과 연관된 세로토닌, GABA와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조절에 관여하는 유전자들과 공황장애의 연관성이 밝혀졌습니다. 심한 스트레스나 트라우마, 특히 어린 시절의 부정적인 경험도 공황장애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걱정을 많이 하는 성격이나 완벽주의,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기술과 같은 심리적인 요인들도 관련이 있습니다.

4. 증상이 얼마나 심하면 병원에 가야 할까요?

증상의 심한 정도를 혼자서 가늠하기는 힘들 수도 있습니다. 개인마다 참을 수 있는 한계도 각자 다르고요. 그래서 공황 증상이 자주 발생하고 또 공황이 올 것 같은 예기불안 때문에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고 있다면 꼭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상담을 받으셔야 합니다. 예를 들면, 지하철이나 백화점처럼 사람이 많은 곳을 기피하거나 엘리베이터, 영화관처럼 밀폐된 공간에 있는 게 힘드시다면 의심해 볼 수 있어요. 더 심하면 외출하는 게 부담스러워서 사람들과의 관계가 멀어지거나 직장, 학교에 다니기 어려워질 수도 있는데, 이런 경우는 치료가 더욱 시급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공황장애는 자연적으로 회복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가급적 빨리 병원에 오셔서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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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병원에서는 어떤 검사와 치료를 받게 되나요?

공황장애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면담과 심리검사를 통해 진단하는 질환입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자세한 면담 속에서 공황장애와 유사한 증상을 유발할 수 있는 갑상선 질환이나, 당뇨병, 심장 질환 등 신체질환이 있는지 확인하고 우울증이나, 사회불안장애, 물질중독 등 다른 정신과 질환과도 감별을 합니다. 자세한 면담 후에 필요하다고 판단이 되면 혈액검사나 영상검사, 자율신경계 조절검사나 뇌파검사 등을 추가할 수도 있습니다.

치료법으로는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가 있으며, 두 가지를 같이 받으시는 게 가장 효과가 좋습니다. 약물치료로는 주로 항우울제와 항불안제가 가장 많이 사용됩니다. 항불안제는 효과가 빠른 장점이 있는 대신, 효과가 오래 가지 않으며 장기간 복용하면 의존성이 생길 수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반대로 항우울제는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시간이 걸리는 단점이 있지만 효과가 오래 유지되고 공황발작을 예방하고 의존성이 없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초기에는 항우울제와 항불안제를 함께 복용하시다가 증상이 호전되면 항불안제부터 줄여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황장애는 재발을 잘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증상이 호전된 이후로도 한동안은 예방적으로 약을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인지행동치료는 자신의 생각과 행동 패턴을 이해하고 회피하지 않고 적응할 수 있는 쪽으로 변화시키는 방법입니다. 이를 통해 공황 발작에 대한 두려움을 줄이고, 공황 발작이 발생했을 때 적절하게 대처하는 방법을 익힐 수 있습니다.

6. 공황장애도 완치가 가능한가요?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최대 90%의 환자는 호전되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고, 일부에서는 완전히 증상이 사라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공황장애는 재발을 자주 하는 특성이 있으니, 증상이 다시 나타난다면 악화되거나 만성화되기 전에 빨리 치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공황장애만 있는 분들보다 공포증이나 우울증, 다른 불안장애, 중독 등의 질환이 함께 있는 경우에는 치료에 좀 더 오랜 시간이 걸리는 편입니다.

7. 공황장애가 있는 사람은 커피를 마시지 말라는 말도 있던데 사실인가요? 힘들 때 술을 마시고 잊어 보려는 분들도 있는데 술을 마셔도 괜찮은 건가요?

고용량의 카페인은 불안이나 공황 증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고용량의 기준은 우리가 흔히 마시는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를 기준으로 할 때 3잔 이상부터는 고용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공황장애가 있는 분들이 카페인에 더 취약하시기 때문에 커피나 홍차, 녹차, 콜라, 에너지 드링크 같은 카페인이 든 음료를 많이 마시진 않으시는 게 좋겠습니다.

일부 환자분들께서 불안한 마음을 다스리려고 술을 드시기도 하세요. 하지만 술은 단기적으로는 진정 효과가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불안 증상과 공황 장애를 악화시킵니다. 술은 마실 때는 진정되는 듯 보이지만 깰 때는 더 큰 불안과 공황 증상을 일으키기 때문이죠. 또한 이런 부분을 막으려고 술을 마시는 빈도와 양이 늘다 보면 알코올 중독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약 25%의 공황장애 환자분들께서 알코올 의존을 함께 겪고 있다고도 합니다.

8. 공황장애에 좋은 음식이나 운동이 있을까요?

하루 30분 정도의 규칙적인 유산소운동이 공황장애뿐만 아니라 우울증, 불안증에도 효과가 좋습니다. 너무 힘들게 운동을 하지 않으셔도 되고 약간 땀이 날 정도의 빠른 걸음이면 충분하니까 꾸준히 하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운동을 하면 기분을 좋게 하는 엔도르핀이 나오고, 스트레스 호르몬을 줄여줍니다. 불면증 호전에도 도움이 되며, 운동을 할 때 심박수와 호흡 횟수가 높아지더라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요가나 필라테스 등 몸을 이완시키고 신체의 감각에 집중할 수 있는 운동도 도움이 됩니다.

식사는 특정한 음식을 골라서 먹는 것보다는 과일, 채소, 단백질, 통곡물 등을 골고루 드시는 게 정신건강에도 좋습니다. 혈당 수치가 크게 변하면 공황 발작을 유발할 수도 있기 때문에 규칙적이고 건강한 식단이 중요합니다. 가공 식품이나 인공 첨가물이 많은 식단은 체내 염증을 유발하고 기분을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건강한 장내 미생물이 뇌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기분과 불안에도 영향을 준다고 알려졌습니다.

삼성양재숲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 최준배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