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더미 걷어내자 뼈, 단추, 틀니... 사라진 골령골 암매장지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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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산내 골령골 2 학살지에서 6.25 전쟁 당시 군인과 경찰에 의해 집단 살해돼 암매장된 것으로 보이는 희생자 유해와 암매장지가 추가 확인됐다.
이 매장 구덩이는 그동안 훼손돼 사라진 것으로 보고 발굴을 포기했는데 지난봄, 극적으로 유해 일부가 드러나 지난 7일 발굴 작업을 시작했다.
이번 발굴지는 골령골 8곳의 학살지 중 2 학살지로 알려진 곳이다.
그동안 발굴 과정에서 200m로 보이는 구덩이는 확인했지만, 나머지 40m 구덩이는 드러나지 않아 훼손돼 사라진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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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규상 대전충청 기자]
▲ 대전 산내 골령골2학살지의 암매장 추정 구덩이에서 나온 틀니. 한국 전쟁 당시 군경에게 희생된 민간인의 것으로 추정된다. |
ⓒ 심규상 |
▲ 대전 산내 골령골2학살지 유해발굴 4일째인 11일 한국전쟁 당시 집단 살해된 민간인들이 묻힌 것으로 추정되는 구덩이가 드러났다. 발굴단이 흙더미를 걷어내자 희생자들 것으로 보이는 허벅지뼈, 틀니, 단추 등이 나왔다. |
ⓒ 심규상 |
진실화해위원회와 재)한국선사문화연구원은 지난 7일 골령골 2 학살지에서 개토제를 시작으로 11일 4일째 유해 발굴 작업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날 작업 과정에서 당시 집단 살해된 민간인들이 묻힌 것으로 추정되는 구덩이가 약 10m가량 드러났다. 구덩이는 동남쪽 산기슭에서 남서쪽을 향해 있었다.
증언에 따르면 이 구덩이 길이는 최대 40m (폭 2-4m)였는데 현재 남아 있는 건 약 10m 정도로 보인다. 나머지는 농사를 짓는 과정에서 경지정리를 하면서 훼손된 것으로 추정된다.
▲ 대전 산내 골령골2학살지 유해발굴 4일째인 11일 한국전쟁 당시 집단 살해된 민간인들이 묻힌 것으로 추정되는 구덩이가 드러났다. 발굴단이 흙더미를 걷어내며 유해를 발굴하고 있다. |
ⓒ 심규상 |
발굴 작업을 하는 재)한국선사문화연구원 관계자는 "유품과 총알 등으로 볼 때 희생자들은 당시 군인과 경찰에 의해 희생된 보도연맹원 등 민간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발굴된 유해는 단단한 대퇴부 뼈 등 외에는 대부분 삭아 없어졌다. 확인된 구덩이 깊이도 현재는 정확히 가늠하기 어려운 상태다. 구덩이 아래쪽에 또 다른 유해가 겹겹이 더 있을 수 있지만 훼손됐을 가능성도 있다.
▲ 대전 산내 골령골2학살지 유해발굴 4일째인 11일 한국전쟁 당시 집단 살해된 민간인들이 묻힌 것으로 추정되는 구덩이가 드러났다. 발굴단이 흙더미를 걷어내자 희생자들 것으로 보이는 허벅지뼈, 틀니, 단추 등이 나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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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 산내 골령골2학살지에서 발굴된 단추. 한국전쟁 당시 군경에 의해 희생된 민간인의 것으로 추정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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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매장지를 확인하게 된 계기도 극적이다. 지난 4월 어느 날 전미경 대전산내희생자유족회장은 작업복 차림의 사람들이 골령골 자락을 가리키는 꿈을 꿨다. 예사롭지 않은 꿈에 전 회장은 다음날 골령골로 달려갔다. 그러자 농장주가 포크레인을 이용해 블루베리 묘목을 캐고 있었다. 꿈에 나타난 사람들이 가리킨 곳과 같은 곳이었다. 이어 묘목을 캐는 과정에서 여러 점의 유해가 드러났다.
▲ 대전 산내 골령골2학살지 유해발굴 4일째인 11일 한국전쟁 당시 집단 살해된 민간인들이 묻힌 것으로 추정되는 구덩이가 드러났다. 발굴단이 흙더미를 걷어내자 희생자들 것으로 보이는 허벅지뼈, 틀니, 단추 등이 나왔다. |
ⓒ 심규상 |
정부는 애초 대전 골령골에 2020년까지 전국 희생자 추모시설, 인권 교육관 등 전시관, 숲 체험 공간, 기념탑 등을 갖춘 추모 평화공원을 준공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다 2020년이 되자 다시 준공 시기를 2024년으로 늦췄다. 하지만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검토가 늦어지면서 지금까지 착공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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