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시카고 마라톤 후기(3시간 15분 40초 p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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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드로우 당첨



작년 12월 자려고 누워있는데 갑자기 카드결제 알림 오면서 chicago 어쩌고 하길래 이렇게 메이저 대회를 참가하는구나 싶었습니다. 과연 어느 정도길래 이 비싼 참가비를 받아먹는가 싶기도 했고요. 항공권이랑 숙박 예약한다고 바빴네요.

예상 시간을 물어보길래 sub4를 목표로 3시간 40분에서 4시간으로 하고 corral G 배정 받았는데 이걸 후회할 날이 오게 될 줄은...



2. 대회 준비



작년 제마 이후로 장경인대가 맛이 가버려서 올해 2월중순~말까지 아무 훈련도 못했습니다. 4월 대마도 그냥 완주나 하자해서 장거리 두어번 뛰고 나간게 전부였고 대마 후 며칠 쉬고 본격적으로 시카고 마라톤 하나만 바라보고 훈련에 몰두했습니다. 잭 다니엘 할배 Q세션이 준비기간 초중반에 큰 힘이 된거 같습니다.

교대근무라 시간이 좀 남아도는게 그나마(?) 다행이라 거의 맨날 뛰었습니다. 비가 오거나 약속 있어서 나가야되면 트레드밀이라도 뛰었고요. 티끌 모아 태산입니다.

또 준비기간동안 부상이 전혀 없었다는것도 좋았네요. 원래 제 몸뚱아리 특성상 이쯤이면 한번 거덜날때가 된거 같은데싶어도 그런게 없었으니까 다행입니다.

마일리지도 차곡차곡 쌓았겠다, 30km이상 장거리(공주동마 32k 포함)도 10번 하고 스피드 훈련도 나름 부족하지 않게 했으니까 이만하면 좋은 기록에 도전해도 되겠다 싶어서 최소 330언더, 컨디션 좋으면 320 언더 노려보기로 합니다.



3. 대회



일단 화장실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화장실이 집결지 곳곳에 있었고 개수도 엄청 많았는데 참가자들이 워낙 많으니까 대기시간 긴거는 국내랑 비슷한..ㅠㅠ

7시 45분에 corral close라서 6시 50분부터인가 화장실 줄 서있었는데 짐도 안맡긴 상태에서 7시 40분까지 기다려도 제 차례가 안와서 코스에 있는 화장실 가야겠다 생각하고 포기했는데 겨우겨우 출발지 옆에 있는 화장실 썼습니다..ㅠㅠ

혹시나 나중에 참가하시는 분들 화장실 급하시면 corral 대기장 근처에 있는곳 가보세요. 여기는 대기줄 짧아서 5분 기다리면 이용 가능합니다.



날씨는 엄청 좋았습니다. 막 춥지도 않고 윈디시티라는 별명답지 않게 바람도 거의 안불었고 대회 날씨로는 최상이었습니다.



음..역시 병목현상은 어쩔수가 없습니다! 거기다가 풀코스만 5만명이니까 앞으로 치고 나가기 위해선 와리가리, 인터벌(..)이 필수입니다.

corral g에서 앞으로 치고 나가느라 초반 고생 좀 했네요 ㅠㅠ 320~330 노리는 사람이 sub4 노리는 그룹에 있으니까당연한 결과인거 같네유...중후반부쯤 되니까 d,e 그룹 사람들만 보이던..



원래 처음 3km까지는 450으로 몸을 대충 뎁힐 생각으로 워크아웃까지 만들어갔는데 440으로 달렸고 3km부터 430 이상으로 페이스를 급격하게 끌어올렸습니다. 분명히 계획에서 크게 벗어났다는걸 아는데 420중후반 페이스에서 심박이 160 중반찍히는거 보고 에라 모르겠다하고 40km쯤 쥐나기 전까진 힘든거 없이 그대로 밀었습니다.



크램픽스를 3개 들고 가서 출발전에 하나 먹고 오른다리에 하나 왼다리에 하나 먹었는데 양쪽에 다 올라오는건 막을수가없었네요 ㅠㅠ

쥐나서 끙끙대고 있으니까 꼬마아이가 와서 트윅스 초콜릿 하나 주던데 너무 큰 힘이 됐습니다. ㅠㅠ

초콜릿 덕분에 나름 멋지게 골인할수 있었던거 같네요.



- 코스 : 진짜 평탄합니다. 다리 올라가는곳이랑 골인 직전 살짝 업힐빼면 평지수준이라 업힐에 대한 걱정은 전혀 안하셔도 됩니다. 근데 고층 빌딩 사이를 뛰니까 gps가 정말 많이 튑니다.. 제가 와리가리 많이 한거 감안해도 42.9km 넘게 나왔는데 1km 넘게 튀신분들도 계시더라구요...



- 응원 : 백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나와서 응원한다는거 같았는데 시작부터 골인까지 응원소리가 끊기는 곳이 없습니다. 강아지 데리고 나온 사람들, 집앞에 아예 의자 펴놓고 담요 덮고 응원하는 사람들, 티슈 도넛 나눠주는 사람 등42.195km에 도전하는 5만명에 가까운 러너들을 진심으로 응원해주는게 너무 감동이었네요.. 풀코스에 대회뽕은 없다는 말이 있지만 이정도 응원 수준이면 뽕 느끼기에는 아주 충분한거 같습니다. 다른건 몰라도 우리나라에서 응원 문화 하나만큼은 바뀌었으면 좋겠네요..


거기다 어제 메달 메고 돌아다녔더니 지나가는 사람마다 congrats! 해주는데 땡큐! 하느라 정신 없었습니다 ㅋㅋㅋ

좋은 대회 정말 잘 뛰고 왔습니다..!



다음 풀코스 후기는 2025 도쿄마라톤으로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