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올리브영, 글로벌 PB 사업 날개 단다
CJ올리브영이 경기 안성시에 물류기지를 구축하고 글로벌 자체브랜드(PB) 사업의 고삐를 당긴다. 지난 5월 우선 전략국가로 선정한 일본에 법인을 세우고 직진출을 결정한 만큼 현지 유통채널에 밀리지 않는 배송 역량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기존 역직구 사업은 물론, 중소 K뷰티 업체 육성 노하우와 플랫폼 파워를 바탕으로 전개 중인 PB사업을 강화해 수익창출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올리브영은 지난 7일 안성시 대덕면에 ‘올리브영 안성물류센터’를 신축하고 이달부터 시범운영에 들어간다고 8일 밝혔다. 연면적은 3만3천㎡(약 1만평) 규모로 축구장 5개 크기에 육박한다. 기존 수도권 3곳에 흩어져 있던 기능을 한데 모은 ‘허브’ 역할이다.
올리브영은 물류센터를 이원화해 운영할 예정이다. 역직구와 PB제품을 중심으로 전개하는 글로벌 사업 전략과 동일한 방식이다. 먼저 글로벌몰(역직구) 전용공간의 경우 국가별로 최적화된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DHL, EMS 등 업체별 맞춤형 출고설비를 도입한다. 블랙프라이데이, 사이버먼데이 등 대형 세일 기간에도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서다.
PB 전용공간은 효율성에 방점을 찍었다. 출고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용인 일대 2개 물류시설에서 운영하던 재고를 모았다. 궁극적으로는 해외 현지 제조·유통 업체와 동일한 수준의 배송 서비스를 목표로 한다. 다품종 소량 주문을 처리하는 글로벌몰과 달리 한 번에 대량 납품할 수 있도록 400평대 공간을 출고 전용으로 조성한 점도 특징이다.
올리브영이 안성센터 가동을 계기로 기대하는 것은 PB사업의 글로벌 확장이다. 결국 수익성을 극대화하려면 K뷰티 브랜드에 판매 무대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PB사업을 강화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PB는 하나를 팔더라도 온전히 자체 수익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입점업체로부터 판매수수료를 받는 중개업보다 수익성이 더 좋다. 쿠팡의 '탐사수', 이마트의 '피코크', 무신사의 '무신사스탠다드'가 대표적이다.
올리브영은 현재 바이오힐보, 웨이크메이크, 브링그린, 필리밀리, 밀리 등 10개의 PB를 보유하고 있다. 공을 들이는 시장은 일본이다. 가장 가까운 전략국가이기도 하지만, 유의미한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올리브영에 따르면 PB제품의 일본 매출은 지난 4년간(2020~2023년) 연평균 125% 증가했다. 올 1분기 역시 전년동기 대비 76%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올 5월에 일본법인을 세우고 현지사무소를 연 것도 이런 성과에서 가능성을 엿봤기 때문이다. 현지 유통채널과 경쟁해야 하는 입장에서 안성센터 가동의 의미는 남다르다는 설명이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안성물류센터는 올리브영에 입점한 중소 K뷰티 브랜드들이 해외로 진출하기 위한 첫 번째 관문 역할을 할 것”이라며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강화해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재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