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력 약해졌다지만…MLB 구장 지붕 날려버린 괴물 허리케인
허리케인 밀턴이 미국 남동부에 상륙했다. 당초 예상보단 위력이 약해졌지만 강풍과 폭우를 동반하며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9일(현지시간) 밤 8시경 허리케인 밀턴이 플로리다주(州) 시에스타 키 해안에 상륙했다고 밝혔다. 당초 허리케인 최고 등급인 5등급이었던 밀턴은 상륙 당시 3등급으로 격하됐다.
밀턴은 상륙 90여분 만에 2등급으로 위력이 약해졌고, 10일 새벽엔 다시 1등급으로 약화했다. 현재 올랜도 인근에서 북동쪽으로 이동 중인 밀턴은 플로리다 중부를 가로질러 11일 중 대서양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300만 가구 등에서 대규모 정전이 발생했다.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에선 3시간 동안 228.6㎜에 달하는 폭우가 쏟아졌다. 이 지역 3개월 평균 강우량으로, 이는 확률상 1000년에 한 번 내릴 법한 강우량이라고 CNN이 전했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구장 지붕이 뜯겨 날아가기도 했다. 탬파베이 레이스의 홈구장인 트로피카나필드는 최고 시속 115마일(185㎞)의 강풍을 견딜 수 있게 설게 됐지만, 밀턴의 위력을 피해가진 못했다. 당시 이 지역 풍속은 시속 101마일(약 163㎞)로 나타났다.
토네이도로 인한 피해도 보고됐다. 미 국립기상청은 밀턴 상륙 전후 플로리다주에만 최소 16개의 토네이도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허리케인으로 대기가 불안정해지면 수직으로 거대한 구름이 생기며 토네이도가 발생할 수 있다. 플로리다주 비상관리국에 따르면 플로리다 동부 세인트루시 카운티의 이동식 주택 125채가 파손됐으며, 사망자가 나왔다.
올해 플로리다주에 세 번의 허리케인이 강타하며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다. 1871년 집계 이후 한해에 허리케인이 세 번 강타한 것은 이번에 다섯 번째로, 앞서 2005년이 마지막이었다고 CNN이 전했다. 지난달 26일엔 4등급 허리케인 헐린이 플로리다주를 비롯해 미 남동부 일대를 휩쓸어 최소 230명이 사망하고 수십조원 규모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장윤서 기자 chang.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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