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만 나오는데 눈물이 흐르는 거장의 마지막 연주

조회 13,7002024. 1. 5.
▲ 영화 <류이치 사카모토: 오퍼스> ⓒ (주)엣나인필름

2023년 3월에 세상을 떠난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인 '류이치 사카모토'의 마지막 연주를 담은 공연 실황 영화 <류이치 사카모토: 오퍼스>가 지난 12월 27일 개봉해 약 4만 명의 관객을 모으면서 호평받고 있습니다.

1978년 'THOUSAND KNIVES'로 데뷔한 류이치 사카모토는 테크노 그룹 '옐로우 매직 오케스트라'부터 수많은 팝 앨범과 클래식 작곡, 오페라, 올림픽 시그널 등 분야를 가리지 않는 작품 활동을 한 세계적인 음악가인데요.

특히 그는 1983년 오시마 나기사 감독의 영화 <전장의 크리스마스> 출연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영화 음악 작곡가로 활동, 이 작품으로 37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음악상을 받으며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죠.

▲ 영화 <전장의 크리스마스> 포스터

이후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페드로 알모도바르, 오시마 나기사, 브라이언 드 팔마,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이상일, 고레에다 히로카즈 등 거장 감독들의 영화 음악을 작곡하며 국적을 초월하는 음악으로 세계인에게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특히 <마지막 황제>(1987년)로 아시아인 최초 미국 아카데미 음악상 수상을 비롯, 골든글로브와 그래미어워드 등 권위 있는 음악상을 석권했죠.

▲ 영화 <마지막 황제> 포스터

유작으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괴물>을 남기며, 지난 2023년 3월 28일 세상을 떠난 류이치 사카모토는 동일본 대지진 폐허 지역을 찾고, 일본 후쿠시마 지진 및 쓰나미, 원전 사고 피해자들을 지지했는데요.

또한 9.11 테러 현장에 있던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환경 보존 노력, 비핵화 및 세계 평화를 위해 목소리를 내는 운동가로 전 세계에 따뜻한 치유와 위안을 안겨주었습니다.

▲ 영화 <괴물> 포스터

<류이치 사카모토: 오퍼스>는 투병으로 지난 몇 년 동안 라이브 공연을 진행하지 못했던 그가 세상을 떠나기 전, 세계인을 위해 마지막 혼신의 힘을 모아 완성한 103분의 연주인데요.

'옐로우 매직 오케스트라' 시절부터 참여했던 영화 음악들, 그리고 마지막 정규 앨범인 '12'의 수록곡까지, 그의 음악 인생을 포괄하는 20곡을 담았죠.

작품은 블랙 앤 화이트의 영상과 함께 다양한 각도에서 거장의 모습을 비추는 조명 그리고 피아노로만 구성되어 오롯이 연주자와 음악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했는데요.

영화에서 보여주고자 했던 메인 테마인 '시간의 경과'가 마치 하루 종일의 시간을 연상시키는 흑백 화면을 통해 흐르고, 관객들은 류이치 사카모토가 살면서 가장 긴 시간을 함께 보낸 악기인 피아노와 일체화됨을 체험하죠.

평소 피아노가 그의 손의 연장이라고 말한 류이치 사카모토의 촬영 당시 몸 상태가 고스란히 전해져 오는 호흡들과 피아노의 기계적인 소리가 혼연일체를 이루며 관객들을 생생한 연주의 현장으로 안내하는데요.

자신의 예술을 선보일 수 있는 마지막 시간일 수도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거장이 음악을 통해 인생 전체를 드러낸 것이었습니다.

<류이치 사카모토: 오퍼스>는 그가 암 투병 중이던 2022년 9월 8일부터 9월 15일까지 8일 동안 촬영됐는데요.

당시 그의 몸 상태를 봤을 때 기적처럼 진행된 촬영이라고 밝힌 제작진은 류이치 사카모토가 하루 3곡 정도를 2~3번의 테이크를 거쳐 완성해 냈다고 전했습니다.

고인이 평소 '일본에서 가장 좋은 소리를 내는 곳'이라고 생각한 NHK 509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촬영은 류이치 사카모토가 선곡, 편곡, 녹음과 연주 데이터의 기록 방법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했지만 이외에 연출적인 부분에서는 전적으로 제작진에게 일임, 완성된 편집본을 본 이후 "좋은 작품이 되었다. 제작진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라는 소감을 밝혔다고 하죠.

한편, 103분의 상영 시간을 흑백화면으로 담아 빛의 음영으로 피부나 혈관, 피아노의 질감을 부각시킨 제작진은 조명만으로 마치 미술관에 있는 작품을 감상하는 듯한 예술적인 영상을 탄생했는데요.

3대의 4K 카메라와 램프, 스포트라이트, LED 라이트, 벌룬 타워라이트 등 다양한 조명을 세팅해 거장의 마지막 연주를 관객들이 오롯이 집중할 수 있게 만들어 냈습니다.

류이치 사카모토: 오퍼스
감독
네오 소라
출연
평점
3.92


Copyright © 알려줌 알지미디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18-2024 ALLYEOZUM INC. All Rights Reserved

이 콘텐츠가 마음에 드셨다면?
이런 콘텐츠는 어때요?

최근에 본 콘텐츠와 구독한
채널을 분석하여 관련있는
콘텐츠를 추천합니다.

더 많은 콘텐츠를 보려면?

채널탭에서 더 풍성하고 다양하게 추천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