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동 7인회'에 '도곡동 7인회'로 맞선 권성동

곽우신 2024. 10. 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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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에 비판 목소리 높이는 한동훈이 불편한 친윤계... 당 대표실 "허위 사실로 음해"

[곽우신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 남소연
'윤핵관이 자랑스럽다'라던 권성동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에게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었다. 한동훈 대표가 김건희 여사 문제를 적극적으로 거론하며 용산 대통령실을 향해 비판 목소리를 높이는 가운데, 친윤계를 중심으로 한 당내 반발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7인회'로 상징되는 '비선' 논란으로까지 번지며 여권 내 갈등이 임계점을 넘어서고 있다.

한동훈 대표는 "그런 라인은 존재하면 안 된다"라고 용산을 직격했고(관련기사: 더 독해진 한동훈 "공적 지위 없는 김 여사, 라인 존재 안돼" https://omn.kr/2aj2p), 대통령실은 "비선으로 운영하는 조직 같은 것은 없다"라고 반발했다(관련기사: 대통령실 "여사 라인이 어딨나, 대통령 라인만 있다" https://omn.kr/2aja2). 현재 김건희 여사의 '라인'으로 지목된 소위 '한남동 7인회'는 비서관 3명, 선임행정관 1명, 행정관 2명으로 '이니셜' 형태로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 중 한 명은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인물 명태균씨가 언급한 '황아무개' 행정관이다. JTBC가 14일 늦은 오후 보도한 바에 따르면, 명씨는 황 행정관이 운전하는 차에 윤 대통령과 자신이 뒷자리에 나란히 앉아서 민감한 현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고 한다.

권성동 "'도곡동 7인회' 그 수준이면 인적쇄신은 대표실이 우선"

권성동 의원은 14일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동훈 대표가 당정의 낮은 지지율을 대통령 탓으로 돌리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을 받고, 난데없이 저를 '탄핵 공포 마케팅'을 한다고 비난했다"라며 "우선 저는 한 대표가 낮은 지지율을 대통령 탓으로 돌린다는 식의 언급을 한 적이 없다. 왜 있지도 않은 말로 남을 비난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한동훈 대표의 답변은 논점 이탈이다. '제대로 된 정치'를 위해서 한 대표의 잘못도 고치라는 것"이라며 "여전히 본인은 완전무결하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심히 우려스럽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오늘날 '탄핵'은 공포 마케팅이 아니다. 민주당의 일관된 노선이며 실제 목표"라고 강조했다. "탄핵을 통한 조기 대선으로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덮어 버리겠다는 것"이라는 해석이다.

권 의원은 "대통령실을 향한 민주당의 집요한 공격은 약한 고리를 공략하겠다는 전술"이라며 "과거 '청담동 술자리' 음모론이 지난 여름 채상병 특검으로, 이번 가을에는 영부인 특검으로 변모했을 뿐이다. 아이템만 바뀌었을 뿐, 본질은 탄핵을 위한 빌드업"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저는 지난 7월 네 차례 기자회견을 통해 임성근 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의 본질은 제보 공작임을 밝혔다. 그런데 당시 한 대표는 특검을 수용하자고 했다"라며 "또 도이치모터스 사건을 여론 재판으로 하자며 사실상 기소를 주장했다"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의 뻔한 수작에 당하면서도 '난 달라' 고매한 척 하고 있으니 측은한 심정"이라고도 꼬집었다.

특히 "무엇보다 저를 겨냥해 박근혜 대통령 탄핵론을 꺼내든 알량함에는 비애감마저 느낀다"라며 "'도곡동 7인회' 같은 참모진이 모은 의견이 겨우 그 정도라면 인적쇄신은 대표실이 우선인 것 같다"라고 직격했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은 가슴 아픈 일이었으나, 헌법재판소 전원일치 결정 앞에 이미 흘러간 강"이라며 "하지만 한동훈 대표의 여론 재판식 기소는 대법원 무죄 판결 앞에 고여있는 웅덩이이다. 무고한 이들의 눈물이 모여 만들어진 것"이라고도 비난했다.

그는 "화이부실(꽃은 화려하나 열매를 맺지 못한다)"이라며 "겉치장에만 신경쓰면서, 분열과 갈등을 심는 정치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이에 앞선 게시물에서도 "한 대표와 측근들이 한마디씩 툭툭 내뱉으면 언론은 이를 빌미로 기사화하고 있다. 이것은 정치인가 아니면 평론인가?"라며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총선백서>조차 못 내놓고 있으면서, 이처럼 평론 수준의 정치나 하는 것이 당 대표와 그 측근의 역할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대표실 "도곡동 7인회,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자 당 대표실은 14일 늦은 오후 "권성동 의원이 페이스북에서 말한 당 대표 관련 '도곡동 7인회'라는 것은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라며 "존재하지도 않는 허위사실로 당 대표를 음해하는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라고 반박했다.

권 의원이 이처럼 한 대표를 향해 반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지난 국회의원 연찬회 때부터 한 대표를 '저격'하며 견제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였던 그의 이같은 움직임을 '개인 플레이'로 해석하는 이는 많지 않다. 사실상 용산 대통령실을 대신해 한 대표와 '대리전'에 나섰다는 평가가 중론이다. 당 소속 국회의원 개인의 SNS에 당 대표실이 직접 나서서 반박하는 이례적인 장면이 연출되는 것도, 결국 '당정 갈등' 혹은 '윤한 갈등'으로 불리는 여권 내 다툼의 연장선상에 있는 셈이다.

'한남동 7인회'의 윤곽이 대략적으로나마 언론에 제시되고 있는 데 반해, '도곡동 7인회'의 실체는 불분명한 상황이다. 단순히 '한남동 7인회'라는 논란을 반박하기 위해 권 의원이 만든 수사인지 아니면 소위 '친한계' 내에 한동훈 대표와 특수 관계인 비선이 존재하는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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