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12번째 우승까지 1승 남았다…김태군 만루홈런 폭발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포수 김태군(34)이 개인 첫 포스트시즌 홈런을 그랜드슬램으로 장식하면서 팀을 한국시리즈 우승 문턱으로 이끌었다.
KIA는 2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9-2로 완승해 시리즈 3승(1패)째를 거뒀다. KIA가 남은 3경기에서 1승만 추가하면 2017년 이후 7년 만이자 통산 12번째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게 된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4차전까지 3승 1패로 앞선 팀이 우승한 확률은 94%(17번 중 16회)에 달한다. 단 한 번 역전에 성공한 팀은 2013년의 삼성이다. 두산 베어스에 1승 3패로 뒤지다 5~7차전을 내리 3연승해 극적으로 우승했다.
3-0에서 7-0으로 달아나는 만루홈런을 터트린 김태군은 데일리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돼 상금 100만원을 받았다. KIA 선발투수 제임스 네일은 5와 3분의 2이닝을 6피안타 7탈삼진 2실점으로 역투해 4차전 승리를 뒷받침했다.
KIA는 1회부터 삼성 선발투수 원태인을 효과적으로 공략했다. 선두타자 박찬호가 2루수 내야안타로 출루했고, 김선빈이 끈질긴 10구 승부 끝에 왼쪽 담장을 직격하는 2루타를 때려 2·3루 기회를 만들었다. 결국 1사 후 나성범의 2루수 땅볼 때 선취점을 만들어내는 발판이 됐다.
예열을 마친 KIA 타선은 3회 본격적으로 폭발했다. 선두 타자 김선빈이 좌전 안타, 김도영이 볼넷, 나성범이 우전 안타로 잇달아 출루해 무사 만루 밥상을 차렸다. 소크라테스 브리토는 2타점짜리 우중간 적시타로 화답해 3-0으로 리드를 벌렸다.
하이라이트는 그다음에 찾아왔다. 1사 후 이창진이 볼넷을 고르면서 다시 만루. 삼성은 투수를 원태인에서 베테랑 송은범으로 교체했다. 변우혁이 포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나 투아웃이 됐지만, 다음 타자 김태군이 결국 일을 냈다.
김태군은 2사 만루에서 송은범의 2구째 높게 들어온 슬라이더(시속 135㎞)를 받아쳐 외야 왼쪽으로 향하는 큼직한 아치를 그렸다. 높게 뜬 타구가 파울 폴 안으로 들어간 것을 확인한 김태군은 KIA 더그아웃을 손으로 가리키며 포효했다. 역대 한국시리즈 통산 5번째이자 포스트시즌 통산 20번째 만루홈런. 김태군이 포스트시즌 통산 31경기 만에 때려낸 첫 홈런이기도 했다.
남다른 의미도 있다. 김태군보다 먼저 한국시리즈에서 홈런을 친 타자는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OB(현 두산)의 김유동, 2001년 두산의 김동주, 2012년 삼성의 최형우(현 KIA) 그리고 2017년 KIA의 이범호였다. 김태군은 현재 KIA 지휘봉을 잡고 있는 이범호 감독 이후 7년 만에 한국시리즈 그랜드슬램의 맥을 이었다.
KIA는 멈추지 않았다. 삼성이 7-2까지 따라붙은 6회 1사 1루에서 소크라테스가 최채흥을 상대로 우월 쐐기 2점 홈런을 날렸다. 3차전에서 삼성의 솔로홈런 4방에 당했던 KIA가 홈런 두 방으로 6점을 뽑아 전날(25일)의 아쉬움을 갚은 모양새다. 올해 정규시즌 다승왕에 오른 삼성 에이스 원태인은 2와 3분의 1이닝 6피안타 3볼넷 6실점으로 부진해 패전을 안았다.
두 팀은 27일 하루 휴식한 뒤 2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로 자리를 옮겨 5차전을 치른다. 이범호 KIA 감독은 "김태군의 만루홈런 덕에 힘이 났다. 또 네일이 없었다면 참 힘들었을 것 같다. 다시 한 번 고맙다고 얘기하고 싶다"며 "선수들 집중력이 빛나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 팬들이 원하는 야구를 하면서 남은 한국시리즈를 마치고 싶다"고 했다.
대구=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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