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위 국감서 네이버 소환된 배경은…증권사-네이버 WTS 제동

차민영 2024. 10. 21.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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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와 증권사들의 '주식매매 간편연결서비스(가칭)' 출시가 연기되는 가운데 금융감독당국의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네이버에 대해 증권업 라이선스도 없이 '유사 증권사' 행세를 한다고 질타하면서 당국에 면밀한 검토를 당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당국은 또 네이버가 증권사와 연계해 주식 매매 연결 서비스를 할 경우 제휴 증권사가 자본시장법상 업무 위탁 보고를 이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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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 증권사'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 지적
이복현 금감원장 "위탁 업무 면밀히 살피겠다"
업계선 '대형 포털' 맞손에 관심…관망 중
이복현 금감원장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네이버와 증권사들의 '주식매매 간편연결서비스(가칭)' 출시가 연기되는 가운데 금융감독당국의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네이버에 대해 증권업 라이선스도 없이 '유사 증권사' 행세를 한다고 질타하면서 당국에 면밀한 검토를 당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7일 금융감독원 대상 국정감사에서 "카카오나 토스와는 달리 네이버가 증권업 라이선스도 없이 간접적으로 금융서비스 제공을 시도하려는 게 금융규제를 받지 않은 채 우회적으로 금융업을 영위하고자 하는가 하는 강한 의구심이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등 3곳은 네이버의 금융 전문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과 제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서비스 형태는 네이버페이 화면에서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웹트레이딩시스템(WTS) 등 증권사 고유 계좌로 연결되는 일종의 아웃링크 방식이 유력한 것으로 관측된다. 기존에는 증권사 로그인 등 별도 인증 절차를 거쳐야 했던 만큼 연결 편의성을 높이는 방식이 유력해 보인다.

당초 초기 계획에 포함됐던 신규 계좌 개설은 당국의 제재로 제외됐다. 실제 금감원이 계좌개설 업무와 관련해 자본시장법상 증권사의 영역인 '중개'로 판단해 제동을 건 것은 이번 국감 때 강민국 의원의 질의를 통해 공개적으로 확인됐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6월 네이버와 미래에셋증권이 제휴해 증권사 계좌를 연동하는 과정에서 네이버에 신규 증권계좌 개설 서비스 제공과 관련해 제재를 가했냐는 질문에 "저희가 조금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고 답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감독당국은 신규 계좌 개설 문제 외에도 책임 여부의 명확성을 강조하는 등 최종 인가 전까지 꾸준히 사전협의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일례로 장애·오류 등이 발생했을 때의 책임소재 등 업무 관계를 네이버파이낸셜과 증권사 간 계약 관계상 명확히 할 것을 요구했다. 투자자가 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을 묻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당국은 또 네이버가 증권사와 연계해 주식 매매 연결 서비스를 할 경우 제휴 증권사가 자본시장법상 업무 위탁 보고를 이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위탁 범위에 들어서게 되면 금융회사가 아니어도 검사 권한이 보장된다"며 "(이번 건에 대해서는) 위탁이라는데 특별한 이견은 없는 듯하다"고 전했다.

네이버 종목토론방과 자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밴드' 등에 팽배한 이른바 '주가 띄우기' 목적의 출처 미상 글들도 우려 요인 중 하나다. 금감원 관계자는 "계속 조심스러운 게 네이버는 포털업계에서 시장 지배적 위치를 갖고 있다"며 "거짓 정보를 흘린다든지 불공정거래를 시도할 경우 이용하기 쉬운 부분이 있기 때문에 어떻게 통제할 것이니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고 짚었다.

네이버파이낸셜 역시 이런 당국의 고민을 인지하고 보완책을 준비 중이다. 회사는 지난 7월 초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와 업무계약을 체결하고 주식 커뮤니티 내 불공정거래 예방을 위한 모니터링 시스템 준비에 나섰다.

한편, 네이버 연동 서비스 소식이 전해진 후 일부 증권사들도 추가 제휴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서비스가 실제로 구현된 후 참여하겠다며 신중한 입장으로 돌아섰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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