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6년 차, 글로벌 풀필먼트 기업 콜로세움코퍼레이션 박진수 대표는 청년창업사관학교 글로벌창업사관학교의 도움으로 글로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합니다. 창업 도전을 성공으로 이끈 박 대표의 비결은 무엇일까요? 자세한 내용은 정책주간지 'K-공감'을 확인하세요.
청년창업사관학교 도움
국내 물류 잡고
세계 시장 도전
더 큰 성공으로 보답할 것
글로벌 풀필먼트 기업 콜로세움코퍼레이션
박진수 대표
잠자기 전 물건을 주문하고 아침에 일어나면 현관문 앞에 주문한 택배상자가 도착해 있습니다. 손가락 터치 한 번이면 가능한 온라인 쇼핑으로 흔해진 일상의 풍경입니다.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연간 택배 이용건수는 2023년 100건을 넘어섰습니다. 국내 택배 시장의 연간 물량은 같은 기간 50% 넘게 증가하며 51억 건을 돌파했습니다.
이처럼 엄청난 양의 택배물량을 물류회사들은 어떻게 감당할까요? 풀필먼트 서비스 기업 콜로세움코퍼레이션(이하 콜로세움) 박진수 대표는 “많은 기업이 물류로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지켜보며 창업을 결심했다”고 말했습니다. 풀필먼트 서비스란 온라인 주문 상품이 고객에게 도착하기까지 물류의 전 과정을 대행해주는 것을 말합니다.
물론 경쟁자도 많습니다. 국내 물류 대행 기업만 수백 곳에 이르는 레드오션 시장에서 콜로세움은 ‘콜로AI’라는 블루칩을 꺼내들었습니다.
재고관리, 포장, 배송, 반품, 정산 등 물류의 전 과정을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시스템을 통해 한 번에 처리할 수 있게 한 것입니다. 전통적인 노동집약적 물류산업을 디지털테크산업으로 탈바꿈시켰다는 평가가 따릅니다. 덕분에 콜로세움은 전국적인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도 성공했습니다. 2019년 창업 이후 현재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191%, 매년 전년 대비 세 배 가까이 매출이 뛰는 퀀텀점프의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습니다.
‘벤처 혹한기’로 불리는 지금, 박 대표가 첫 창업 도전을 성공으로 이끈 비결은 뭘까요? 박 대표는 “청년창업사관학교(이하 청창사) 같은 정부의 지원 덕분”이라고 말합니다. 청창사는 초기 창업가를 대상으로 약 1년간 창업에 필요한 전 과정을 지원하는 정부의 창업 지원 프로그램입니다. 박 대표는 창업한 이듬해인 2020년 청창사에 입교해 풀필먼트 기업의 초석을 다졌고 그로부터 3년 뒤엔 글로벌창업사관학교의 도움으로 글로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창업 6년 차, 전 세계 44개 물류센터를 거점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콜로세움은 지난 2월 글로벌창업사관학교 우수 졸업기업으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을 수상했습니다.
K-컬처가 글로벌 중심 무대에 선 이때, 콜로세움은 세계시장에서 물류테크 기업으로서 더욱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박 대표는 “정부의 지원으로 성장한 만큼 더 큰 시장에서의 성공으로 보답하는 것이 기업이 할 일”이라고 했습니다.
창업 전 마케팅 회사에서 일했는데 고객사인 유통사 직원들이 물류 때문에 고생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과거 물류 관련 사업체를 운영했던 부모님도, 무역으로 창업을 한 전 직장 동료도 물류로 골머리를 앓긴 마찬가지였습니다. 재무, 인사, 채용에 이르기까지 기업에 필요한 대부분의 서비스가 디지털화된 시대지만 물류만은 여전히 현장 인력에만 의존해 돌아가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마흔 살 전에 창업을 하겠다고 목표를 세운 뒤 이 같은 물류업계의 문제를 해결해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Q. 콜로세움이 제공하는 ‘풀필먼트’ 서비스는 뭔가?
풀필먼트란 상품의 주문처리 과정 전반을 대행해주는 서비스를 말합니다. 즉 상품을 보관하는 것부터 주문에 따라 포장, 출고, 배송, 재고관리, 반품처리까지 통합 관리해주는 것입니다. ‘아마존’이나 ‘쿠팡’ 같은 기업을 생각하면 쉽습니다. 풀필먼트 기업이 등장한 건 해외에선 20년 전, 국내에선 10년 전부터입니다. 용어가 생소할 뿐 우리 생활에는 이미 오래전부터 풀필먼트 서비스가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Q. 풀필먼트 서비스가 필요한 이유는?
온라인 시장의 팽창과 함께 이커머스 셀러가 급증하면서입니다. 개인 셀러가 온라인에서 화분을 판다고 가정해 봅시다. 수많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들어온 주문 정보를 취합해 고객별로 화분을 몇 개 샀는지, 옵션으로 화초 영양제를 같이 샀는지 일일이 체크하고 포장해서 택배 부치는 일까지 모두 셀러의 몫이었습니다. 고객이 주문을 취소하면? 배송 관련 항의전화가 오면? 재고가 쌓였다면? 화분 하나를 팔아도 이처럼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판매자가 물류까지 담당하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입니다. 게다가 갈수록 고객의 요구는 구체화되고 수요처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개인 셀러부터 대기업까지 물류전담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곳이 아주 많습니다.
Q. 물류기업은 상품을 보관할 창고를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겠다.
대부분 창고업체와 연단위로 임대계약을 맺는 것과 달리 콜로세움은 창고의 유휴공간을 빌려 쓰는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많은 물류창고가 20~50%까지 공실률이 높다는 점에 착안했습니다. 특히 10여 년 전부터 물류량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업체들이 창고를 많이 지었는데 공간만 갖고 있지 갈수록 복잡해지는 이커머스의 물류체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시스템을 개발해 창고와 셀러를 연결해주는 게 우리가 하는 일입니다. 무엇보다 창고를 직접 짓거나 임대하지 않으니 그 비용을 다른 기술혁신에 투자할 수 있었습니다.
Q. 기술혁신이라면 자체 개발한 ‘콜로AI’가 대표적이다.
고객이 물건을 주문한 시점부터 그것을 받기까지의 전 과정을 AI로 디지털화했습니다. 최적의 작업방식, 적재량, 포장 방법, 박스 크기까지 추천해줍니다. 덕분에 배송 정확도 99.9%, 재고 오차율 0.02%, 평균 배송 소요 시간 1.5일이라는 목표를 현실화했습니다. 디지털기술을 활용해 노동 집약도를 최대한 낮추는 방식으로 효율성을 높인 것입니다. 콜로세움 내 기술개발 인력만 40% 이상인 이유입니다. 보유한 지식재산권(IP)만 80건에 이릅니다.
Q. 물류산업은 과거 대기업이 주도해온 분야다. 첫 창업에 어려움은 없었나?
창업 전 수도 없이 창고에 가보고 셀러들의 어려움을 청취했습니다. 직접 택배발송 업무를 해보기도 했습니다. 어려움도 많았지만 그것을 극복하며 느끼는 성취감이 더 컸습니다. 이렇게 느낄 수 있는 건 청창사의 도움을 많이 받은 덕입니다.
Q. 어떤 도움을 받았나?
가장 큰 도움은 1억 원의 창업자금 지원이었습니다. 누리집 제작부터 광고, 기술개발, 특허출원 등 모든 게 돈이 있어야 가능한데 초기 창업가들에겐 단비와 같습니다. 청창사에선 입교 기업들이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매달 마련해줍니다. 거기서 다른 청년창업가들과 어려움을 나누고 새로운 사업기회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이 밖에 인사, 노무, 특허출원, 기업설명회 등과 관련한 강의가 끊임없이 제공되는 덕에 창업에 도전하려는 이에겐 청창사가 ‘필수 등용문’이 된 지 오래입니다. 입교 경쟁률도 치열합니다. 졸업 후 투자를 받을 때도 ‘청창사 출신’이 중요하게 작용하기도 합니다.
Q. 국내 사업화에 성공한 뒤엔 곧장 해외시장에 진출했다.
남미에서 ‘불닭볶음면’을 사 먹는 시대입니다. K-뷰티와 K-푸드 등이 세계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은 덕입니다. 이제는 개인 셀러조차 국내 상품을 해외로 수출하는 일이 일상화됐습니다. 물류에서 해외진출은 필수일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해외 물류는 훨씬 더 복잡합니다. 미국 소비자가 우리나라 판매처에서 텀블러를 구매하는 경우를 예로 들어봅시다. 제조사가 중국이라면 물건을 실어와 국내 창고에서 보관을 하고 주문이 들어오면 다시 미국으로 발송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세 나라의 제조사, 물류회사는 물론 통관사, 관세사 등 수많은 네트워크가 구축돼 있어야 합니다. 때문에 모든 과정을 전담할 수 있는 시스템 요구가 컸는데 그것을 우리는 콜로AI로 구현했습니다.
Q. 기술을 갖고 있더라도 초기 창업기업이 해외 사업을 하긴 어렵지 않나?
글로벌창업사관학교에 입교해 바이어 미팅 등에 필요한 기본적인 비즈니스 기술부터 익혔습니다. 현지 창업 멘토를 매칭해주고 개별 기업에 필요한 정보와 네트워크 등을 맞춤형으로 지원해줬습니다. 2~4주간 해외연수까지 제공해준 덕에 제대로 실전 연습을 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한국에서의 성공방식을 그대로 따라서 안 된다’던 멘토의 말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멘토와 현지 전문가들 덕에 해외시장에서의 접근방식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Q. 콜로세움의 향후 목표는 뭔가?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것입니다. 지난해 미국에 법인을 설립했고 현재 일본, 대만, 태국, 말레이시아 등과도 네트워크를 맺고 있습니다. 내년엔 일본, 싱가포르에도 자회사를 설립할 계획입니다. 궁극적인 목표는 물류테크 기업으로서 우리가 가진 기술을 더 큰 시장으로 확산하는 것입니다. 콜로AI를 통해 K-컬처가 전 세계로 더욱 뻗어나가 국가경제에도 이바지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Q. 창업을 꿈꾸지만 주저하는 청년이 많다.
마흔 살을 목표로 창업을 한 뒤 왜 더 일찍 하지 않았을까 후회했습니다. 조직원으로서는 부분적 역할밖에 하지 못하지만 창업을 하면 다양한 역할을 맡아 내가 하는 일을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게 됩니다. 실패가 두렵나요? 어차피 완벽한 준비란 없습니다. 도움받을 수 있는 정부의 창업지원정책이 무척 많습니다.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사업 비전을 세우며 배우는 것이 많습니다. 창업에 대해 한 번이라도 꿈꿔봤다면 무조건 도전해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창업을 꿈꾼다면 청년창업사관학교로!
중소벤처기업부는 2월 2025년 창업성공패키지 신청 접수를 완료하고 3월부터 참여기업을 본격 지원하고 있습니다. 창업성공패키지는 청년창업자를 대상으로 창업 전 과정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일괄 지원하는 ‘청년창업사관학교’와 글로벌 진출 희망 기업을 선정해 맞춤형 보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글로벌창업사관학교’로 구성돼 있습니다.
청년창업사관학교에선 최대 1억 원의 사업화 자금과 더불어 일대일 멘토링, 투자유치, 판로, 네트워크 등을 지원합니다. 글로벌형(5곳), 지역 특화형(7곳), 투자형(6곳) 등 전국 18곳에서 특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원 대상은 대표자 연령이 39세 이하면서 창업 3년 이내(예비 창업자 포함) 기업이다. 올해는 청년창업자 850명을 선정했습니다.
글로벌창업사관학교는 최대 1억 5000만 원의 사업화 자금과 더불어 글로벌 보육기관(액셀러레이터)을 통한 진출 국가별 맞춤형 보육 프로그램을 집중 지원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특히 올해부터는 초격차·신산업 분야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을 뒷받침하기 위해 해외 창업보육기관과의 교환 프로그램도 신설했습니다. 창업 7년 이내의 창업기업이 지원 대상으로 올해는 60개사가 선정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