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 결혼비용 '바가지' 잡는 국세청, 스드메 탈세 2000억 적발
국세청이 지난 2월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업체 24곳, 산후조리원 12곳, 영어유치원 10곳 등 총 46개 업체를 대상으로 세무조사에 착수한 지 한 달이 지났다. 이들 업체는 소득 탈루 혐의 금액이 총 2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의 이번 조치가 결혼·출산·육아 비용 부담으로 고통받는 2030세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분석해봤다.
스드메 업계의 충격적 탈세 수법 드러나
이번 세무조사에서 드러난 스드메 업체들의 탈세 수법은 매우 다양했다. 처음 계약 시 안내한 기본 계약 외의 추가금을 다수의 차명계좌로 이체하도록 유도한 후 소득신고를 누락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또한 자녀나 배우자 명의로 추가 사업체를 설립해 매출을 분산시켜 세금을 탈루하는 사례도 있었다.
한 유명 스튜디오는 해외 유학 중인 자녀 명의로 제2영업장을 등록해 매출을 분산하고, 이렇게 탈루한 자금으로 100억원 상당의 부동산과 주식을 취득한 것으로 드러났다. 드레스샵은 피팅비와 추가금 매출을 누락하고, 사주일가의 아파트 인테리어 공사와 골프장 이용료 등을 법인자금으로 지출했다.
산후조리원·영어유치원도 탈세 온상
산후조리원은 1000만원이 넘는 고액 이용료를 책정하면서 현금영수증 미발급을 조건으로 할인가격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세금을 회피했다. 특히 마사지 요금은 전액 현금으로만 받아 매출 신고를 누락했으며, 산후조리원 임차료를 시세보다 2배 비싸게 지급해 세금을 축소하고 사주일가는 과다 수취한 임대료로 해외여행 경비를 사용했다.
영어유치원은 교재비와 재료비, 방과 후 학습비 등을 현금으로 받은 후 소득 신고를 누락하고, 빼돌린 소득을 자녀들의 해외 유학비용으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세청의 강력한 의지 표명
국세청은 "저출생이 심화한 상황에서 2030 세대의 결혼과 출산 의지를 꺾는 스드메 업계를 대상으로 세무조사를 실시하게 됐다"며 "이번 세무조사가 단순히 결혼·출산·육아교육 업계에서 단발성에만 그치지 않고 산업 전반에 경종을 울려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원 국세청 조사국장은 "가족을 비롯한 관련인의 재산 형성 과정까지 세세히 검증하는 등 강도 높게 진행할 예정"이라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불투명한 수익구조와 자금 유출 과정을 낱낱이 확인하겠다"고 강조했다.
세무조사의 실효성과 향후 전망
세무조사의 근본적인 목적은 단순한 세수 확보보다는 비슷한 업종에 파급효과를 노려 성실신고를 담보하는 효과가 더 크다. 실제로 세무조사로 거둬들이는 세금은 전체 세수의 2% 이하에 불과하지만, 사업자가 성실하게 신고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세무조사를 받을 수 있다는 경종을 울리는 효과가 있다.
다만 한국경제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과세관청이 재량적으로 세무조사 강도를 조절할 경우 준칙 시나리오에 비해 GDP는 연평균 0.19% 줄고, 세수입은 연평균 0.29%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세무조사가 단기적으로는 경제에 부담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시장 정상화를 위한 과제
이번 세무조사가 스드메 업계의 불투명한 계약과 가격횡포 관행을 바로잡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세무조사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소비자들의 현명한 대처도 필요하다.
소비자들은 계약 시 모든 비용을 명확히 확인하고, 현금거래 요구에 주의해야 한다. 또한 업계는 투명한 가격 정책과 정상적인 세금 납부 문화를 정착시켜 소비자 신뢰를 회복해야 할 것이다. 국세청의 이번 조치가 결혼·출산·육아 관련 산업의 건전한 발전으로 이어져 2030세대의 부담을 실질적으로 줄이는 효과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Copyright © 저작권 보호를 받는 본 콘텐츠는 카카오의 운영지침을 준수합니다.